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곳이 떠올랐고 길을 나섰다. 어떤 차비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그곳에 가서 가만히 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그저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친구처럼 반가웠다. 올봄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선배 언니의 말이 새삼 와닿았다. 봄이라서 제 할 일을 하는 자연의 위대함을 마주하는 일상이 감사하다.

 


 

 

 

 

 

멋진 구도의 사진을 찍으면 더 좋겠지만 아무렇게나 담아도 황홀한 봄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차분하고도 혹독한 봄으로 기억될 것이다. 많은 이들의 수고와 많은 이들의 한숨과 많은 이들의 기도가 쌓이는 봄으로 말이다. 꽃잎이 지는 자리에 연두 잎사귀가 대기 중이다. 4월이 지나고 5월에는 연두의 물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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