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타로 카드 뒷장처럼 겹겹이 펼쳐지는지. 물위 에 달리는 꽃잎들 맴도는지. 어쩌자고 벽이 열려 있 는데 문에 자꾸 부딪히는지. 사과파이의 뜨거운 시럽 이 흐르는지, 내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지. 유리공장 에서 한 번도 켜지지 않은 전구들이 부서지는지. 어 쩌자고 젖은 빨래는 마르지 않는지. 파란 새 우는지, 널 사랑하는지, 검은 버찌나무 위의 가을로 날아가는 지. 도대체 어쩌자고 내가 시를 쓰는지, 어쩌자고 종 이를 태운 재들은 부드러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