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쾌지수가 최고다. 더위를 제법 잘 견딘다고 생각했던 나는 어제의 나일뿐이다. 오늘의 나는 더위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바란다. 읽는 일도 힘들다. 그래도 읽어야 한다면 무슨 책을 펼쳐야 할까?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그런 책, 만화책도 좋고 그림책도 좋고 화가 나면 미친 오리로 변신하는 튜브가 등장하는 카카오 프렌즈 시리즈『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란 제목의 책도 좋겠다. 읽는 일에 방점을 찍지 말고 순간적으로 꽂히는 부분에 방점을 찍는다고 하면 맞을까?

 

신기하게도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림도 보고 아주 하상욱의 짧은 글을 읽다 보니 마음이 좀 누그러지는 듯하다. 마음이란 건 이처럼 변덕이 심하다. 다 아는 말, 한 번쯤 경험했던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다르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말장난이나 언어유희로 여겨지는 부분도 있지만 하상욱의 기발함이 마음을 휘두르는 부분도 많았다. 하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타인과의 관계, 갈등에 대한 조언도 그러하다.

 

누군가의 비밀을 지키는 이유는

비밀을 지키고 싶어서가 아니지.

그 사람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지. (38쪽)

 

비밀을 나누는 사이는 굳건한 믿음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비밀이라면서 말을 건네는 쪽은 상대를 믿기에 그럴 수 있고 그 말을 받은 이는 사실 그 비밀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니 어느 순간 지킬 수 없는 마음으로 변해버릴 수도 있다. 비밀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 나를 지키고 싶어 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반대로 내가 지키고 싶은 이는 누구일까?. 비밀이라면서 말을 건네는 쪽은 상대를 믿기에 그럴 수 있고 그 말을 받은 이는 사실 그 비밀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니 어느 순간 지킬 수 없는 마음으로 변해버릴 수도 있다. 비밀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 나를 지키고 싶어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반대로 내가 지키고 싶은 이는 누구일까?

 

 

나와 이어진 이들을 떠올린다. 친구, 이웃, 동료. 관계를 맺는 일은 어렵다. 아니, 관계를 지속하는 게 더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다. 휴대전화에 저장한 이름이 줄어드는 게 이상하지 않다. 싫은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면서 감정을 소모하는 일은 상대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하상욱의 말처럼 싫은 사람과 잘 지내는 일은 서로 안 보고 사는 것이다. 싫은데 그걸 감추고 좋은 척하면서 만날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사람만 보고 살아도 충분하니까. 지키고 싶은 사람만 말이다.

 

좋은 말을 들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는 않더라구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행동했다면,

 

당신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겠죠. (145쪽)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을 적이 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좋아하는 이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일, 그게 뭐 어렵냐고 하겠지만 나를 변화시키는 일이기에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사람(좋은 엄마, 좋은 상사, 좋은 친구, 좋은 사람)의 틀에 갇힐 필요는 없다. 단 사람만을 위한 변화만으로도 괜찮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소망처럼 어리석은 게 있을까?

 

당신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당신이 모든 사람을

실망시킬 수도 없다. (240쪽)

 

관계의 시작과 끝을 결정하는 건 바로 자신이다. 세상을 사는 일이 다 그렇듯 말이다. 누군가의 질책, 조언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충고나 위로의 말을 하지 말고 넣어두었다가 상대가 도움을 청할 때, 의견을 구할 때 말해도 늦지 않다. 마음이 급하다면 슬그머니 이 책을 내밀어도 괜찮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