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 에이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7
고수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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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칠성 에이스’는 야구를 소재로 한 일제강점기 배경의 청소년 소설이다.



꽤나 독특해 보이는 조합이다. 야구를 소재로 한 것이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것은 있었지만 이 둘을 조합한, 심지어 청소년 소설은 있었나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다. 그건, 이런 소재 조합을 선택한 것이 그 자체로 좀 뚜렷한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하게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는 거다. 야구 얘기만으로도 한 권을 다 채울 수 있고, 일제강점기에서 받고 또 견뎌야만 하는 차별이나 그로 인한 갈등 같은 것으로도 그러하며, 그런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 선 청소년의 이야기라는 것도 볼만한 이야기가 될 법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장 두드러지는 단점 역시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는 거다. 주요 소재 세 가지(야구, 청소년, 일제강점기)가 모두 일정 이상은 빠뜨리지 말아야 할 이야기나 배경, 관계 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자칫하면 소재에 휘둘리느라 어느 하나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안 좋은 의미로 전부 다 그만그만하게 건드리려 보기만 한 것에서 그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긍정과 부정을 모두 갖고 있다.

부정적인 것은 역시 우려했던 대로 짧은 분량으로 모두를 충분히 다루기는 좀 부족했다는 거다. 어떤 것은 대충 넘어가고, 어떤 것은 다소 급박하게 진행시키며, 심지어 개중에는 조금 무리하게 장치적인 진행을 해버리는 것도 있어서 순간적으로 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깨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주요 요소들을 너무 어색하거나 서로 반발하지 않게 청소년 소설이란 큰 틀 안에 잘 버무려 넣었고, 전개와 방식 등은 아쉬웠으나 이야기 자체는 그래도 충분히 받아들일 만했기에 결론적으로 그리 나쁘진 않았다.

개인적으론 그리 선호하지 않는 소위 열린결말스러운 마무리도 어쨌든 이 소설이 스포츠나 역사가 아니라 청소년에 방점이 찍힌 것이기에 감안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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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강 웅진 세계그림책 271
에런 베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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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에런 베커(Aaron Becker)’의 ‘나무와 강(The Tree and the River)’은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짧은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아름드리나무가 자리 잡은 강변 숲을 비추면서 시작된다.

이 평화로운 숲에 어느 날 인간들이 찾아오고, 그들은 강 주변의 울창한 나무를 베어 집을 만들면서 차츰 숲에 정착해 나간다.

자리를 잡은 인간들은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울타리를 쳐 경계를 만들고, 서로의 구역을 나누며, 계속 발전하고 또 반목하게 된다.

숲은 나무를 소비하려고 또 인간들이 자신들의 머물 곳을 만들려고 지속적으로 깎여나가게 되고, 자연스럽게 흐르던 강줄기도 강물을 이용하거나 하기 위해서 뒤바뀌면서 우거지던 녹음은 가고 점점 우중충한 잿빛만이 들어차게 된다.

책은 겨우 짧은 몇 장의 그림만으로, 인간과 인간 문명의 발생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역사, 그리고 늘 그 뒤에 있었던 자연의 이야기를 실로 굉장히 함축적으로 잘 담아냈다.

게다가 단순히 시대에 따른 모습을 묘사하기만 한 게 아니라 계속해서 등장하는 요소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을 통해 연속으로 이어지는 흐름과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게 하기도 했다. 덕분에 글은 하나도 없는, 그림만 있는 그림책인데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큰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

그 이야기 자체는 어찌 보면 좀 많이 본 뻔한 것이라 할 수도 있다만, 그걸 굉장히 잘 담아낸 데다, 무엇보다 보여주는 방법이 훌륭해서 절로 감탄하게 한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것 역시 그래서 보고 나서는 생각에 잠기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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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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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에쿠니 가오리(江國 香織)’의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シェニール織とか黄肉のメロンとか)’은 오랫만에 만나 세 대학 동창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인 세명의 대학 동창은 50대 후반의 중년 여성들이다. 대학 이후로 무려 30여년 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만큼, 이들은 일부러 그렇게 짰나 싶을 정도로 서로 다르다. 주부, 작가, 오랫동안 해외에서 금융회사일을 하다 돌아온 사람까지 말로만 얼핏 들으면 접점이라곤 없어보이는 기묘한 조합이라서다.

서로 다른만큼 캐릭터도 꽤나 분명하다. 그 중에서도 해외에서 온 ‘리에’가 특히 그러해서, 자칫하면 무례하고 안하무인이라 생각할 정도로 거침없는 그녀는 자연스럽게 이야기 초반에 가장 눈에 띄는 편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종종 튀어보이기도 하는 행동과 생각도 금세 다른 친구들에 의해 옅어지며, 이것은 셋의 주변 사람들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더욱 연해지게 된다. 그렇게 특별한 것 같으면서도 별 것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참 어떤 이야기라고 하기 어렵다. 굳이 하나를 꼽는다면 일상물이라고 할까.

그런 소소한 이야기가 여러 인물들을 오가면서도 분주함없이, 곤경에 처하거나 고민에 빠지는 등의 큰 굴곡같은 것도 없이 잔잔하게 이어지는데, 보다보면 묘하게 몰입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들은 엄밀히 말해 그렇게 일반적인 인물들이 아니다. 남들이 보기엔 불쾌할 수 있는 것도 할 수 있고 그걸 별 대수로운 것도 아닌 양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단순히 문화차이가 있어서 독특하게 느껴지는게 아니라, 이들의 관계가 특별해서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일상적인 이야기인 것만도 아니다. 어쩌면 그런 점이 흥미를 돋구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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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종족의 탄생 5 : 분열된 숲 전사들 5부 종족의 탄생 5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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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5부 종족의 탄생 5: 분열된 숲(Warriors: Dawn of the Clans #5 A Forest Divided)’은 시리즈 5부 다섯번째 책이다.

생각보다 잘 이끌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프리퀄이라는 태생 때문에 이야기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거나 개별적인 재미요소를 더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고, 그래서 실제로 설정상의 문제같은 것을 드러내면서 시작하기도 했었는데 결국 전체적으로는 나름 볼만한 이야기를 내놓지 않았나 싶다.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들만 등장시킨 것에 가까운데, 그들에게 애정을 갖고 보게 하는 것도 잘 한 편이다.

당연히 이건 메인 시리즈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메인 시리즈의 후계들이 사랑했던 캐릭터와의 연결점이 있기에 개개인만 놓고 보면 좀 마뜩잖은 면이 있을지언정 그래도 지켜보자 하고 인내하게도 만들고 비교적 쉽게 애정하게도 했었던 것처럼, 이 프리퀄 시리즈의 주요 인물들 역시 메인 시리즈의 고양이들로 이어지는 관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정을 붙일 수 있게 한다는 거다.

이런 메인 시리즈와의 연결점은 또한 후반에 이르른 5부의 이야기를 다소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평이한 일상만이 이어진다거나 하는 것 아니지만, 이들의 미래가 이미 정해져있고 독자도 그걸 알고있다는 게 좀 크다.

그래도 갈등 요소를 이용해 톡 튀는 맛을 더하고, 그것을 겪어내는 것을 통해 주요 고양이들의 생각과 개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성향과 역사가 후대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생각해보게도 되는데, 그러면서 5부의 캐릭터들을 5부 당시로서만이 아니라 메인 시리즈와 결부해서 평가하게 된다는 게 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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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
황민구.이도연 지음 / 부크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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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희’는 법 영상 분석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현대는 일종의 감시사회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지켜보는 소위 ‘빅 브라더’가 있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개인이 휴대폰 등을 통해 손쉽게 동영상을 찍을 수 있을 뿐 아니라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이 널리 보급되어 많은 곳에서 영상 기록을 남기고 있다보니 이런 것들을 모두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기면서 그를 방지하고 하는 목적으로 일부러라도 CCTV를 더 철저히 설치하기도 해서 더 그러하다.

그러므로, 적절한 절차를 통해 그것들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어쩌면 누군가가 언제 무엇을하거나 또는 겪었는지를 그리 어렵지 않게 밝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상 기록이라는 비교적 객관적인 사실을 남기는 제3의 목격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법 영상 분석’은 그런 녹화 영상에서 법적 증거를 찾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넓게 보면 영상의 확보에서부터 등장인물을 판별하고, 영상속 각 인물은 어떤 행동을 하며,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까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영상 자체는 악의적으로 조작하지 않는 한 단지 있었던 일의 한 측면만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결국 그걸 보는 사람에 달렸다. 때문에 법영상분석가는 개인의 감정이나 위치, 상황에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결론을 내릴 것이 요구되며, 이것이 법 영상 분석 결과에 의문을 갖기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런 법 영상 분석가와 법 영상 분석을 꽤 흥미롭게 다뤘다. CSI의 기술 부서처럼 단지 수사를 도와주는 역할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연관이 있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탐정물의 형식을 취함으로써 독자가 더 쉽게 몰입하도록 만든다.

최초에 제공받은, 또 추가로 얻게된 자료를 분석하는 것 등을 통해 법 영상 분석이 어떤식으로 이뤄지며 거기에 무슨 기술이 사용되는지도 간접적으로 소개해 이에 대한 흥미를 해소해주기도 한다.

다만, 이야기 자체는 좀 단순하다. ‘혹시 이런 거 아니야?’하는 게 딱히 흔들리지도 않고 많은 부분 들어맞는다. 그래서 나름 미스터리 소설이라 할 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재미를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다. 전체 구성도 엄청 대중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라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딱히 막 늘어지거나 하지는 않아서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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