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아 또 왔구나.

지난해에는 네가 내게로 오려던 시간을 도망쳐

바다건너 머나먼 곳에서 어린 너를 겪으며 그리움과

설레임으로 싸우고 있었는데,

시간은 어느새 너를 보내고 나를 보내어

지난 25년을 마주친 네 얼굴을 다시 보게 해주었구나.

그 동안 잘있었니..?

비오면 다음날 찬바람으로 응석을 부리는 네 마음은 변함이 없구나.

삼일쯤 춥다가 사일쯤 따듯이 다독이는 것도..

크디큰 사람돌굴들 사이로 헤쳐진 낙엽이 네입김에 날리는것도..

이른 아침 말리다만 머릿결 살풋이 얼어 얼굴을 스치는것도..

꼭잡은 두손..  마음이 뜨거워 추운지도 모르는 연인들도..

환절기면 으례히 걸리는 감기와 쉴새없이 흘러내리는 콧물에

창피한줄 알면서도 휴지를 밀어 넣는 내 모습까지도..

같은 날자의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일들로 내가 어디즈음에 있는가 되물어 가며

각자의 삶속에서 웃고있어.

너는 어떠니..? 

내가 느끼는 너와 같이.. 같은 너로, 또한 다른 모습으로 여기 있는거니?

 

겨울아.. 겨울아.. 또 왔구나.

앞으로 3개월은 너랑 지내야 할텐데.. 잘부탁한다~.

 

겨울아 겨울아..  또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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