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나서면 딸의 인생이 바뀐다 - 사이가 멀어지지 않고 딸에게 좋은 아빠 되는 법
장경근. 정채기 지음 / 황금부엉이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는내내.. 내가 잘못을 했을 때..혹은 내가 상장을 받아왔을 때.. 우리 아버지는 어떤 반응을 보이셨더라? 하고 생각을 해 보았는데, 그러다보니 아버지 자격 검사를 다 큰 딸이 하는 것 같았다. 요즘 아빠들이야 딸 사랑이 지극하여 어떻게하면 좀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우리때만 해도 그러지 않았단 말이지.정말, 우리 아버지가 이 책에 나오는대로 해 주셨다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진짜로?

 워낙 보수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전형적인 한국아버지 밑에서 자란 덕분에 내가 바라는 아버지 상은 정말 이 책에 나오는 그런 아버지였다. 다정하게 말해주고, 나와 친구처럼 친하고, 내 허물을 감싸주시고, 칭찬과 격려로 힘을 주시고...물론 우리 아버지가 저런 것을 하나도 안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 나름대로 하나 뿐인 딸을 위해 사랑을 베풀었을거다. 하지만 표현이 서툰 옛날 아버지들답게 당신의 마음을 제대로 내 보이지 못했으리라.

 그렇다면 내가 스스로 잘 자란 것인가? 그것도 아닐 것이다. 지금의 아버지들과는 다르겠지만 그 때의 우리들 아버지도 그 시대에 걸맞게 대해 주셨을 것이다. 근데도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은 책에서도 나오듯이 나의 눈에 맞추지 못하고 아버지의 눈으로  나를 보셨기에 서로의 이해가 달랐을 거다. 그래서 나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끝없이 모자라고 또 모자랐을 것이다.

 이 책은 아버지에게만 한정 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상대방에게 바라기만 하면 아무 것도 얻을 수가 없을거다. 딸은 딸로서 부모님게 잘해야하고..부모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어느 부모가 최선을 다하지 않겠냐마는 그 최선을 좀 더 아이에 맞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가르켜준다. 딸의 눈높이에 아빠가 맞추어 준다면..그 딸은 아마도 이 세상 최고의 친구를 얻게 되는 행복을 맛볼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고나서 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따지고 싶었다. 왜 아버지는 다정하게, 친구처럼 나를 대해주지 못하셨냐고.. 하지만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그렇다면..나는?..어쨌든 아버진 아버지 나름대로 내게 사랑을 쏟으신거고..다만 내가 그 보다 더한 사랑을 원한 것일수도 있는데..나는, 나는  아버지가 원하는 그런 딸이 되었는가?......차마 전화를 할 수는 없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다정하고 친구같은 아버지도 필요하지만..책 속의 내용처럼 내가 어릴 때부터 꿈꾸어 왔던 동화 속의 아버지도 필요하지만..지금의 나는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도 좋아한다. 나는 딸이니까. 아버지의 딸이니까...

 이 책은 정말 내게 많은 생각을 주었다. 처음엔, '맞아..내가 원하는 아버지는 이런 아버지였어' 하고 아버지를 원망하다가..나중엔  '아냐, 아버지도 나름대로 나를 사랑해 주셨는데?' 하다가.. 결국엔 '세상의 아버지는 다 똑같은 마음으로 딸을 사랑하신다. 방법이 다를뿐이다' 라고 혼자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어쩌면 아버지의 성격을 물려 받았을 지도 모르는 동생에게 꼭 읽어보라고..,내가 어릴 때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이야기 해 주어야 겠다라고 생각했다. 

 나와는 이제 상관이 없을 내용들이지만..그래도..덕분에 아버지와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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