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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ㅣ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 날아요 아빠 날아올라~!! " 라고 해석하기를 좋아하는 책. ^ ^ 전형적인 일본아빠의 삶을 살아가는 한 가장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변화를 일구어가는 이야기.
가족을 부양하는데 성실한 가장인 아빠는 여느 일본 근로자들과 다름없는 변수없는 생활을 한다. 일갔다가 지하철을타고 9시쯤 그와 비슷한 직장인들과 항상 마주치는 그 장소에서 동네 마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들어가는 생활. 어쩌면 그들을 인형처럼 그리며 읽는 나로 하여금 슬픔을 느끼게 만든것은 작가의 슬픔이 그렇게 묻어난 것은 아닐까.. 정형화되는 현대사회를 안타까워 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어느날 아빠의 딸이 구타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가해자인 고등학교 학생은 반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마지못해 그에게 형식적인 사과만 할뿐 그의 눈빛은 도전적이기만하다. 그 아이의 부모는 유명한 사람들이고 부유했고 그 자신은 고교권투 3연승을 준비하는 유망주이었기 때문에 학교장과 체육교사는 그를 두둔하며 치료비와 위로금을 남기며 사라진다. 조용히 어른답게 해결하자는 말을 남기고. 딸은 그렇게 밖에 해결되지 못하는 아빠를 원망하게 되고 그 눈빛은 아빠를 어둠속으로 몰아 넣는다. 모종의 결심을 한 아빠는 며칠후 가방안에 중간크기의 칼을 넣고 가해 학생의 학교를 찾게되고 지치고 힘든중년의 체력을 이끌며 겨우 찾은 학교에서 칼을 들고 일단의 학생무리와 대치하다 곧 제압당하고 의식을 잃는다. 깨어난 아빠는 자신이 잘못된 학교를 찾아왔음을 깨닫고 허탈해하나 그 일단의 학생들은 그에게 호기심을 표시한다. 사정을 들은 무리의 우두머리격인 조선족 아이와 나머지 학교 불량아취급을 당하는 무리들은 그에게 도움을 주겠노라 자청한다. 아빠는 회사로 가서 한달반의 휴가를 요청하고, 그와 동기인 친구는 아빠의 출세를 이유로 그의 휴가청원을 막으려 하지만 "난 자랑스러운 아빠이고싶네" 라는 그의 이야기에 조용히 지원군으로 돌아섰다. 그로부터 한달반동안 아빠는 계단 발끈으로 오르기, 허공 가지에 묶인 밧줄 두손으로 오르기, 윗몸일으키기, 그 자신이 목표로 잡은 버스 6정거장동안 앞서 달리기를 단련하게되고 도무지 될것 같지 않았던 목표치까지 예정된마지막 날 모두 해내게 된다.
결전의 그 날. 어떻게 결전인지도 모른채 결전의 장소로 향하고 가해 학생의 학교 조회시간 난입해 교사들을 제압한 도움의 무리들은 그와 가해학생만을 남기고 인의 장막으로 둥그런 원을 만들어 무대를 마련한다. 곧 사건의 진상이 설명되고 아빠와 가해자학생은 둘만의 시간으로 몰두한다. 떨리는 두려움으로 펀치를 허용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복수를 하고싶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두려움을 벗어난 아빠는 그 녀석을 자신의 세계로 이끌고 그 안에서 목을 휘어감아 놈을 제압한다. 죽이려하였으나 다시들려오는 목소리.. 소중한것을 지키고 싶다 하지 않았나요..? 아빠는 팔에 힘을 풀고 쓰러져 숨쉬기 고통스러워하는 녀석을 향해 외친다. "다신 우리 딸아이 앞에 얼씬도 하지마~!! " 그리고 당당히 딸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한다. 그의 어깨위에는 더이상 그를 누르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책에서 가장 감명깊었던것은.. 아빠가 도전하는 과제들을지켜보는 따스한 사람들과 이야기였다. 줄타고오르기를 할때 1미터로 못오르고 힘들어지쳤을때 그 옆에 우롱차를 놓아주는 노인과 마지막 줄타기가 끝났을때 박수로 그의 도전성공을 축하해주는 사람들.. 버스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채 6정거장을 뛰었을때 버스에서 내린 눈물흘린 운전기사와의 뜨거운 포옹 그리고 박수치는 버스동료였던 승객들.. 도전하는 그에게.. 그리고 성공한 그에게 보내는 환희였을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도전의 성취가 아니라 도전에 대한 용기 그리고 성공을 이끌어 내는 그에 대한 가장 적절한 화답은 아니었을까..?
책에서는 이렇게도 전한다. 권력과 힘의 상징을 넘어서는 (아이의 부모, 학교장, 3관왕, 강함 ) 소설이라고.
역시 2시간이 걸리지 않는 아주 잘넘어 가는책.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