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있다. 수요일부터 주일인 오늘까지 꽤 길다. 그래서 어느 날에는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고 지나갔다. 목요일, 그러니까 추석 당일에는 오빠네 집에 가서 가정 예배를 드렸다.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드렸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라고 할까. 작은아버지들은 오시지 않았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예배를 드리고 올케언니가 만드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꽃게로 만든 찌개, 양념 게장과 간장 게장, 갈비찜, 김치와 반찬. 언제나 그렇듯 모두가 맛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꽃게를 주셔서 밤에는 꽃게를 쪄 먹었다. 단맛이 아주 좋았다. 되도록 체중계는 피하는 날들이었다.

햇살이 너무 좋아서 밖에 나와 고양이와 놀았다. 논다는 건 내 시선이고 아마도 고양이가 놀아주는 것일 터. 결국엔 내 등에 타올라서 남방에 구멍을 내고 말았다. 나를 좋아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빠가 ‘비실이’라고 이름을 붙인 고양이는 몸이 약한 것 같다고 했다. 자주 토한다고 하니 위가 안 좋은 걸까, 우리는 그렇게 예상했다. 고양이가 처음 어떻게 집에 왔는지 잘 모른다. 길냥이였는데 밥을 챙겨주니 어느 날에는 대식구가 되었다. 고양이가 아가 고양이를 데리고 왔고 그러다 또 시간이 흘러 어떤 고양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 우리는 모두 고양이 안부를 묻는다. 어디서 자고 어디서 노는지 잘 모르지만 우리의 고양이가 된 것이다. ‘비실이’ 말고도 2마리가 더 있다고 한다.




길냥이를 만나는 건 쉽다. 우리 아파트에도 고양이가 많다. 따뜻한 캣맘이 있는 걸로 안다. 나는 그냥 만나면 안녕!, 인사를 할 뿐이다. 예배를 위해 나왔을 때 고양이 두 마리를 만났다. 줄무늬고양이는 자리를 잡고 저렇게 앉아 있었다. 마치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고 포즈를 취하는 것 마냥. 그리고 다른 한 마리가 다가왔다. 노랑 고양이는 나와 친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점점 더 가까이 나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내게는 시간이 없었고 사진만 찍었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한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존귀하고 소중하니까. 길었던 연휴가 끝나니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마음이 커진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시간들은 짧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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