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산책시키기 - 당신의 인생을 뒤바꿔 놓을 10가지 방법
벤 알드리지 지음, 김지연 옮김 / 혜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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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문제와 직면한다. 예상하고 대비했던 문제가 아니다. 어찌할 바를 모른다. 나만 그렇다고 여기지만 사실상 모두가 그렇다. 하나의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후가 달라진다. 우왕좌왕하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와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근차근 해결을 찾아 나선 이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도 처음부터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모든 어려움에 맞서 보험을 들거나 각 분야의 전문가를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바나나 산책시키기』의 저자 벤 알드리지도 다르지 않았다. 달랐다면 그는 스토아 철학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삶에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바나나 산책시키기』 란 호기심을 불러오는 제목의 이 책은 저자가 스토아 철학에 영감을 받아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들려주는 책이다. 어렵게 말하자면 스토아 철학 일상 적용이라 할 수 있고 쉽게 말하자면 주체적으로 삶을 이끄는 10가지 방법에 대한 안내서라 하겠다. 그러니 스토아 철학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버려도 좋다.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스토아학파는 외부 사건, 즉 우리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 대부분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생은 불확실하기에 우리가 그 결과를 좌지우지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스토아 철학자들은 외부 사건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우리는 나의 통제력과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집중함으로써 인생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46쪽)


저자가 소개한 ‘안티 버킷 리스트’는 스토아학파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리스트가 아닌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리스트가 안티 버킷 리스트다. 딴지를 거는 이가 있을 것이다. 버킷 리스트도 하기 어려운데 왜 안티 버킷 리스트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두려워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의 목록(아주 사소한 것들 - 벌레 만지기, 통화 포비아)를 하나씩 도전한다면 정복하지 않더라도 해보니 별거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 수 있다. 인생의 주도권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주체적으로 삶을 이끄는 방법도 다르지 않다. 자발적 불편함 추구하기,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운명을 사랑하기, 스스로 돌아보기, 역할 모델을 찾기, 부정적인 상황도 염두에 두기, 내 마음을 통제하기, 상대하기 힘든 사람을 상대하기, 죽음을 생각하기, 우주적 관점 지니기로 10가지다. 저자는 10가지 항목을 소개하면서 각각 스토아철학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삶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자발적 불편함 추구하기에 바로 책의 제목인 ‘바나나 산책시키기’가 등장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바나나 산책시키기’는 말 그대로 줄에 묶인 바나나를 산책시키는 일이다. 반려견과의 산책을 떠올리면 된다. 상상해 보라, 당신이 바나나를 산책시키고 있다면 얼마나 창피할까. 그러나 수치심을 깨뜨린 경험이 생긴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이 생길게 분명하다. 거기다 자발적으로 물을 덜 마시거나 SNS와 단절하고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면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부정적인 상황도 염두에 두기는 뭘까. 부정적 시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정적 시작화란 하나의 일에 대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일을 가상해서 대비하는 것이다. 저자는 암벽 등반가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등반 중 맞닥뜨릴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를 상상하고 시뮬레이션 하는 일이다. 아마도 한 번쯤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새로운 공간을 방문할 때 발생하는 위험 요소. 이런 연습은 실제로 부정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이 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니까 삶 자체에 주어진 모든 것에 대한 감사를 생각하게 된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일상의 불편함은 크다. 그제야 지금껏 잊었던 손가락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한다.


주체적으로 삶을 이끄는 10가지 방법 가운데 끌리는 것부터 먼저 만나도 좋다.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과 딱 맞는 주제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막연하게 다가올 두려움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인생은 얼마나 비참한가.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알고 있다고 다 내 것이 되는 건 아니다.


걸음을 멈추고 장미 향기를 맡아 보라. 인생은 언젠가 끝이 나고, 그럼 더 이상 피자를 먹을 수 없게 될 거란 걸 기억하라. 미래는 불확실성의 연속임을 기억하라. 그리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하지만, 괜찮다. 어떤 어려움에도 맞설 수 있는 힘이 있으며, 훈련을 통해 그 힘을 더욱 키울 수 있다. (351~352쪽)


아무리 좋은 방법을 알려주고 조언해도 스스로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른 자기 계발서가 그렇듯 벤 알드리지가 스토아철학에서 발견한 내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내 삶에 적용시켜 실천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이제 미루지 말자. 각자 삶의 주도권을 잡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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