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청소년 현대 문학선 36
박완서 지음 / 문이당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 한창 박완서님의 작품을 몽땅 읽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

그 많던 싱아는 어디로 갔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친절한 복희씨 이후 4번째로 선택한 작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출판 년도가 2002년이기 때문인지라 많이 들어본 듯한 작품이고 줄거리가 매력적이어서 선택했는데 서문에 밝힌 작가의 "요즘 시대에 와서 '여성 잔혹사'처럼 비춰질 수도 있는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작품은 작가의 걱정과는 달리 내 흥미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물론 작가의 연륜이 묻어나고 주인공의 나이대를 고려한 '친절한 복희씨'와는 느낌이 다른 문장으로 새로운 매력이 묻어났으며...

 
여튼, 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단 이틀이지만 그리고 아직 주인공에 비해 어리지만 잠시나마 '차문경'이 되어 이 세상에 관습화 되어온 여성에 대해, 경제력이 약했던 '엄마'란 존재에 대해 철저히 인색했던 우리의 가정법, 호주제 등에 대해 치를 떨었다. 글을 읽으면서 진짜 '차문경'이 그 혁준가 하는 천하의 나쁜 놈에게 문혁이를 뺏겼다면 잠시나마 '차문경'화 되어버린 독자로서 울분을 이기지 못하고 책을 찢어버리려 했을지도?! 

 
여튼 이런 여성문제에 대해 꾸준히 글을 써 온 작가들 그리고 그 밖의 노력을 한 여러 분들 덕분에 오늘날엔 호주제가 폐지될 수 있었고, 딸만 낳고도 아들을 끝까지 낳으려고 자식을 셋, 넷이나 보지 않는 가정이 많아지는 걸 보면 정말 감사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좋은 경험이었다. 인문학 계열 책도 좀 읽고 해야는데 요즘 박완서님 소설에 꽂혀서 이 책을 놓자 마자 바로 동작가의 '도둑맞은 가난'  '저 마누라를 어쩌지?' 이 두 권의 책을 저질러(?) 버린 나.. 그 책이 도착할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려나?!

 
마지막으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밥줄로 여겨왔던 교사직을 앞 뒤 사정 모르고 임신 사실을 단지 이혼녀의 문란한 사생활 때문이라고 여겨 학교에서 쫓아낸 이사회와 학부형들의 압박을 이겨낸 차문경, 놀이방을 하다 아파트 주민들의 오해에 쫓겨 일을 그만 두면서도 '문혁'이 엄마의 자리를 지켜 나가기 위해 애쓴 차문경을 존경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육필을 대신한 타이핑으로 '차문경 여사'어쩌고 저쩌고 하며 아이를 낳은 사실을 자신과 연관시키지 않으려 했던, 그러나 끝내 후처와 아들을 낳지 못하고 다시 차문경을 찾아 기필코 그녀에게서 문혁을 빼앗으려 했던 혁주라는 인간이 판사 앞에서 사실을 부정하지 못할 때는 정말 통쾌하다는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도 있었다. 

 
암튼, 한 마디로 바뀌어야 할 게 너무 많은 우리 사회다.

물론 책 마지막 장을 놓으면서 그 통쾌함과 함께 나도 어느틈엔가는 이 사회의 그런 인습에 길들여져 편견, 올바르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글 중...

 차문경 曰

"나는 그 애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애에 대해 많은 꿈이 있지만 그들은 계획이 있을 뿐이에요. 어떻게든 그 애를 그들의 구색을 완벽하게 할 도구로 삼아야겠다는 철저한 계획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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