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다. 더위를 유독 심하게 타는 체질이기도 하거니와 의욕도 생기지 않았다. 기대했던 일에 대한 결과도 모두 좋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기대했던 만큼 그 과정에 있어 열심을 내지 않았던 것,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할 수 없었던 게 맞다. 대충, 늘 하던 대로 하고 좋은 결과를 바라는 건 이기적이다. 아니, 늘 최선을 하고 열심을 다했다면 그 자체로 최선이었겠지만 말이다.

배롱나무를 보러 가자던 친구를 만난 하루만 유독 반짝였다. 사진은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며 찍은 것이다. 놀이터를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맑아진다. 모든 놀이터가 간직하고 있는 선하고 신나는 기운이 전해진다고 할까. 여전히 태양이 뜨거워 아이들은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조용하던 놀이터였지만 그 안에 고인 생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여름의 끝자락이었던 8월의 말경부터는 바람의 온도가 달라졌고 소멸하는 여름을 지켜보았다. 완전히 소멸했다고 할 수 없지만 이젠 여름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 이른 추석에 마음은 괜히 분주하고 네 장의 달력으로 남은 올해를 생각하면 조바심을 감출 수 없다. 마음이 그러거나 말거나 가을엔 소설을 읽어야지. 한국소설을 읽어야지. 그래야지. 읽고 있는 은희경의 장편과 김금희와 윤이형의 단편집 단편집, 최정화의 장편. 모두 궁금하다. 소설 읽기 좋은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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