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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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힘들 게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할머니의 거친 손, 시한부 아내를 향한 지극한 사랑, 위험에 처한 타인을 향해 몸을 던지는 젊은 청년. 그것은 모두 진심에서 우러난 마음이었다. 그 빛나는 진심을 얼마 전 방송에서 만났다. 바로 국제 구호전문가 한비야씨였다. 방송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은 모두가 반할 만했다. 부끄럽게도 지속적인 기부를 한 적이 없다. 그나마 전화기부가 있어 나 같은 사람도 적게 나마 실천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책에서 만난 그녀의 모습도 그랬다. 분명, 재난의 현장의 기록이었고, 차마 읽을 수 없는 글도 많았는데도 이상하게 기분 좋은 기운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게로 전해지는 듯 했다. 그것이 그녀가 말한 사랑이었을까?
 
 책을 통해 만난 오지의 세상, 가난한 그곳은 정말 참혹했다.  오염된 물로 인해 기생충이 살을 뚫고 나올 정도의 삶,  잠시 잠깐 단수나 단전이 되더라도 그것들의 고마움이 아닌 불편함이 앞섰던 내 생활이, 내가 넘치도록 쓰던 깨끗한 물 한 컵이 어떤 이에게는 생과 사를 결정 짓는 것이라니,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는가 생각한다.  나름대로 절약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여전하게 가스 밸브도 잠그지 않았고, 커피 한 잔을 먹기 위해 주전자에 물을 가득 담아 끓이고 있었다. 
  

 에이즈에 걸려 닥쳐올 죽음이 두려워 신을 원망해야 할 어린 소년이 동생들을 후원해 달라는 기도와  사회적 풍습이라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채 여전하게 행해지고 있는 여성할례에 대한 글은 방송을 통해 듣는 것보다 더 가슴 아팠고, 끔찍했다. 너무도 두려웠고 부끄럽지만 그런 곳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교차했다.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대를 이어 받았을 고통, 왜 세상은 그들을 막지 못할까.  신이 부여한 생명은 존재만으로도 고귀한 것인데,  지구 한 편에서는 세상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인해 많은 생명 기아와 질병으로 속수무책으로 죽어가고 있다니.
 
 절망감과 무기력감이 몰려온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이 그들이 누려야할 권리를 빼앗을 듯 낯이 뜨겁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의 작은 실천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 힘을 세상에 전할 사람은 그녀지만  한비야란 사람에게 위안과 격려를 주는 것은 우리들의 사랑이 아닐까 싶었다.  이제 그 사랑이 많은 사람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세상을 움직일 것이다.
 
 매번 만나는 현장에서 고통과 수 많은 죽음을 직면했을 텐데, 그 시간을 뒤로 하고 돌아온 후에도 단 하루의 쉼도 없이 강행군을 달리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산을 오르고, 강연을 하고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한비야란 이름 앞엔 언제나 봉사와 구호가 함께 였다. 그러나 책을 통해 만난 모습은 그녀의 바람대로 큰 언니처럼 다정했다. 구호팀장의 삶과 더불어 평범한 일상, 생각, 사랑이 있었다. 온 국민이 1년에 책 백 권 읽기를 실천했다면 좋겠다는 바람, 쇼핑하는 것이 어렵고, 비빔국수를 좋아하고, 아침마다 묵상의 기도를 드린다는 그녀, 곁에 있다면 따뜻한 손을 잡아보고 싶고, 다가가 말을 걸고 싶었다.
 
 한비야는 말한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는 당신을 생각할 테니 당신도 나를 생각해보라고. 그래서 마침내 각자가 두드리던 문이 활짝 열리면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고 등 두드려주면 그동안 애썼다, 수고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을 해주자고.’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주춤하는 모든 이에게 한비야의 응원은 세상의 어떤 보약보다 더 큰 약효를 발휘할 것이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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