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지난주에 사전투표를 했다. 이른 시각에도 많은 이들이 있었다. 분주하게 준비하는 사람들, 여섯 시가 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나도 그중 하나였다. 뽑아야 할 사람은 많고 어느 부분에서는 결정을 하는 게 어려웠다. 과연 내가 지지하고 내가 선택한 이가 당선이 될까. 대부분 선택한 이가 당선이 되었다. 그들이 제대로 일을 해주기를 바란다. 

 사전투표일 하루 전에는 귀한 친구를 만났다. 그러니까 지난주 목요일에 친구가 내가 사는 곳으로 왔다. 서로 시간을 맞추는 일도 힘들지만 그래서 더 반갑고 즐겁다. 6월에는 사람을 만나는 달인가 싶다. 다음 주에는 고모와 사촌동생도 만날 예정이다. 친구는 오기 전부터 내게 즐거운 요구를 했다. 아무래도 내가 사는 곳이 바닷가 근처라서 맛있는 식당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를 안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곳을 잘 모른다. 가본 곳만 가는 게 편하니까. 결국엔 식당은 친구가 검색했고 카페는 내가 선택했다. 가격 대비 맛은 보통인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바닷가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 시간 서로를 지켜보고 알아주는 우리의 이야기는 샘물처럼 달콤했고 기뻤다.

 

 돌아가기 전 이른 저녁을 집에서 먹었다. 대접하거나 부담스러운 사이가 아니라서 있는 반찬만 가지고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는 처음 온 친구는 선물을 한 보따리 가져왔다. 정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챙겨온 것이다. 나도 친구에게 몇 가지 챙겨주었다. 줄 수 있는 건 뭐든 주고 싶었다. 그러다 궁금해졌다. 주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받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주고 싶은 마음 말이다. 친구는 내게 주고 싶은 걸 너무 많이 챙겨왔고 나는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미안했다. 친구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책은 줄 수 없었다. ㅎ

 

 좋아하는 마음일까, 사랑하는 마음일까. 어떤 마음이든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친구가 원하는 것을 내가 줄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니까. 친구가 필요한 건 나와의 시간이었고 우리는 그것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알라딘의 다정한 이웃님에게도 매번 받기만 한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지만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은 안다고 할 수 있다. 그저 글로 이어진 인연, 신기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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