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은 모든 걸 복잡하게 만들고, 감정들은 처음엔 항상 미친 듯이 날뛰죠. 하지만 그 사랑이 현실이 되었을 땐 꽉 붙잡아야 해요.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진정한 사랑이 그리 자주 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만한 나이니까요.” (255쪽)

 

뻔한 결말은 흥미롭지 않다. 그러나 뻔한 결말임을 알면서도 그 과정이 뻔하지 않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운명적인 만남, 처음부터 둘 사이에는 뭔가 기류가 흐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 『나를 봐』속 주인공 콜린과 마리아의 만남이 그랬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 한적한 길에서 타이어 교체로 어려움을 당한 마리아 앞에 나타난 콜린의 얼굴엔 폭력의 흔적이 가득했다. 그냥 이 남자가 자신에게서 멀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남자의 호의는 단순했다. 도움을 필요한 상황이니 도와주려는 것이었다. 독자는 이미 알고 있다. 둘은 곧 만날 것이고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걸 말이다.

 

소설은 예상한 그대로 연애소설이라 할 수 있다. 콜린과 마리아의 시선를 교차하며 상대에 대한 솔직하고도 복잡한 감정을 묘사한다. 우연처럼 다시 만난 콜린과 마리아가 천천히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가간다. 서로에게 전부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렇다면 이 연애소설이 뭐가 특별한 것일까? 콜린과 마리아의 상황이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교사가 되기를 원하는 콜린은 과거 감정 조절 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그로 인해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고 보호관찰 중이다. 현재도 격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으로 운동과 달리기를 한다. 조심성아 많고 소심한 마리아는 검사실에서 일하다 법률회사의 변호사로 일하며 일 중독에 빠져 지낸다. 실패한 연애로 남자친구에 대한 확신이 없다. 콜린의 성격 때문에 걱정하면서도 자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얼핏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둘은 하루하루 사랑을 쌓아간다. 그러다 마리아에게 익명의 누군가가 보낸 꽃이 배달되고 스토킹이 시작된다.

 

콜린은 마리아를 보호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마리아 주변을 탐색하고 감시한다. 그런 콜린은 마치 시한폭탄 같아서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마리아는 그를 신뢰한다. 이제 소설은 연애가 아닌 스릴러가 된다. 누가 마리아를 스토킹하는 것일까? 문제는 마리아뿐 아니라 전체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콜린은 학업과 일을 접고 모든 신경을 마리아에게 쏟고 자신을 보호관찰하는 경찰에게 도움을 청하고 함께 범인을 잡고자 한다. 분명 결말은 뻔하다. 범인을 검거하는데 콜린의 역할이 크고 그로 인해 둘 사이의 사랑은 더욱 단단해질 테니까.

 

콜린에게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준 마리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견디며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콜린의 모습은 통해 마리아는 자신도 변화를 꿈꾸고 있음을 발견한다. 달달한 로맨스를 원하는 이에게도 제격인 소설이다. 거기다 범인을 특정하는 과정과 심리를 파악하고 움직이는 콜린의 활약도 한몫 거든다. ‘숨 막히게 강렬하고 아름다운 서스펜스 로맨스’란 광고 카피는 거품이 아니었다. 지루한 일상에 뭔가 재밌는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이 소설을 펼쳐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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