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온다 리쿠 끝말잇기 소설 이벤트 당첨자 여러분들을 공개합니다. 
당첨자 선정은 온다 리쿠의 초감각 소설 <나비>의 담당 편집자분께서 직접 맡아주셨습니다.

당첨자는 두 번째 소설을 완성해 주신 네 분,

book kid 님
아이아띠 님
눈을감고 님
chucahat 님

입니다. 모두 축하드립니다~

추가로 이벤트에 열심히 참여해주신 분 중 한 분을 뽑아주셨는데요 그 주인공은,

TensHiAlkO 님입니다.

역시 축하드립니다~ 

경품은 이번 주 내 발송, 다음 주 초까지 받아보실 수 있도록 준비중입니다.
배송 주소가 달라진 분께서는 비밀댓글로 새로운 주소를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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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아띠 2009-03-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머낫, ㅠ.,ㅠ 감사합니다.
언제쯤이면 발표가 날까하여 들어왔는데 당첨이 됐네요.

^_____^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미니반쪽 2009-03-1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번째 소설이 참 특이하고 재밌고 분위기가 맞는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모두 축하드려요^^

chucahat 2009-03-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사합니다.

저는 난생 처음이에요. 이런 적은...

너무 감회가 새롭고,,, 어떤 책이든 서평으로 남길께요... ^&^

북키드. 아이아띠, 눈을 감고님들,,, 덕분이에요. 사랑해요 ^7^

공순이 2009-03-19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첨되신분들 모두 축하드려요~^^

book kid 2009-03-19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감사합니다! 제가 시작한 이야기가 뽑혔네요ㅎ_ㅎ 아코. 기뻐라. 모두 축하드려요~~.

눈을감고 2009-03-20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앗! 엄청나요! 이런 상상도 못했던 결과가 ㅠㅠ 너무 감사해요 :) 헤헤
간만에 들어왔더니 이런 ㅋㅋㅋ 아무래도 다른분들의 힘이 컸던것 같습니다. 다들 축하드려요!
감사해요 모두들 > < (다른분들의 이야기들도 좋았어요. :D)

..근데 전 알라딘 회원이 아닌데..! :( 그럼 안되는 걸까요? :'( 비밀댓글도 할수 없고 ~ 후엥..
메일 주셔도 되는뎅! ㅋㅋ

TensHiAIkO 2009-03-20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_+ 당첨자 명단에 없어서 그런가봐,, 하고 갈랬는데 이게 뭡니까 ㅠㅠ
감동이예요 ㅠㅠ
으윽,, 근데 부끄러워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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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순이 2009-03-1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 알라딘 단독이라... 땡기는데요?? 언능 질르러 가야겠슴당.

라로 2009-03-1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꼭 사야할듯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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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반쪽 2009-03-1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도가 올라간다. 방의 온도가..
천천히..조금씩.. 보글보글 끓고있는 주전자를 바라보며 차갑게 굳어있던 마음도 조금씩 따뜻해지는 걸 느낀다.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
그... 그리고 그의 옆에 있던 앳띤 얼굴의 그녀.. 지방출장을 간다고 했던 그가 처음보는 여자와 함께 웃고 있었다.
벌써 이번에 3번째였다. 어쩌면 그녀는 그와 이미 오래전에 헤어졌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아니 이미 그녀는 알고있었다. 그 사실을..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혼자 남겨지는게 두려웠고 오랜 습관이었던 그를 떨쳐버리기 어려웠다. 어쩌면 그 혼자만 대학에 남고 그녀는 졸업을 포기한채 그의 뒷바라지에 몰두한게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려보았다. 그때 그녀는 신입생이었고 그는 어느 철학 교수의 조수였다. 교수 이름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밝게 웃던 그 때문에 수강하지도 않았던 따분한 그 수업을 전공과목을 빠지면서까지 들었었다.
다른 여자에게 한눈 팔던 그때문에 얼마나 많은 밤을 울며 잠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다 그의 청혼을 받고 얼마나 기뼜었는지.... 정식교수가 되면 결혼하자고 해서 학교도 그만두고 그를 뒷바라지했다. 그동안 그의 바람기는 조금도 잠잠해지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울며 미안하다고 하는 그를 떠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또 이런 일이 생기다니..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뭘 잘못했을지 계속 생각했다. 이번에야말로 그를 떠나야 할까? 아니면 또 그를 못 이기는 척 받아줘야 하는걸까?
새벽이 올 때까지 점점 식어가는 찻잔을 손에 쥐고 그렇게 그녀는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파이 2009-03-1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 내 잘못이야, 다시는. 다시는 널 울리는 일따위 없을거야.
그의 바람피는 현장을 잡아낼 때마다 그의 용서를 비는 장면은 기시감이 들정도로 너무나 많이 봐왔다.
그는 바람을 피고, 그것을 나에게 들킬때마다 나쁜 짓을 한 아이마냥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놓아줄수 없었다. 오히려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 난건 내쪽일지도 모르겠다. 눈물로 호소하는 그를 보면서.. 그의 안에있는 '아이'를 본걸지도 모르겠다.
포근하게 감싸주고싶은, 보호본능이.. 그를 놓지 못하게하는걸까 하고 문득 생각하던 순간.
나는 정말 그를 '사랑'하고 있는걸까.
이것이 남자와 여자간의 이성의 사랑일까. 한때의 감정으로 나를 망치고있는건 그가 아니라 나 자신이 아닐까 하고.
빈찻잔이 눈에들어왔다. 찻잔바닥에 찻가루가 어떤 모양을 그리며 남아있다.
흩트러진 꽃잎 같았다. 꽃처럼 그와 나, 우리 둘은 그저 지금 피어서 한창을 날리는 한 시기에 불과한건 아닐까.
그럼 그 꽃이 질때는 어떻게 될것인가. 그의 바람이 잦아들 그때에는 우리가 진정 사랑을 할수있을까 하고... 그때가 오면 과연 나는. 나를 유지하고 있을수있을까. 그때가오면 아무 매력없어진 나를 그는 매정하게 차버릴지도 모른다. 유용하게 써먹은 장기말을 버리듯이...
나는 혹시 올지 모를 그때가 되면. 아무렇지 않게 그를 놓아줄수있을까.
나의 시간과 열정이- 그리고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것'이 그렇게 날아가버리는 날이 온다면.
그때의 나는 내가 아니게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뒷북소녀 2009-03-1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본행 야간열차... 그녀는 며칠전에 읽은 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이 떠올랐다. 어느날 여행을 떠나는 그레고리우스는 리스본으로 향하면서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문득 그 때문에 지난날 포기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그만 아니었다면 그녀도 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 그가 만나는 그녀들처럼 어엿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보다 더 멋진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도 있었겠지. 그 사람은 지금의 그와는 달리 자신만 바라보며 살아줬을지도 모른다.
"그래, 떠나는 거야! 가지도 않는 지방출장? 나도 가면 돼!
그년이 그렇게 좋으면, 나없이 잘 살아보라고!"
그녀는 지방출장 때마다 그가 들고 나갔던 여행가방을 꺼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정식교수가 되면 결혼하자고 해서 신혼여행도 제대로 가지 못한 그녀는 어떻게 짐을 싸야할지 막막했지만, 잡히는대로 짐을 싼 뒤 무작정 집을 나섰다.
무작정 집을 나선 그녀가 도착한 곳은 서울역. 모두들 바쁘게 어디론가 가는데, 그녀는 갈 곳을 몰랐다.

미니반쪽 2009-03-10 17:07   좋아요 0 | URL
느림뽀님 글 궁금하내요^^ 근데 암튼 재밌습니다..이야기>ㅁ<

2009-03-10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뒷북치는느림뽀 2009-03-10 11:34   좋아요 0 | URL
글을 쓰고있는 동안 뒷북소녀님의 글이 올라왔던 모양이네요,, ㅋㅋㅋ 어쩐지 그냥 지우기 아까워~~ ㅠㅠ,, 그래도 이벤트의 흐름을 위해,, 뒤늦게 제가 올린글은 비밀글로 바꿉니다.. 그냥 자기만족, ㅋ

파이 2009-03-10 14:0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에이
온.다.리.쿠.를 맞춰서 릴레로 쓰는건 전혀 모르는사람들끼리 막 이야기를 달아보는거잖아요.
지금 누군가 '온'자로 새로 시작해도 괜찮고.. 중간에 누가 '다'를 썼는데 또쓴다고 혼란이 오고 이런건 아니에요. 비교하는 맛도있는거구요. 편하게 쓰시길..

뒷북소녀 2009-03-11 09:34   좋아요 0 | URL
어머, 느림뽀님 정말 죄송해요. 저도 궁금한걸요?
저보다 더 멋지게 이어주셨으면 어쩌죠?^^
저도 뒷북인데... 같은 뒷북치는 분을 만나서 반갑네요.:)

뒷북치는느림뽀 2009-03-11 13:50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뒷북치는데 일가견 있는 사람끼리 만났네요 ㅎㅎ
님 글이 더 멋지게 이어져서,, 전 그냥 슬그머니,,ㅋ,

TensHiAIkO 2009-03-1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 쿠르릉 쿠르릉, 낮은 소리가 온 하늘을 울렸다. 오전부터 좋지 않았던 날씨는 어느새 무서울 정도로 비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가방을 들고 가볍게 한숨지었다.
난,, 그 없이는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나.
가방을 끌고 대합실에 앉아 열차 시간표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허무하다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을 감정이 가슴속에서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텅 비어버린 가슴속은 물이 모두 빠져버린 욕조같았다. 벽에는 찌꺼기들이 조금씩 붙어 있지만, 최소한 넘칠것도 출렁일 것도 없었다.
몇 시나 되었나 싶어 핸드폰을 열었지만 꺼져 있었다.
몇 번이나 그가 거는 전화를 무시하는것도 힘들어 방금 꺼 놓았었다.
대합실의 커다란 시계는 5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그녀는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근처 호텔에 가서 짐을 풀었다. 화장품을 꺼내고 옷가지를 꺼내고 구두도 꺼내서 신발장에 넣어 놓고 나니 가방도 텅 비어버렸다.
가방을 닫고 구석에 두려고 움직이는에 작은 소리가 울렸다. 지퍼 소리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플라스틱이 긁히는 듯한 소리,
혹시 꺼내지 않는 물건이 있나 싶어 바깥 주머니부터 찬찬히 살폈다.
가방 안쪽으로 지퍼가 있는것을 본 그녀는 그것을 열어 보았다. 그곳에서 나온 작은 이동용 메모리.
로비로 가 혹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가 있느냐고 물으니 1층에 비지니스 센터가 있는데, 그곳에서 인터넷과 워드작업은 가능하다고 했다.
아무생각이 없었다.
소리를 들었을 때 부터 단순하게 뭐지? 하는 궁금증 뿐이었다.
컴퓨터가 켜 지고 파란 색상이 모니터 가득 퍼졌다.

그리고 메모리를 열어 본 순간,
수없는 사진, 논문 파일들, 그리고 며칠 전 전국을 떠들썩 하게 했던 개인정보유출에 관련된 정보들이 수도 없이 들어 차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미소지었다.

이거면 됐다.
이거면 그 사람을 잠시동안은 조용하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다.

핸드폰의 단축번호를 누르며 그녀는 몇 년만에 행복하다는 가정을 느꼈다.

미니반쪽 2009-03-10 17:12   좋아요 0 | URL
오...갑자기 무서워진 여자내요^^ ㅎㅎ 재밌게 봤어요.. 밤에 적을때는 이렇게 재미나게 될지 몰랐는데..역시 다들 뛰어나시내요~ 전 이런거 첨 해봐서 정말 재밌내요..두근두근^^

뒷북소녀 2009-03-10 20:54   좋아요 0 | URL
어머, 멋진 마무리네요.^^

뒷북치는느림뽀 2009-03-11 08:39   좋아요 0 | URL
역시~ 반전이 빠질수가 없었네요..
어떻게 마무리될까.. 많이 궁금했었는데..ㅎㅎ.. 멋져요~ ^^

TensHiAIkO 2009-03-11 17:24   좋아요 0 | URL
미니반쪽임 - 이런거 좀 좋아라 해서요 ㅎㅎ 현실의 경우 정말 공포는 없지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공포는 누구나 갖고 있지 않나 해서 ㅎㅎ 이렇게 마무리해봤어요.

뒷북소녀님 - 꺄ㅑㅑㅑㅑㅑ>ㅆ< 감사합니다~

뒷북치는느림뽀님 - ㅎㅎ 인생의 묘미는 역전과 반전이죠 ㅎㅎ

book kid 2009-03-11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실의 공기가 유독 답답하게 느껴져 밖으로 나와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어 있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본디 고향이었던 시골로 내려온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도 시골의 어둠이 익숙하지가 못하다. 도시에서는 이미 어둠이라는 말이 고어古語 가 되어버려서 늦은 밤이든 이른 새벽이든간에 바깥으로 나가면 언제 어디든 불빛과 마주하고, 사람을 만나게 된다. 끊임없이 머리 위를 배회하는 것이 해와 달 뿐이랴, 좁은 골목 곳곳에서도 머리 위에 올라선 것은 흐릿한 불빛의 가로등 뿐이다.
어찌보면 머리 위를 내리쬐는 그 옅은 불빛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무의식 속에 자리한 불안감을 약간이나마 누그러트리는 것 같다지만 막상 까뒤집어보면 거의 매일 뉴스 아나운서를 통해 떠오르는 갖가지 범죄 소식에 다시 배로 증폭하고야 마는게 마음 아니던가. 허나 눈을 감은 것과 다를 게 없는 이 어둠고 적막한 구석진 시골이 환한 불빛과 귓가를 쉴새없이 파고드는 소음의 향연인 도시보다 훨씬 마음이 더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온실과 집의 거리는 길게 잡아 십 오분.
아무리 눈을 가늘게 떠 앞을 본다 한들 차곡하게 쌓인 어둠이 눈에 익는 것은 아무리해도 못할 듯 싶다 여겨 포기하고 오로지 시야를 손전등의 둥그런 불빛에 의지해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내달리는데 느릿하게 뜀박질을 하는 발걸음 소리에 맞춰 의미불명의 소리가 자꾸 귓가에서 떠나질 못한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신나게 내달리고 있던 땅바닥이 공포로 울렁거려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지만 여전히 주위는 적막하기만 했다. 잘 못들었나. 잠시동안 그 텅 빈 길 위에서 머뭇거리며 손전등을 돌려보다가 포기해버리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아까의 그 생소한 소리가 다시 귓가를 울렸다.

"……. 깜짝이야. 물뿌리개 네 이놈."

안도함과 함께 좁은 물뿌리개 통을 열고 그 안을 손전등으로 비추니 언제 숨어들어온건지 작은 참개구리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괘씸한 녀석. 그래도 데굴거리며 돌아가는 눈이 귀여워 피식 웃어버리곤 다시 걸음을 옮기려니 다시금 물길을 텀벙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묘하게 걸리는 기시감에 다시 물뿌리개 통을 비추니 여전히 개구리가 물뿌리개 바닥에서 쭈그려 앉아 있었지만 방금 전 그 소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게 울렸는데."

그제서야 다시 울렁거리는 속에 가슴께를 쥐고 손전등을 들어 빠르게 주위를 비쳐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귓 가에 와 닿은 소리. 등 뒤가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유일하게 근처에서 흐르는 물길인 좁은 강을 비춰보지만 속 안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강물에도 소리의 주인공은 보이질 않는다. 뭐야 이거 이상해. 뭣도 모르고 밀려들어오는 공포에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로 똑바로 난 길을 따라 쉴새없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집까지 한참을 내달려와서야 정리된 머릿 속에 들어찬 생각은 오로지 강가에서 번들거리던, 물고기의 것이라고 하기엔 조금 크다 싶은 은빛의 비늘뿐이었다.

뒷북치는느림뽀 2009-03-11 08:44   좋아요 0 | URL
와,, 재미있어요~. 큰 구도를 생각하고 시작했다면.. 님이 마무리 하는 글을 꼭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TensHiAIkO 2009-03-11 17:23   좋아요 0 | URL
우와우와, 뭐가 또 적고싶어 들어왔는데 정말 book kid님이 마무리 하시는거 보고싶어요. 정말 기대되는걸요 ㅎㅎㅎ 제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흥분할만한 단어단어는 떠오르는데 연결하기에 너무 실력없는 한명 ㅠㅠㅠ

book kid 2009-03-11 19:17   좋아요 0 | URL
지금 다시 봐도 급하게 쓴거라 굉장히 미숙한 글인데 감사합니다ㅠㅠㅠ
사실 겁이 나서 올릴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위에서 너무 재미있게 이어가시더라고요 진짜 굿굿
제 아래로 또 뜨는 글이 있나 확인하러 왔는데 아직이네요ㅠㅠ 기대하고 있어요

아이아띠 2009-03-12 09:44   좋아요 0 | URL
book kid 님이 생각하셨던 글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살짝쿵 덧글 달고 갑니다. ^^

아이아띠 2009-03-1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다시 되돌아가 그것이 무엇있었는지 확인해볼까 했으나, 차마 그런 용기는 쉬이 생기지 않았다.
5년동안의 사라진 기억, 그 끝자락에 남아있는 은빛의 비늘.
숨겨진 기억들 되살릴수 있을지도 모르는 끈을 눈 앞에서 두고 와버린 것이다.

"기억따윈 한낱 과거에 불과해. 그 기억 없이도 난 잘 살아왔어. 하지만........."

과거 없이는 현재도 없듯이 그 기억들은 분명 되 찾아와야 하는 기억들이여야 할 것이였다.

어둠의 방안을 손으로 더듬거려 손전등을 찾은 후 그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뒷북치는느림뽀 2009-03-12 11:30   좋아요 0 | URL
아~, 그일까 그녀일까,, 계속 생각중이었는데 아이아띠님이 성별을 찾아주셨네요,,,
그, 로군요,, ^^

눈을감고 2009-03-12 13:1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와아..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서 그냥 이렇게 저렇게 이어나가 봤는데 왠지 좀 많이 엇나간것 같아서 부끄럽네요 ㅠㅠ book kid 님께서 멋지게 나가주셨는데 ㅠㅠ 흐아아아아

눈을감고 2009-03-1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 리솔루토.(resoluto) 얼마전 우연히 보게된 음악 프로에서 설명한 용어중 하나이다. '힘차고 분명하게'라는 뜻의 이 단어는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저벅거리는 그의 발걸음이 조용히 어둠을 두드렸다. 두 세마리의 밤나방은 붉은 빛을 공격하고 제 일을 잃은 가로등은 끊이지 않는 소리로 침입자를 위협한다. 그 작은 아우성은 그의 마른 입술을 다독인다. 차가워진 밤공기는 왠지모를 불안과 호기심으로 상기된 그의 얼굴을 조심히 감싸 주었다. 어느덧 온실에 다다르자 그는 조심스럽게 숨을 고르고 주머니를 뒤져 손전등을 꺼내 들었다. 손에 꼭 잡힌 손전등은 당당히 밝은 빛으로 그의 눈앞을 밝혀주었다. 왠지 무서웠다. 도대체 나이가 몇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어둠에는 보이는 빛이라도 있지 그의 마읍속의 어둠에서 빛은 찾아볼수도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주위를 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였다. 그 소리는 그에게 다가와 적막을 두드렸다. 순간 그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잠깐이라도 눈을 깜빡이지 못하겠다. 조심스레 혀를 내둘러 입술을 적셨다.-타다닥- 마른 눈동자를 천천히 밑으로 보냈다. 무겁게만 느껴지는 작은 손전등은 무력하게만 느껴진다.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타박타박- 난 지금 이런곳에서 뭘 하고 있는걸까.

-야아옹-
'으아아아악!'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소리였다. 덕분에 나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버렸고 그 순간 손전등을 떨어뜨려버렸다. 손전등은 순간적으로 내 얼굴을 비췄다. 눈이 부셨다. 말라 비틀어진 눈은 아픔을 낳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것만 같았다. 그 빛처럼. 하얗게.
빛과 관련됬나?-전혀 기억이 나지 않기에 머리는 아파왔고 미간이 비틀어졌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다리에 힘을 주는 순간 발목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발갛게 부풀어 오른 발목. 무릎에도 아픔이 아련히 다가왔다. 한번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관절들의 비명이 느껴지는 듯 했다. 너무 긴 직장 생활로 인해 운동부족인가 라는 멍청한 생각도 든다. 나는 언제난 건강하다고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새롭게 눈을 떴을땐 병원이었고 어떤 늙은 여자는 그저 울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머리가 반쯤 벗겨지고 얼굴이 만신창이인 아저씨가 내 옆 침대에 누워있었다.

book kid 2009-03-12 17:05   좋아요 0 | URL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인데요! 흥미진진합니다ㅎ_ㅎ. 아이아띠님이랑 눈을감고님 쵝!오! 예. 이러고 있지요. 어떻게 될런지 궁금한데 마지막 분께서 부담감이 크실 듯^^; 다시 읽어보니까 네사람이 같이 쓰는 글이네요. 누가 쓰실지는 모르겠지만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니반쪽 2009-03-12 19:27   좋아요 0 | URL
정말...마지막분 부담감이 크실듯...저도 이 이야기의 끝이 궁금한대요^^ 근데 꼭 결말이 안나게 끝나도..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 그럼 결말이 미친듯 궁금하겠지만 말에요^^ 잃어버린 기억..과연 무엇일까요^^

눈을감고 2009-03-1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왠지 마지막분에게 전부를 떠넘긴 그런 기분이네요. 저도 기대되요~..하지만 이러면 안될것 같습니다만 ㅎㅎ

chucahat 2009-03-13 0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 쿠,,, 쿠키' 라고 생각되는 구수한 냄새가 코끝를 간질인다.
그는 살며시 눈을 감은 채 입맛을 다셔본다. 늙은 여인의 희미한 곡성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도대체가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다.
통곡하는 여인네의 맞은 편에 죽은 나비처럼 누워 있는 아저씨는 대체 누구이며,
자신은 왜 이 병실에 있는 걸까.
그런대도 어째서. 어째서. 콧가에는 쿠키향이 전해지고 가슴속은 허전해만 가는걸까......

그런 의뭉들이 어지럽게 꼬리를 물고 있을 때 낯익은 목소리 하나가 병실 안을 깨웠다.
"무사했구나."
그는 깜짝 놀라 동공을 활짝 열었다.
눈 앞에 하얗게 들어오는 빛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을 향해 해바라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다행이구나..."
그 환한 쉼 소리에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어렴풋이 어제의 기억들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 그는 손님하나 없는 휑한 꽃집의 온실속에서 치사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이 들었다. 그대로 꽃향기를 맡으며 세상을 떠날 셈이였다.

죽는다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귀향한 이후로 줄곧 두통에 시달려 왔다. 한참 세상에 도전하고 아둥바둥 사람들과 부대끼며
돈을 벌며 살아가야 할 젊디젊은 나이에 시골로 귀향한 것은 왠지 현실에 굴복한 낙오자같은
느낌이었다. 그런고로 가슴 저 밑바닥은 무슨 일을 하든 늘 어둠에 쫓기듯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온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유령이 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현기증을 밀어내듯 휴~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가만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어느틈에 휘파람 소리로 바뀐 곡성을 따라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렸다.
온다리쿠의 신세계라는 노랫소리다.
그의 노래를 뒤쫓듯 또 하나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어의야~어의야~ 벌써 오면~ 언제 가나~ 어의야~어의야~

창밖에는 버드나무가 한껏 기지개를 펴며 잎사귀를 팔랑팔랑 흔들며 환영하고 있었다.

그는 죽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다.
꽃들도 나무들도 사람처럼 살아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미니반쪽 2009-03-13 11:47   좋아요 0 | URL
아.. 유령이 되었군요^^ 지금 막 나비사이야기 읽고왔는데.. 결말을 읽고보니 <눈 앞에 하얗게 들어오는 빛의 정체는..> 왠지 나비사를 만나 영혼의 세계로 인도되는게 아닐까 하는...생각이..^^

chucahat 2009-03-13 13:19   좋아요 0 | URL
미니반쪽님/ 죄송합니다. 해피엔딩하려고 했는데,,,

아무튼 재밌네요... ^&^ 시간나면 또 써보도록 합시다요~

TensHiAIkO 2009-03-13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러했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
온통 새하앴다. 어느것도 기억 할 수 없었고, 어느것도 생각 할 수 없었다. 제정신을 차리고 나면 이렇게 후회할 것을, 그때 조금만이라도 제정신이 남아 있었다면 이런 상황까지 만들지 않았을 테지만,
이제와서 후회 해 본들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건 잘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 그 말을 듣는다면 나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겠지.

낮은 벨소리, 발신자는 현보오빠.

여보세요.

응, 하나야. 지금 별일 없으면 밥먹자.
......

잠시의 침묵 뒤로 나는 진실을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오빠,, 나 그 사람을 죽인 것 같아.

그리고 잠시의 침묵, 그리고 끊어진 전화.

멍 하게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방금 전 내게 그런 말을 했던 사람이 맞을까.
목에 얌전하게 빛나고 있는 은빛 칼만 아니면, 목 선을 따라 흐르고 있는 빨간 피만 아니면(그 피를 보고서도 아, 이 사람은 피조차 맑지 못하구나, 라고 생각한건 이미 재정신으로 돌아온 뒤였다).
신경질 적이고 흥분한 얼굴은 평소와 같지만.

하나야, 우리 결혼하자.

그 말은 내가 대기업 S에 취직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오빠는 만년 고시생, 이 나라를 바꾸겠다고 법학전공을 하고 고시 시험을 치고 몇 년동안 아무 소식이 없었다.
스스로도 사귀는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때는 그 상태로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없는 것 보다 누구라도 있는게 났다고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초봉 3500에 입사가 결정되고 나자 갑자기 오빠는 급해졌다.
꽃을 사 들고 오고, 어머니 께서도 종종 전화 해 주셨다.

응응, 하나야. 응, 재준이가 좀 그런면이 있어,
응응, 그랬니? 그건 내가 뭐라고 해줄게.
응응, 하나야. 넌 직장생활 열심히 하면 되.

갑자기 정이 떨어져 버린다는걸 확실하게 느꼈다.

차라리, 내게 관심갖지 않는편이 더 오랫동안 애정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하고 혼자 생각했다.

띵동 -

벨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밖은 현보오빠였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오빠는 현관에서 물었다.

어딨니?

조용히 욕실을 바라보았다.

일단 욕실로 옮겼어. 피가 계속 흘러서.

오빠는 내 어깨 너머로 거실을 한번 쳐다보고 욕실을 한번 쳐다보고 한숨을 쉬었다.

다행인건, 거실에 물건이 많이 없고, 그 사람이 연락없이 날 찾아왔다는거야.

어이없다는 표정은 예상했다.

너 이 상황에서 그런말이 나오니?

낮게 웃었다.

그럼 어떻게 해. 이 사람한테 내 인생을 얽어매고 싶지 않았어. 지금 상황은 나도 너무 웃긴걸.

오빠는 곰곰히 생각하다 내게 물었다.

아무런 연락없이 왔다고?

응, 우리 며칠전에 잠시 시간을 갖자고 얘기했었는걸.

미니반쪽 2009-03-13 17:09   좋아요 0 | URL
스스로도 사귀는건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때는 그 상태로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없는 것 보다 누구라도 있는게 났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이 부분이 참... 뭐랄까...남는다는...기억에..가끔 이런 오류를 저지르는 저니깐..^^
그나저나 어떤 말을 들었길래 살인까지 저질렀을까요.. 궁금하면서도 이대로도 좋내요.. 재밌어요~~

TensHiAIkO 2009-03-14 19:15   좋아요 0 | URL
미니반쪽님 - 스스로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걸요. 헌신적일 수 있으나 마음은 줄 수 없는, 그래도 배신당하면 열받는 ㅋㅋㅋ 이상한 관계?
어느정도의 거리감이 있지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book kid 2009-03-13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시 거실로 돌아나가 바닥에 떨어진 유리파편이며 엎질러진 음식물들을 치우고 있자니
그 때까지 욕실에 주저 앉아 쓰러져있는 그 사람의 맥을 짚어보고 있던 오빠가 거실로 나와 청소를 돕는다.


대체 넌 무슨 생각으로 ….


일그러진 얼굴로 무언가 말을 하려던 오빠는 이내 내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말이야 죽여버린다, 죽인다 할 뿐이지 진짜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그리 개운치 못한 일임은 분명한거고
무엇보다 태연한 듯한 얼굴과 몸짓이라해도 눈만큼은 사람을 속일 수가 없어서, 아마도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을
내 눈을 마주하고나서야 바삐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눈가를 쓸어내리는 오빠다.

다정한 사람.

평소 얼굴보기조차 힘든 사이라해도 진정 곤란한 일이 생기게 되면 제일 먼저 찾는 사람이 가족이고,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는 않았다지만 남매라는 이름으로 얽힌 우리 두 사람은, 여느 남매보다도 더 친밀한 사이를
유지해왔다.
오빠가 결혼을 하게 된 이후로 이렇게 마주하기가 힘들게 된건 사실이지만.


‥. 안 물어보네.


잠시 그렇게 오빠의 눈을 마주하며 주저 앉아 있다가, 문득 입을 여니 무슨 말이냐는 듯 오빠의 미간이 다시 좁혀진
다.


왜 그 사람을 죽인건지. 안 궁금해..?


조금은 허탈한듯 웃어보이니 오빠의 입이 다물어진다. 물론 오빠 특유의 속 깊은 배려라고 해도 사람을 죽였다는데
농담인지 진담인지 확인조차도 없이 금새 찾아온 오빠는 조금 이상했다. 마치.


…. 다 알고 있었던 건 아냐?


그에 다시 불안해진 눈으로 그의 얼굴을 살피자 정곡을 찔렸다는 듯 오빠의 시선이 아래를 향한다.

설마. … 진짜 다 알게 된 건 아니겠지?

미니반쪽 2009-03-14 17:12   좋아요 0 | URL
오~ 피한방울 안섞인 남매라.. 점점 더 흥미진진^^

TensHiAIkO 2009-03-14 19:53   좋아요 0 | URL
끄아아 - 북키드님 ~~
완소시라는 ㅎㅎㅎ

근데 그 진짜를 안적어 주셨군요 ㅎㅎ 저도 안정했었는데 ;;

어떻게 나갈까요 ㅎㅎ

TensHiAIkO 2009-03-14 20:41   좋아요 0 | URL
뒤에 더 연결하고 싶지만 지금 몸상태가 완전 안습 ㅠㅠㅠ
[리]로 어디까지 적었다가 컴퓨터는 꺼져버리고-_-;; 끙,,,
내일까지인데 ㅎㅎ
마무리가 정말 궁금해 져요~~

사실이 뭐가 되느냐가 결정적이겠군요 !!


book kid 2009-03-15 11:03   좋아요 0 | URL
다 에서 밝히는건 너무 빠른 전개 아닌가 싶어서^^; 이러나 저러나 끝은 첫 글의 사람이 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한 이야기 당 네 사람이 필요하다니 뭐... 오늘까지인가요. 이왕이면 끝을 보고 이벤트가 끝이 났으면 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가득 가득. 일단 모두 짱이셨답니다. 짱짱. 이벤트고 뭐고를 떠나서 릴레이의 묘미를 알 수 있었던? 한번 제대로 써보고 싶어지네요 릴레이 소설^^.

TensHiAIkO 2009-03-15 16:26   좋아요 0 | URL
book kid님 - 그죠그죠 ㅎㅎ 생각보다 부담없고,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이어갈 수 있었어요. 내가 가진것의 150%를 만들어 냈던 기분 ㅎㅎㅎ
재미있었는데;;
아쉬워요 ㅎㅎ

저도 릴레이소설은 아닌데,
공지영님 별로 안좋아 하다가 사랑후에 오는것들, 읽고 반했다 할까요, 그 뒤로는 계속 챙겨보고 있어요 ㅎㅎㅎ

릴레이소설의 매력!! 다음에 또 하고 싶어요
book kid님 - 그죠그죠 ㅎㅎ 생각보다 부담없고,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이어갈 수 있었어요. 내가 가진것의 150%를 만들어 냈던 기분 ㅎㅎㅎ
재미있었는데;;
아쉬워요 ㅎㅎ

저도 릴레이소설은 아닌데,
공지영님 별로 안좋아 하다가 사랑후에 오는것들, 읽고 반했다 할까요, 그 뒤로는 계속 챙겨보고 있어요 ㅎㅎㅎ

릴레이소설의 매력!! 다음에 또 하고 싶어요

TensHiAIkO 2009-03-15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 리셋 시킬 수 없을까. 몇 번이나 생각했어. 오빠한테는 항상 감사해.

국제전화 특유의 뚝뚝 끊김이 싫었다. 전화 감이 먼 만큼 오빠는 내게서 멀리 있는거란 생각을 하면,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안되는걸 아는 어른이라면 그만하자고 몇 번이나 다짐했다.

결국 어디로 처리했는지 안가르쳐 주는구나.
... 응. 어디있는지 알면 너는 경찰서로 달려갈거 같아서.
후후.. 맞아. 그만큼 오빠가 나에게 미안해 한다면 죄값을 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는걸 ㅎㅎ
내가 왜 너한테 미안해 해야 하는건데?
아냐. 그냥 해본말이야. 다음에 또 전화할게.
연락처, 가르쳐 주지 않을거니?
... 응. 잘 지내.
그래.

몇 초의 침묵끝에 또 내가 먼저 끊는다. 침묵을 이기지 못하는건 나다. 먼저 백기를 들고 먼저 내 무덤을 판다.
먼저 삽을 들고 먼저 땅을 파고, 먼저 들어가 누우면... 오빠는 나를 건져낸다.

전화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 여름의 끝이었으니까. 둘 다 실수였지.

오빠와의 전화는 불편했다. 뜨거운 마이애미의 햇빛보다도 더 불편했다.


내가 중 3, 오빠가 고등학교 2학년때 우리는 잤다.

아버지는 다정했고, 어머니는 다감했지만, 우리의 사실이 드러나는건 어렵지 않았다.
여자가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나에게는 가정이란게 깨어졌다.
큰아버님 생신으로 친척들이 대구에 모였다. 정말 더웠고, 곧 지루해졌다. 끊임없이 떠벌거리는 고모들은 심심해 졌는지 우리가 집에 있다는 것을 잊었었나보다. 아니면 성대조절을 잊었던가.

처음듣는 사실에 우리들은 아연해졌고, 나는 낮게 울었다.
반항심을 갖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그만큼이면 족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외출했다 저녁 늦게 들어왔다.

그 뒤부터 오빠는 무척 미안해 했다.
그리고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몇 년간 자주 마주치지 않았지만, 오빠는 항상 내 곁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랬다. 힘든일이 있으면 먼저 와서 도와줬다.

나는 생각한다.

그날 어쩌면 오빠가 그 사람을 부추기지 않았을까.

야. 윤하나. 너 니 오빠 진짜오빠 아니라면?
자꾸 피하는 이유가 그거였냐?
이뻐라 해주니까 앞뒤 안보이디? 그 사람이 그렇게 좋으면 그쪽으로 가던가.
내가 널 놔줄거 같아!!

미친듯이 지르는 소리는 어느샌가 멍멍해져 버렸으니까.
그리고 죽으버렸으니까 정확하게 뭘 들었느지 물어볼 수 없었다.

그 뒤로,
오빠가 시키는 대로 실종신고를 하고 시키는 대로 진술을 하고, 그리고 떠났다.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이제 2년이 지났다.





루우 2009-03-16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 쿠웅, 쿠웅.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이상하네.
그러나 나는 빙긋 웃으며 가슴께를 꾹 눌렀다.
손 아래로 다정하게 뛰고 있는 심장이 느껴졌다.

하늘은 눈부시게 맑았다. 천천히 눈을 감자 눈꺼풀 아래로 쏘아붙이듯이 아린 붉은 빛이 스며들었다.
마치 그 날의 그 불길한 빛깔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더 맑은 빛을 띄고 있겠지.

선명하게 고인 푸른색의 하늘이 점차 으스러진 루비색으로 물들어 갈때쯤 눈 앞에 보이는 인영에 아플정도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고운 흑색을 띄고 있는 실루엣이 점차 자라나더니 곧 나를 끌어안는다.
그리운 체취가 물씬 밀려들어 나는 행복감이 벅차올랐다.


-왔어?
-응, 늦어서 미안.


여전히 결 좋은 긴 머리카락이 내 볼을 간지럽혔다.
새하얀 피부, 커다란 검은 눈. 모두 하나도 변하지 않아 나는 작게 웃었다.


-힘들었지?
-아니, 조금도.
-내가 했어야 하는 일인데.


그녀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똑바로 바라본 그녀의 눈은 이제야 나와 같은 선에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는 환희가 넘치고 있었다.

미안, 오빠.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한때 내가 새언니라고 불렀던.
미안, 오빠.
오빠는 진심이었다. 그것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그 상냥함, 온기, 미소. 그리고 죄책감.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그 애정이 가득한 눈을 보고선.
그리고 고마워, 오빠.
그때 내 등을 떠밀어 줘서.
생각보다 훨씬 더 지분대서 떼어내기 귀찮은 찰나에 오빠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중3무렵, 나는 그녀와 싸웠다.
그 뿐이었다. 오빠가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하며 행복해 했을지도 몰랐던 그 일은, 그저 그녀에게 보이기 위한 내 고집이었다.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건, 그저 내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스물 여섯, 그녀는 나와 싸웠다.
그녀의 고집은 보란 듯이 오빠와 결혼해 버리는 것이었다.
나 또한 고시생 한명을 잡아 고집을 부렸다.
그렇게 기우뚱거리던 관계는, 오늘 그녀가 한때 나의 오빠였던 사람과 영원히 결별하면서 완전해졌다.

봐, 오빠.
오빠는 그녀를 일년 씩이나 얽매고 있었으니까 나한테 미안해 해야 하는 거야.
게다가 2년 씩이나 부추기지 못하기까지 했어. 이제 알겠어?

나는 미소를,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뜻모를 눈물이 흐르더니 옅게 불어온 바람에 흩어졌다.

안 되지.
난 손으로 가볍게 남은 눈물을 훔쳐내었다.
그제야 허전함은 날아가고 민트냄새가 나는 홀가분함이 밀려들었다.

이제 진짜 안녕, 지지대였지만 햇빛을 가려버릴 만큼 갑갑했던 내 오빠.
눈 앞에는 이제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강렬한 햇살과 함께 내가 직접 그녀의 손을 잡고 걸어갈 길만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었다.




TensHiAIkO 2009-03-16 18:16   좋아요 0 | URL
마무리 감사합니다.

미니반쪽 2009-03-17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어젠 휴일이라 빈둥빈둥 노느라 이제야 들어왔내요^^ 릴레이 이벤트 참 재밌내요.. 다른 분들 글도 다 재밌고... 다음에 또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만..제가 또 쓸 수 있을런지는...사실 첨에 쓰는 것보다 이어나가시는 분들이 참 대단하신거 같단 생각이..^^ 모두 재밌었어요~~ 좋은 글 보고 즐긴 걸로도 만족이내요~~헤헷

TensHiAIkO 2009-03-1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벤트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