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거라, 네 슬픔아
신경숙 지음, 구본창 사진 / 현대문학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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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읽은 것 같은데 문득 책꽂이에 꽂힌 이 책을 꺼내 읽었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은 탓인가? 첫 이야기가 맘으로 쏙 들어온다. 신경숙 작가 낭독회를 다녀온 탓에 글이 신경숙 작가의 목소리로 읽힌다. 재미있는 경험이다.^^ 

난 에세이를 좋아하진 않지만 스토리가 있는 에세이는 좋다.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 살던 개똥이가 있었는데 어쩌고 저쩌고 그랬다더라. 뭐 그런.  

미셸 투르니에가 쓴 『뒷모습』이라는 책이 있다. 그것도 이 책과 비슷하게 한 장의 사진을 보며 작가가 그에 걸맞는 글을 쓰는 거였다. 근데 도통 나는 미셸 투르니에의 글엔 공감이 안 갔다. 왜 그런지 사진을 보며 상상하기보다는 사진을 보며 추정을 하는 듯해보였기 때문이다.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리뷰를 쓰지 않아서;;:그러니 리뷰를 적어두어야 한다!) 이번엔 내 맘에 쏙 든다. 요즘 내가 이런 걸 해보고 싶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신경숙 작가는 사진 작가의 사진을 두고 작가다운 글들로 독자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별 것 없는 듯하면서도 그 속엔 신경숙 작가의 어린 시절이, 학창 시절이 그리고 평상시의 생활이 담겨 있다. 그 생활을 엿보는 것이 재미있다. 

그때도 그랬을 것 같다. <노스텔지어>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시감인가? 여태껏 영화보면서 잠을 잔 적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쿨쿨 자버린 영화. 바로 <노스텔지어>다. 이 책에 나온 <노스텔지어>에 관한 글을 읽고 쿨쿨 잔 이야길 포스팅한 것이. 기억이란 바뀌지 않는가보다. 나도 지금 다시 <노스텔지어>를 보면 "혼자 보는 아름다움이 무슨 소용이 있어"라는 대사를 기억하게 될까? 그리고 문득 은사시나무 보이는 창이 있던 그 방이 조은 시인의 집이 아니었을까? 하고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그 역시 어디선가 그런 글을 읽었기 때문인가 보다. 

쓰고 보니 페이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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