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햇빛사냥 ㅣ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2
J.M.바스콘셀로스 지음, 박원복 옮김, 김효진 그림 / 동녘 / 2003년 1월
평점 :
어린시절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묘한 감동이 온다. 이미 알고있는 내용인데 어찌된 일인지 전혀모르는 이야기인것처럼 느껴지고.. 그러나 감동은 두배. 어린왕자가 그랬고 톰소여의 모험도 그랬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역시 그런걸까..? 라며 찾다가 후속작들을 찾게 됬다. 햇빛 사냥이 2탄인걸로 알고있는데 내용에 보니 결말까지도 있어서 약간 헷갈린다~ ㅜ.ㅜ
제제는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생쯤 되었다. 여전히 꿈 많고 섬세하며 그만큼 생채기 많은 가슴을 안고 있다. 그의 심장에 어느날 두꺼비 한마리가 들어 온다. 스스로 아담이라는 이름을 밝힌 두꺼비는 곧 그의 친구가 되어 제제의 어린시절 그와 함께하던 작고어린새를 대신해 그의 심장에서 함께하기 시작한다. 바스콘셀로스 - 그가 제제를 벗고 입은 새로운 이름옷이다. 엉뚱한 상상과 남들이 생각하기 힘든 괴행들로 집과 학교에서 어른들 세계관으로는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생활을 하는 바르콘셀로스. 소년에서 청년으로 자라가는 과정.. 흔히 그렇듯이 반항과 일탈 약간의 뒤틀림으로 가득한 그의 일상을 늘 보살펴주는 것은 심장에 고이 간직하는 아담이라는 이름의 두꺼비와 현실의 아빠가 주지못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아빠상 모리스씨.. (영화배우 모리스.. 영화를 본후 바르콘셀로스의 아빠가 되었다.) 그들은 잘못된 판단과 사랑이라는 피할 수 없는 상처에 가만히 입김을 불어 상처입은그를 달래준다. 그런 그들은 바르콘셀로스가 열다섯이 되던해 떠나기 시작한다. 네가 용기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아담이.. 깊은밤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가슴속에 사랑을 싹틔우는 법을 배웠다며 모리스가 떠나갔다. 깊은 슬픔은 가슴을 적시고 눈가를 적시고 베겟잇 - 방 - 집 - 그리고 온세상을 적셨지만 아담의 말처럼 두려움을 극복하듯 슬픔역시 이겨내며 한층 더 성숙한 사나이가 되어간다.
두꺼비는 뭐고 모리스라는 사람은 모야? 라는 질문을 읽는 내내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3분의 2즈음하여 알게되었다. 그것은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어린아이만의 스승.. 동심을 가진 이만이 지켜낼 수 있는 순수의 결정체라는것을.. 그래서 나는 알 수가 없었구나.. 나는 이만큼이나 덜 순수하구나.. 갑자기 약간 슬퍼졌다. 그러나 내게는 아담이 없었고 그가 없어도 슬픔을 물리칠만큼 이미 자라나 있었기 때문에 금새 평온해졌다. 그들은 바르콘셀로스의 어린시절을 돌보는 마음속 허상의 새. 나의 새는 언제쯤와서 언제쯤 날아간 것일까..?
그는 40이 넘는 중년이 되어 실제 영화배우 모르스씨를 만나게 된다. 어린시절의 아빠.. 그에게 사랑을 전하고 떠난 아빠..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제의(바르콘셀로스)는 그에게서 아빠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그는 그의 아빠인적이 없었고 이미 알고있지만 제의는 금새 슬퍼지고 만다. 촉촉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거리의 골목길을 어른의 걸음으로 천천히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