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0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일은 조금 아찔하다. 고층 건물이 늘어나고 그 높이를 상상할 수 없는 공간에서 일상을 지속하는 많은 이들에게 10층이라는 높이는 그저 그럴지도 모르지만.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날들에는 창을 열지 않고 환기도 미룬다. 그러다 보니 차가운 바람을 맞이하는 요즘 오히려 더 자주 환기를 한다. 그리고 나는 목련을 보았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목련을 봤다. ‘발견’이라는 말을 쓰고 싶은 정도로 나는 그 목련이 반가워 목을 길게 빼고 전화기를 떨어뜨릴지도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사진을 찍었다. 뭔가 홀린 듯 말이다.

 

 

 

 

올려다보는 일만큼 내려다보는 일은 힘이 들었다. 고개를 드는 일, 고개를 깊숙이 내리는 일. 내려다보는 일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오르는 일에 비해 내려오는 게 수월하다고 여긴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높은 곳을 보고 그곳을 향해서만 살아가는 것 같다. 더 많은 숫자, 더 넓은 숫자로 이뤄지는 삶을 꿈꾼다. 그 시작이 0이었다는 걸 기억하는 이가 있을까? 채우려고만 하는 것이다.

비우는 일, 위만 바라보느라 아픈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보는 일. 스트레칭이 필요한 목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다. 저마다의 아래, 그곳에서 발견한 풍경은 어떤 모습 어떤 빛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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