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두꺼운 니트를 꺼내 입었다. 사실은 재활용 수거함에 넣으려고 분리를 했다가 갑자기 이 겨울까지만 입어도 괜찮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오래 입어서 보풀이 심하고 낡은 표시가 여러 군데에서 보였다. 외투를 입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밑단을 과감하게 잘라냈는데도 이상하지 않았다. 괜히 뿌듯하고 만족스러웠다. 가죽 가방도 정리를 했다. 마구잡이로 보관을 해서 형태가 잡히지 않았다. 크림으로 잘 닦아내고 모양을 잡기 위해 수건을 넣어두었다. 나쁘지 않았다.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생명을 불어넣은 듯하다고 할까.

이비인후과 진료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주에 다녀왔을 때 의사는 거의 다 나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주일이나 열흘 후에 진료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 처방받은 약을 다 먹고 2일이 지나 진료를 봤다. 좋아졌다고 말하면서도 다시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2주일 후에 진료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 나에게 상태가 어떠냐고 물어서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사실이 그랬다. 내가 느끼기에는 다 나은 것 같은데. 의사가 보기에는 아닌가 보다. 아, 어쩌란 말인가. 병에 대해서 나는 영원히 약자이고 을이다. 그러니 다시 약을 잘 챙겨 먹고 병원에 가야 한다.

아침엔 병원 문을 열기 전에 도착해 잠깐 기다리니 직원이 출근을 했다. 직원이 잠긴 문을 열고 신문을 챙기고 불을 켜니 병원은 좀 전과 다른 생기가 돌았다. 문이 잠기고 불이 꺼진 건물은 차갑고 냉랭하고 무표정이었는데 누군가의 손길이 닿으니 달라졌다. 대기실의 의자, 손소독제, 화분, 모든 게 정겹게 다가왔다. 가죽 가방과 낡은 니트에도 내 손길이 닿아서 달라진 것처럼.


스마트폰은 작고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쉽게 움직인다. 단단하게 잠금을 한 경우을 제외하곤 말이다. 마음에는 어떤 손길이 닿아야 할까. 우선은 해제 상태이어야 할까. 굳게 닫힌 마음, 잠시라도 열림으로 변경하면 가능할 것 같다. 그냥 그냥 이런 생각이 밀려온다. 생각은 접어주고 이런 책들의 손길이야말로 살갑고 다정할 것 같구나.




이비인후과 진료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주에 다녀왔을 때 의사는 거의 다 나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주일이나 열흘 후에 진료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 처방받은 약을 다 먹고 2일이 지나 진료를 봤다. 좋아졌다고 말하면서도 다시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2주일 후에 진료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 나에게 상태가 어떠냐고 물어서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사실이 그랬다. 내가 느끼기에는 다 나은 것 같은데. 의사가 보기에는 아닌가 보다. 아, 어쩌란 말인가. 병에 대해서 나는 영원히 약자이고 을이다. 그러니 다시 약을 잘 챙겨 먹고 병원에 가야 한다.


아침엔 병원 문을 열기 전에 도착해 잠깐 기다리니 직원이 출근을 했다. 직원이 잠긴 문을 열고 신문을 챙기고 불을 켜니 병원은 좀 전과 다른 생기가 돌았다. 문이 잠기고 불이 꺼진 건물은 차갑고 냉랭하고 무표정이었는데 누군가의 손길이 닿으니 달라졌다. 대기실의 의자, 손소독제, 화분, 모든 게 정겹게 다가왔다. 가죽 가방과 낡은 니트에도 내 손길이 닿아서 달라진 것처럼.


스마트폰은 작고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쉽게 움직인다. 단단하게 잠금을 한 경우을 제외하곤 말이다. 마음에는 어떤 손길이 닿아야 할까. 우선은 해제 상태이어야 할까. 굳게 닫힌 마음, 잠시라도 열림으로 변경하면 가능할 것 같다. 그냥 그냥 이런 생각이 밀려온다. 생각은 접어주고 이런 책들의 손길이야말로 살갑고 다정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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