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관한 시를 읽고 싶어 시집을 둘러보다 결국엔 이런 시를 읽는다. 뭔가 주저하는 날들, 뭔가 마음에만 키우는 나의 말들이 짐작하는 말들이었구나 싶다. 짐작하는 건 헤아리는 게 아닌데 짐작하는 건 혼자 단정하는 일인데,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난주에 서울 병원에 다녀오면서 다가오지 않은 날들을 짐작했다. 그 짐작이 맞을지 틀릴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나는 그렇게 짐작하고 있었다. 시의 말미에 등장하는 문장처럼 다시 물어보기 위해 계속 짐작하는 건 생각에 생각을 더하는 일이다. 하지만 다시 물어보지 않고 확인하지 않고 혼자서 짐작하는 건 나쁜 마음을 키울 수 있다. 그게 무엇이든 선명하고 정확한 게 좋다. 짐작하는 마음에 부정이 아닌 긍정의 힘을 실어주는 시라 생각한다. 짐작하는 건 준비하고 연습하는 일이고 짐작하는 건 기대를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짐작하는 날들의 끝에는 어떤 날들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