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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누라를 어쩌지? - 사랑과 결혼에 대한 유쾌한 상상
박완서 외 지음 / 정음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요즘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책을 고를 때 특히나 '박완서' 로 검색을 많이 하여 그의 작품을 자주 읽으려 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 박완서로 검색을 하였다가 '아내가 결혼했다'처럼 흥미진진한 장편 소설일 거라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하였으나 박완서 외의 열 여섯 작가가 사랑과 결혼에 관련한 작품을 쓴 것을 엮은 책이었다. 사실 그 사실을 알고 허탈한 마음이 없지 않았으나, 새로운 작가를 만날 수 있어서 신선하기도 하였고, 기쁜 일은 아니었으나 중간 중간 오자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던? 그런 책?!ㅋ 특히나 아이들 일기를 검사하면서 '부엌'과 헷갈려서 인지 '저녘'이라고 키읔 받침을 쓰는 녀석들에게 맨날 잔소리를 하던 나였던 지라 목차와 꼬리말에 붙은 '저녘'이란 오자는 계속 눈에 거슬려서 출판사에 넌지시 말을 해볼 생각까지??
여튼, 여기까지는 책 내용과는 거리가 멀고, 읽는 내내 지루해하지 않고 재밌게 잘 읽었다. 김지원 님과 김채원 님의 글은 아직 나의 독서력이 짧은 탓인지 그닥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으나, 다른 작품들은 다들 피식피식 웃음을 머금기에 충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보며 세상살이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겠지? 암 그렇고 말고, 아니, 이건 진짜 있을 만한 이야기 잖아? 등등 여러가지 상념들...
특히나 '살맛 나는 세상'을 읽으면서는 혜미라는 여 주인공이 어쩜 그냥 나에겐 그렇게 바보스럽고 끝에가서는 불쌍하던지,, '태산이와 유화','열쇠'.'커피 金','햇빛 속으로' '아내의 고리'등등의 작품 모두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겼다. 너무 많은 작품이라 일일이 언급하긴 뭣하고, 역시나 박완서 님의 작품 '궁합'의 마지막 부분은 무릎을 탁 치고 읽게 되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다.
궁합 中
"실례가 안 된다면 궁합을 보아드리기 전에 궁합의 유래부터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예로부터 궁합이란 게 소멸하지 않고 날로 발전해 온 과정 역시 남녀 간에 있어선 거의 영혼의 문제인 일방적인 사랑의 소멸과, 거기 따른 편리한 거절의 필요성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게 나의 현장 체험인데요. 선생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군대 다녀오는 내 기다려준 여주인공이 궁합이 안좋다는 이유로 헤어지자 했을 때 이를 갈며 찾아간 점집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그'는 어떤 심정이 들었을까? -_-'''
'후회의 백일잔치'.'돌잔치'를 읽으면서는 결혼 후 내 아이를 낳고 나 역시 이런 저런 고민에 빠지겠지? 라는 우스운 상상을 해보기도 하였고, '그렇게 깊은 뜻이!'를 읽으면서 나 역시 그 이야기 속 엄마처럼 되지 않을까 염려 스럽기도 하였고...
여튼 재밌는 상상을 해볼 수도 있었고,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미소 짓기도 해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괜찮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