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는 친구들을 만났다. 내가 가장 여유롭고 친구들은 바쁘기에 일정을 조율하고 맞춰 얻은 시간이었다. 언제나 친구들과의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 다시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마음은 급하고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낸다. 많이 웃고 많이 먹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래서 다음 만날 약속을 정하는 일은 더 가쁘다.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정신없이 살아갈 것이다.
다들 바쁘게 살아가고 나는 느리게 산다. 나무늘보처럼 산다. 목적 없이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그런 날들도 있는 거라고 친구는 말했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런 시간을 종결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의 보폭이 조금은 넓고 빨라지기를 원한다.
좋은 책들이 내 마음의 속도를 올려줄 것이다. 2월의 책은 보뱅 (땡스투는 아프도록 아름답다는 잠자냥 님께)의 『세상의 빛』, 시의적절 시리즈 김상혁의 2월 『그냥 못 넘겼어요』, 이문재 시인의 시집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까지 세 권이다. 시집을 정리하면서 신간 시집을 사는 마음은 뭘까.

한결같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한 책들이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다 보면 나만의 문장을 꿈꾸게 된다. 나만의 문장을 갖는 일, 나만의 문장을 쓰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진다. 그건 좋은 일이다. 좋은 문장을 얻지 못해도, 쓸 수 없는 문장을 바라더라도 문장을 염원하는 일은 벅차다.
잔가지 맨 끝
늦겨울 이른 봄
처음 눈뜻 새순이
뒤돌아보며 말한다
무서워요
앞에 아무 것도 안 보여요
가지가 말한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안 보여
줄기가 말한다
네가 하늘을 보고 있는 거야
계속 올려줄 테니 앞만 보거라
뿌리가 말한다
하늘이 너를 보고 있는 거야
지근 네가 맨 앞인 거야
(「새봄」, 전문)
맹렬한 추위가 마음을 가둔다. 좀 풀린다 싶더니 다시 추워졌다. 입춘이 지났다고 방심한 탓일까. 추워도 봄은 오고 추워도 꽃은 핀다. 그렇게 계절이 흐르는 걸 느낀다. 봄이 오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봄은 새봄일 것이다. 작년과는 다른 봄, 단 한 번의 봄을 맞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