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내 맘대로 살겠습니다 - 행복한 삶을 만드는 17가지 질문들
미리안 골덴베르그 지음, 박미경 옮김 / 청미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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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더 행복해지지 위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왜 남자들이 누리는 자유가 부러울까? 왜 다른 여자들과 나를 비교할까? 싫다고 말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 어떻게 하면 가볍고 유쾌하게 살 수 있을까? 감정을 빨아먹는 흡혈귀에게서 벗어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나이 드는 것이 왜 두려울까? 나이 들었을 때 어떤 사람이 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11쪽)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렇게 사는 이가 얼마나 될까? 시간이 없어서, 부모의 기대 때문에, 남들 다 그렇게 사니까, 용기가 없어서. 핑계를 찾자면 끝도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번쩍하는 때를 만난다. 죽을 고비를 넘겼거나 시한부 생을 선고받았거나 가족의 죽음이 그러하다. 이제는 과거의 나와 이별하고 새로운 나를 맞이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불행하기 위해 사는 이는 아무도 없으니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불행을 걷어차지 못하는가. 행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따져 물으며 답을 하기가 애매하다. 나를 위한 삶, 나를 돌아보는 질문들에서 한 번 찾아보면 어떨까? 『오늘부터 내 맘대로 살겠습니다』란 유쾌하고 통쾌한 제목의 책에서 그런 질문에 답을 해보자.


저자 미리안 골덴베르그는 브라질의 행복을 연구한 인류학자로 18~98세의 남녀 5000여 명을 인터뷰하고 연구한 결과로 ‘행복 곡선’에 대해 설명한다. 그녀에 따르면 인간은 어린 시절 행복했다가 점점 불행해지고 소위 인생의 바닥을 찍고 다시 나이가 들면서 행복해진다고 한다. 우리가 흔이 말하는 인생의 롤러코스터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연구는 테드(TED) 강연을 통해 유명해졌고 그로 인해 이 책을 우리가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비슷하다. 처음엔 브라질 여성 인류학자의 글이라 브라질 문화와 사회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지만 그들의 고민과 행복을 향한 마음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책을 통해 던지는 17가지 질문은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부터 인간관계로 인한 피로감, 배우자와 결혼생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우리가 한 번쯤 맞닥뜨린 고민과 문제들이다. 목차를 살피다가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신경 꺼!” 버튼을 아직도 안 눌렀다고?’란 질문이다.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우리를 보는 것 같았다. 주변을 의식하느라,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느라 피곤한 관계를 이어온 시간들과의 이별을 위한 처방전이라고 할까. 57세의 한 교사는 남편과 헤어지고 작은 버튼 모양의 문신을 새겼다고 한다. 진짜 신경 꺼, 버튼을 느끼고 경험한 것이다. 살면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신경 꺼 버튼을 이제 맘껏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누군가 듣는 상대가 있지 않아도 혼잣말이라도 신경 꺼, 란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후련한 기분이 든다. 저자가 만난 다양한 세대가 느끼는 행복과 감정에 대한 솔직한 인터뷰도 무척 인상적이다.


말끔한 인생 정리는 삶의 모든 영역을 싹 정리해서, 더는 원하지 않는 사람과 물건을 실제의 혹은 가상의 쓰레기통에 버리겠다고 결정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불쾌하고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며 해롭고 과도하고 무익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죄다 없애겠다는 뜻이다. 사람과 물건의 중요도를 평가해서 우리의 행복에 꼭 필요한 사람과 물건만 간직하겠다는 뜻이다. (49쪽)


혈연과 지연으로 채워진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어려운 문제다. 저자의 비유대로 우리의 감정을 빨아먹는 흡혈귀가 너무도 많다. 만날 때마다 신세한탄을 하며 부정적인 기운을 전달하는 지인, 필요할 때마다 연락을 하는 친척과 가족,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배우자. 이 글을 읽을 때 누군가 떠오른다면 그가 바로 기생충(흡혈귀)일지도 모른다. 완전하게 단절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면 65세의 의사처럼 무시하고 웃어넘기는 게 최선일지도. 


우리는 행복을 좇느라 진짜 행복을 놓치는 건 아닐까.‘더 행복해지려면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란 질문에서 많은 사람들은 욕망을 표현한다. 독립할 수 있는 자금, 돈 많은 배우자, 성형수술 등 다양하다. 그것들이 충족되었을 때 정말 행복할까. 아마도 다른 욕구가 분출될 것이다.  저자는 행복에 대한 질문으로 하루 중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물었는데 그 답은 아주 소소한 것이었다. 일을 끝내고 집에서 가족들을 볼 때, 친구들과 축구 후 마시는 맥주 한 잔의 순간, 친구들과 있을 때가 행복하다는 것이다. 행복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마련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나이를 먹고 늙는 일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늙고 병든 삶을 어떻게 견딜까 걱정을 하는 거다. 하지만 걱정과 근심만 할 수는 없다. 하루하루 주어진 날들을 긍정적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내 맘대로 살아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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