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연두 특서 청소년문학 38
민경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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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연두’는 자폐장애인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교육을 받고 자라며 소위 사회하는 되는 과정을 거치며 소위 ‘일반적’이라고 하는 잣대를 머리속 깊숙이 새김받게 되며 그를 통해 마치 서로가 유사한 사람인 양 서로를 속이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어떻게든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며 개중에는 그럴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장애인이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이 소설이 소재로 삼고있는 자폐장애인은 1000명이 있으면 1000 종류의 자폐가 있다고 할 정도로 기존의 사회적 잣대로는 가늠할 수 없고 그래서 (다른 사람의 사례를 그대로 참고할 수 없기에) 어려움이 많은 걸로 알려져있다.

자폐장애인들이 보이기도 하는 독특한 고집이나 낯선 반응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을 말하는 걸까.

소설은 가장 무난하고, 그래서 현재로서는 거의 정답에 가깝다고 보는 의견을 네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화두에 올리고 전달한다.

비교적 짧은 청소년 소설이라서인지 등장인물들은 다소 특정 성격이 강하게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꽤나 불편한 장면들을 많이 연출하는데, 저자는 그런 불편함을 전혀 위장할 생각없이 거침없이 그려냈다. 그래서 좀 평면적으로 보이기도 하나, 대신 하려는 얘기는 흐림없이 분명하다. 일부는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뱉어내기까지 해서 더 그렇다.

그런 점은 소설적으로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나 그런 대사가 나오는 흐름도 어색하지 않고 무엇보다 공감할만한 이야기라서 그리 어색하게 튀거나 하지는 않는다.

소수라고 따돌림이나 차별의 대상이 된다든가,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혹은 과하게 반응하는 등의 문제도 적당히 잘 다룬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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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에게 그래픽 노블 1
이루리 지음, 모지애 그림 / 이루리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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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에게’는 슬프고 가슴 아픈, 그래도 위로와 희망을 남기는 그림책이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용이 어려워 이해하기 힘든 것도 아니고, 하려는 얘기가 불명확해 갈피를 잡기 어려운 것도 아니며, 심지어 그게 공감점이 낮거나 소수만이 경험하기에 일반적이지 않다고 치부할 것도 아닌데도 어땠다거나 하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딱히 외적인 이유 같은 게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러니까 무슨 정치인처럼 대충 뱉었다가 말실수를 해서 욕을 먹고 곤욕을 치른다거나 하는 걸 신경 써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다.

그보다는 작품에 압도되어서 그런 것에 더 가까운 게 아닌가 싶다. 보았던 것, 그로부터 느꼈던 것들이 그만 식어버리고 흩어져버릴까 봐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앞서 얘기했듯 딱히 거창하거나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야기는 동화 형식으로 쓰인 만큼 실제를 감추고 은유적으로 그려낸 부분도 있으나, 혹시나 잘못 읽히는 일이 없게 떠먹여 주는 식으로 거의 주제를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에 가깝다.

단지 그것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진지함과 심각함이 무겁고 그것이 조금이라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다 보니 한차례 그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되어서 그런 것이다.

인간이란 매번 후회하고 다시금 다짐해도 또다시 잘못을 저지르기에 이 이야기가 들려주고 전해주는 것은 얼마나 지나도 바래지지 않을 것 같다.

작가가 이야기로 써냈던 것을 그래픽 노블화도 잘했다. 흑백과 거친 질감의 사용이 사뭇 잘 어울려 이야기를 잘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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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북 Wow 그래픽노블
레미 라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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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 라이(Remy Lai)’의 ‘고스트 북(Ghost Book)’은 귀신을 보는 소녀와 남자아이 귀신의 모험을 그린 만화다.

소재를 정말 잘 담아냈다.

서양에서는 귀신이라 하면 좀 호러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일종의 무차별 살인마나 재해의 일종처럼 다뤄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것은 아마 인간과 귀신, 신이 연결되며 세계관이나 윤회사상 같은 것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에 비해 동양에서 귀신은 좀 무섭기도 하지만 또한 측은한 존재로도 여긴다. 왜냐하면 귀신은 애초에 사람에서 비롯한 것인 데다 그 사람의 기억과 감정 등을 모두 간직한 그 사람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영혼의 발현으로 보는 데다, 무엇보다 정상적으로 귀천하지 못해 현세에 남겨진 다시 말해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는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이 꽤나 다른 동양적 귀신의 개념을 정말 잘 그려냈다. 저승사자라거나 생사부, 그런 것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오류나 우회로 같은 고전 이야기에서도 많이 다뤘던 요소도 제대로 사용했다.

이야기의 시작과 그로 인해 생겨난 갈등, 그리고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까지 전체적인 이야기의 완성도도 상당히 좋다.

귀신과 저승 등 다른 세계를 그린 것도 매력 있고 흥미로워서 빠져들어 보게 한다.

마치 한편의 애니메이션 같다는 것도 그렇고 귀엽게 재해석해 그린 귀신이나 또 다른 세계로 가 모험을 한다는 것 등은 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야기는 음력 7월에 저승문이 열려 죽은 사람들이 이승에 방문한다는 중국의 중원절(中元節) 또는 귀절(鬼節)을 주요 소재로 저승의 존재들을 적당히 등장시켜 버무려낸 것인데 꼭 그런 중국 문화를 모르더라도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이야기 전개도 무난하고 한국인은 비슷한 문화도 있기 때문에 쉽게 이입할 수 있다.

중국 문화를 소재로 했기에 중국 출신인가 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나고 싱가포르에서 자라 호주에서 사는 작가라니 조금은 놀랐다. 동양 출신이지 않을까 할 만큼 소재 사용이나 이야기가 무리 없고 괜찮았어서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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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나자
심필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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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나자’는 복수와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좀 익숙한 느낌이 든다. 마치 과거 느와르 영화 같다는 데자뷔를 느끼게 하거나 그런 작품에 대한 기억을 되새김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이것은 꽤 비슷한 기본 설정이나 캐릭터, 이야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성도 그렇고, 그들의 소위 밑바닥 인생에서 구르다가 결국 뒷세계에 빠져들게 된다는, 말하자면 조폭이란 테마의 인생사, 그것과 서로를 속이고 이용해 먹으며 종국엔 배신을 하는 등 인간의 부정적인 부분에 집중한 이야기와의 조합은 한때 이상하게 인기를 끌며 우후죽순 뱉어져 나왔던 조폭미화물이나 느와르를 많이 떠올리게 한다.

그로인해 생기는 장단점은 분명하다. 장점은 과거 그런 이야기들이 그랬던 것처럼 묘하게 끌리기도 하고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하게 한다는 것이고, 단점은 당연히 낯익기에 좀 뻔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런류를 많이 접했던 사람이라면 살짝 피로감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만큼 거기에 의외의 설정을 더하고 그를 통해 이야기가 뜻밖의 방향성을 갖게 한 것은 나쁘지 않다. 중간에 이야기를 한번 환기해 주며 너무 뻔하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만, 그게 잘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충분히 밑밥을 깔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드러난다기보다는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는 것에 가까워서 이게 뭐지? 하는 의문을 남기며, 이야기를 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하려는 이야기나 결말 같은 것도 다소 그렇다.

이야기도 딱히 속 시원하게 보여주거나 하는 게 아니라서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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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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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三津田 信三)’의 ‘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歩く亡者 怪民研に於ける記録と推理)’는 오싹하고도 유쾌한 오컬트 미스터리 소설이다.


조합을 참 잘 짰다. 오컬트와 민속학은 그 자체로도 찰떡궁합인 소재다. 물론, 민속학과 미스터리도 조금은 그렇다. 하지만, 오컬트와 미스터리에는 좀 간극이 있는데, 그걸 서로 조금씩 관련이 있는 소재들로 다리를 놓음으로써 그쪽에서 이쪽, 다시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가는 다리를 만들고 실제로 그게 크게 이상하지 않게 옮겨가도록 이야기를 짠 것도 훌륭하다.

조금 과한 칭찬으로 시작한 것 같은데, 쫌 냉정하게 본다면 구도가 다소 뻔하고 심지어 그게 똑같이 반복되는, 그렇기에 어찌보면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 흔한 시리즈형 옴니버스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만, 미지로인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민속학이 곁들여진 오컬트와 인간에 의한 사건에 초점을 맞춘 본격 추리 각각의 완성도도 꽤나 괜찮고, 그 전환 역시 괜찮게 해냈기 때문에 꽤나 기획도 좋고 그걸 이뤄낸 완성도도 꽤나 좋다.

물론, 호러를 겸한 미스터리물로서는 물론 시대를 건너뜀으로써 주인공들이 직접적으로 사건을 마딱뜨리지는 않는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하다는 단점도 있고, ‘허구추리’로 대표되는 상황을 적당히 설명해주는 납득할만한 거짓말을 만들어낸다는 식의 마무리도 이제는 다소 식상한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판타지와 결합하여 말 그대로 없는걸 얘기하던 ‘허구추리’와는 달리 정말로 있을법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은근히 과거의 괴담들을 그런 식으로 되돌아 보게 한다는 점도 그렇고, 사연자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하면서도 주요 캐릭터들 역시 개성있고 매력있게 그려내서 꽤나 보는 맛이 있다.

증언을 사건으로 재구성하는 솜씨도 좋아서, 본격 추리 특히 그 중에서도 소위 ‘안락의자 탐정’이라 하는 부류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컨셉과 캐릭터가 괜찮았기에 더욱 마무리가 아쉽게 느껴지는데, 과연 후속작으로 시리즈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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