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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 인생의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19년 11월
평점 :
이 책은 시와서 출판사가 진행한 이벤트를 통해 받게 되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데, 나는 그의 이름만 들어봤을 뿐이었다.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본 작가를 알게 되었으면 한다,는 사람이 꽤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의 이름은 도서관에서 본 적이 있다. 늘 둘러보는 신착도서 칸에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이 여러 권 꽂혀 있었다. 한 작가의 작품이 그렇게 많이 꽂혀 있는 경우는 드물어서, 도대체 나쓰메 소세키가 누구인걸까,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내 무지로 인해 꼭 읽어 봐야할 작가의 작품을 놓쳤다는 생각에 절망스럽다.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작가를 알고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쩐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한편으로는 뜻 밖에 기회를 얻어서 이렇게 하나 또 배울 수 있었으니 다행스럽다.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는 기고, 수필, 담화, 강연, 서간의 목차로 구분된다. <도련님>이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같이 소설 작품들을 제외하고,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세상에 남긴 글이나 생각들을 정리해 모아놓은 책이다. 일본문학을 전공하고 있거나, 개인적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을 사랑했던 독자들이라면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의 저작들에 대해 전혀 무지했던 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의외로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기고' 파트나, '서간' 파트에 적힌 여러 말들에서 위안을 얻거나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했다. 이런 느낌은 <모리와 함께하는 화요일>과 닮은 구석이 있다(물론 어느 장을 읽던 울컥하게 만드는 '모리 교수'의 매직은 여기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내가 누구든 붙잡고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그런데 작가의 인품이나 제자들에게 삶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모리 교수'의 모습이 엿보인다. 소세키의 제자들이 그의 서재에서 목요회를 열어 토론을 하기도 했다는데, 이것마저 '미치 앨봄'의 작품과 비슷하다.
나쓰메 소세키가 했던 말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구절을 몇 개 소개해볼까 한다.
-마음에 안 드는 일, 분통 터지는 일, 분개해야 마땅한 일은 세상에 먼지처럼 많이 있습니다. 그것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것과 싸우기보다 그것을 용서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훌륭한 것이라고 한다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당신과 함께 그것을 수양하고 싶습니다만, 어떠십니까?
-만약 도중에 안개나 아지랑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아아, 여기구나 하는 곳을 찾을 때까지 계속 가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
이전에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도서관에서 마주쳤을 때 읽어 봤었다면, 이번 산문집을 읽으면서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고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를 읽는 순서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본 작품 자체로도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의도치 않게 헉, 하고 숨을 들이키게 되는 삶에 유용한 말들을 손에 넣을 수 있을테니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