지난 주는 생일 주간이었다.(이웃님의 표현을 빌려왔다.) 그러니까 생일이었던 4월 9일을 포함한 주가 되겠다. 생일 하루 전에는 고교 선배인 J 언니가 달콤한 케익을 들고 찾아왔다. 차를 마시고 그간 나누지 못한 일상을 들려주고 들었다. 서로가 좋아하는 작가와 책에 대해 시와 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 전에 고운 스카프가 먼저 도착했다. 내가 사랑하는 C가 보낸 것이다. 목이 아닌 손목에 둘렀다. 맨 살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다. 그녀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말이다. 당신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 고마운 나의 그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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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언니가 사서 택배로 보내준 커다란 블루베리 컵은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블루베리와 딸기 두 가지다. 무척 갖고 싶던 컵이라 아주 좋다. 어떤 날은 녹차를 마시고, 어떤 날은 커피를 마시고, 어떤 날은 맥주 컵 대신 맥주도 마시고 싶은 컵이다. ㅎㅎ 과한 소비인지 모른다. 적어도 내겐 말이다. 저 컵을 구매하는 대신 책을 샀더라면 몇 권을 샀을까 생각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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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주간 내내 미역국을 먹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찌하다 보니 그랬다. 해서, 정작 생일날 아침엔 미역국을 먹지 못했다. 날씨는 화장했고 기분도 좋았던 날이다. 저녁엔 외식을 했다. 때마침 식당에서 미역국이 나왔다. 가족들과 함께 먹는 저녁이라 더 좋았다. 생일도 365일 중의 하루일 뿐, 별반 다르지 않은 날일 수 있다. 그 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없었다면 말이다. 그네들의 마음이 모아져서 나는 행복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당신들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 안에 거하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고맙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