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성년 -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작가들의 청소년 희곡집
김나정 외 지음 / 이음스토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작가의 말

우리가 아직도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미성년/비성년)같고 딱히 잘난 것도 없는 사람들(B급) 인 것 같아서 'B성년'이라고 지었다.

 

 

1. 방과 후 앨리스

2. 바람직한 청소년

3. 美성년으로 간다

4. 복도에서

5. 개천의 용간지

6. 한번만 좀 때려볼 수 있다면

 

 

오랜만에 읽은 희곡집인데, 정말 청소년을 위한 희곡집 답다고 생각했다.  

6명의 작가를 알게 되었고, 희곡집 특유의 문제를 콕 찝으면서도 캐릭터를 살리는 유머러스함에 상큼한 기분이다. 별 다섯개를 줄만큼 아깝지 않은 책이었고, 각각의 6개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소개해주고 싶지만 재미를 위해 아껴두기로 했다.

 

청소년들의 문제는 청소년이 직접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고현과 남열이 만든 '방과 후 앨리스'

교우관계, 가족관계, 연애 등 예의치 않은 문제를 들고 나타나는 의뢰인과 사건에 두 사람은 머리를 쥐어짜내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과정은 코미디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 자체가 코미디 적이진 않다. 또한, 언제나 어른의 말처럼 답이 있고, 해결을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간혹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문제를 자신들의 시각으로 보고, 문제와 해결점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공감할 수 있는 것인가?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어른들이 해결할 수 있으며, 극복할 수 있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른들은 그 시기를 지나쳐 온 어른이기 때문에, 자신의 입장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 '요즘 청소년들~'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을 볼때면 나 역시도 옛날과 요즘 청소년들이 많이 달라졌는지, 요즘의 기준은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하고, 또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 질때가 있다. 그말을 딱! 방과후 앨리스가 말하고 있다.   

 

 

비행청소년 현신과 게이청소년 이레에 대한 '바람직한 청소년'

이레는 상위0.3%에 드는 공부 1등의 수제다. 지각도 한번 한 적이 없었지만, 이레는 남자를 좋아한다.

어느날, 지훈과의 키스사진이 떠돌고 범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인물.  

출석일수도 좋지 않고, 싸움과 삥뜯는건 기본인 현신은 전형적인 비행청소년이다. 

어느날, 이레에게서 자신의 키스사진을 찍은 범인을 찾아주는 인물.

그들과 함께 등장하는 극중 어른들 역시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청소년이 되길 바하지만, 정작 어른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다.

제목에 경의를 표하며 박수를 친 작품. 바람직한 청소년이란 어떤 청소년일까?

공부도 잘하고, 교우관계도 좋고, 아무런 문제없이 무탈하게 자라는 청소년. 그게 과연 바람직한 청소년일까?

청소년이란 당연히 방황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방황을 하는데, 청소년은 오죽할까.

개개인이 다른사람인데 각각의 행동이 다르고, 서로의 문제가 다른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 역시 같은 문제를 보더라도 친구와의 바라보는 관점, 의견, 시각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 

 

 

팬픽을 쓰는 공상적인 여고생 시은과 틱장애를 가진 가출 소년 33세 설주의 이야기 '美성년으로 간다'

성년이 된다고 해서 상처받던 일들이 상처받지 않을 수 없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 실수는 물론이고, 용서를 구하기도 한다.

나 역시 성인이 되었지만 매번 실수하고 사과하고 ...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

어른도 이렇게 힘든데, 청소년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겠지. 

 

 

분명 친한 친구였는데, 어느 순간 서로가 멀어지건 왜일까?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에 대한  ' 복도에서 '

분명 친했는데, 어느순간 친하지 않게 되는 걸까? 어느순간 돌아보니 멀어져 있었고, 또 다른 친구가 생겼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청소년기에 흔히 있는 일이었다.

복도에서는 이해할 듯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옛날 친했던 친구를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칠때, 그 오묘한 기류가 생각나기도 하는... 

 

 

대기업에서 정리해고 당한 아버지들과, 그들을 토대로 연극을 꾸려나가려 하는 청소년들의 대한 ' 개천의 용간지 '

어른들의 문제가 비단 어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른들의 문제의 여파는 청소년들에게도 전달이 되고, 청소년들 나름의 생각을 거친다.

파업의 중심에 있던 아이와 파업과 상관없는 아이로 나뉘어져 다투고 싸우지만 청소년이란 해야할일도, 하고싶은 일도 많다.

요새는 공부,공부,공부라는 말을 하느라 공부만을 하는 아이들이 많은거 같지만, 청소년기때만큼 자유롭고 하고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어느새 대학생, 사회인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물리적인 여건에 따라 선택해야 할 때도 오니까. 더더욱 나이가 든다면 두려움에 못할지도.

 

 

 

동효와 중길, 중길과 정길, 정길과 승구, 항석과 대웅.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에 대한 ' 한번만 좀 때려볼 수 있다면 '

삥을 뜯기는 아이가 있다면, !삥을 뜯는 아이가 있고, 빚쟁이가 있다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든, 어디서든 알게 모르게 주종관계가 맺혀 있다는 것을 나도 느낄때가 있다.

그리고 대게 나보다 강한 사람에게 '주'가 되는게 아닌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주'가 되는 현실.

 

 

청소년 희곡집을 만들게 된 계기가 우리나라 청소년 희곡집이 없어서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청소년들이 시나리오로 연극하기 좋도록 연극의 배치도도 그려져 있고, 활용방법이나 중간에 내용을 추가해도 좋다는 상냥한 멘트까지 적혀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연극도 보았고 해서 연극의 무대를 상상하면서 즐겼다.

6가지 이야기 모두 연극으로 상영한다면 직접 볼 의향 100%다.ㅎㅎㅎㅎㅎ

그 중에서도 개천의 용간지는 청소년 아이들과 청소년아이들의 연극무대(극중 어른들)을 교차시키며 연극하면 진짜 재미있을거 같다 ㅋㅋ 연극속의 연극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듯! 감성적인게 주 무대였던, 방과후 앨리스나 바람직한 청소년도 기대된다.  

 

 

 

 

   

고현   (전문가흉내) 요즘 청소년들의 자기 중심적 사고가 문젭니다. 지들 멋대로 하려고 드는 것이 문제죠.

남열   (전문가 흉내) 아니죠, 요즘 청소년은 자아가 없어요. 남의 눈치만 보고 또래 집단이나 유행을 무작정 따릅니다.

고현   아니라니까요. 요즘 청소년들은 자기 밖에 몰라요.

남열   요즘 청소년들은 자기들 생각이란 게 없어요.

고현    요즘 청소년들은 미성숙해요. 몸만 컸지 아깁니다. 참을 성도 없어요.

남열   요즘 청소년들은 겉늙었어요, 순수함을 잃어버렸습니다. 청소년다운 패기가 없어요.

고현    어쩌라고?

남열   어쩌자고?​

 

- 바람직한 앨리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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