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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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이제 자신의 꿈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저항군과 아직도 싸워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반동적 열기에 휩싸인 정부군 사이의 살육전이 되었다.(664쪽)


프로이센 군에게 쫓기는 프랑스 군의 상황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믿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적에게 대항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프랑스는 내부적인 분열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 프랑스가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는 공동의 믿음과 애국심의 열기가 프로이센 군과의 전쟁에서 발현되어야 했으나,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패주하면서 그럴 기회를 잃었다. 동족에게 총과 칼을 겨눔으로써 그때의 아쉬움을 달래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일까. 폐허가 된 프랑스에 남은 것은 오로지 적의와 분노뿐이다. 그 대상이 처음엔 프로이센 군이었지만, 이제 프랑스는 어느 방향으로도 가공할 만한 폭발력을 보여줄 만한 시한폭탄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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