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새벽예배를 드린다. 고난주간 특별 새벽 기도다. 특별이라는 말이 붙으면 뭔가 비장한 기분마저 든다. 그냥 새벽에 일어나는 일의 귀찮음을 이겨내는 중이다. 예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엔 주위가 환해지는데 점자 그 환함이 커진다. 하루하루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 나의 피곤함도 변화한다. 첫날에는 너무 힘들어서 하루가 몽롱하고 기운도 없었는데 둘째, 셋째, 오늘은 점점 나아진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사진도 찍었다.

 

교회 예배실 입구에 있는 벚나무다. 제법 큰 나무라서 가지가 많고 꽃도 풍성하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바람이 불 때면 춤추는 봄을 만날 수 있다. 사진에 담아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오늘 새벽에 찍었다. 제법 바람이 불었고 쌀쌀했지만 꽃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아한 춤을 보여준다. 그런데 눈으로 보는 꽃과 사진으로 보는 꽃은 이렇게 달랐다. 새벽이라서 그 차이가 큰 것 같다. 보정을 할까 하다 말았다. 내가 본 벚꽃은 이 모습이니까.

 

 

 

 


 

내일 새벽에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차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조금씩 달라지는 나무. 살아있는 나무의 오늘을 보면서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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