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훈의 우리말 편지 1
성제훈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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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쓴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다. 왜냐하면 월마다 눈에 거슬리는 글자들이 나올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쓰야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띄어쓰기를 제대로 했는지 내가 쓴 글자가 그 월에 적절한 글자인지 내가 쓰고도 장담할 수 없음이다. 그럼에도 용감하게 리뷰를 쓴다. 별수 없다. 틀리면 고쳐야지. 그래야 발전하는 거다.

 언젠가 검색을 하다가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검색을 한 이유는 '왠''웬'이 자꾸 헷갈려서 였던 것 같은데 저자가 아주 쉽게 설명해 주어 그후론 그 글자에 대해서만은 헷갈리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글을 쓴 사람이 이렇게 유명한 사람일 줄이야...

 앤 페디먼의 <서재 결혼 시키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책을 쓴 앤 페디먼은 편집자인 까닭에 책이나 신문에 난 오타나 잘못된 월 혹은 적절하지 못한 글자들만 보면 이 책의 저자처럼 두고보지를 못한다고 했다. 그걸 읽으면서 와~대단한 사람이다 했는데 성제훈 역시 그 '꼴'을 그냥 두고보질 못하는 사람이다. 그 덕분에 내가 모르는 우리말, 무심코 쓴 외래어들을 보며 화들짝 놀라 국어공부 다시 해야겠구나 뭐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우리말 편지는 사계절로 나누어 그 계절에 맞게 적절한 글자들과 내용을 분리했다. 나는 봄과 여름 편을 읽었는데 저자가 예를 들어 써 놓은 비를 멈춰주세요 에 쓴 단어들을 보며 경악을 했다. 분명 우리말이라고 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단어라곤 겨우 두어 개뿐이었기 때문이다. '각다분하다''가살스럽다''어리보기' 이 단어들도 우연히 읽게 된 1930년대의 우리 소설 덕분에 알게 된 것인데 '더그매'라든가 '강밭다''비사치다''치롱구니'등등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도저히 알아챌 수도 없는 단어들을 보며 나의 우리말 실력에 기막혀 했다나...

 우리말 편지에는 보통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글자들이 나온다. 고향이 경상도라 뭐든 센 발음에 강한 나는 매번 글을 쓸 때마다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안 고쳐지던 것이 '~게요'였다. '그렇게 할께요'가 아니라 '그렇게 할게요'가 맞는 것인데..난 오랫동안 '~게요'를 '~께요'라고 쓴 것이다. 또 표준말에 익숙하지 못하니 딴엔 표준말 쓴다고 쓰는 말을 글로 쓰다보면 웃지 못할 실수를 한다. 오래 전에(한번 지적 당한 후 그 글자만은 절대로 실수를 안 한다나?^^;) "내가 날라다니는 꿈을 꿨어요" 하고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가 "날라다녀?" 하고 코멘을 남겼는데도 내가 뭘 실수한 지 조차 몰랐었다. '날라''나르다'라는 동사에서 온 활용형이다. 그러니 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꿨어요'하고 썼어야 했던 거다. 하긴 어디 그 뿐이랴. '던''든'의 차이라든가 '그리고 나서''그러고 나서'를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바램'과 '바람'의 차이는 또 어떻고... 

 그동안은 글을 쓰면서도 그냥 되는 대로 입에 나오는 대로 써왔기에 잘못 된 것인지 아닌지도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알게 되니 너무나 많은 오류들이 보인다. 더구나 알게모르게 쓰고 있는 일본말은 왜 그리 많은지...세계 기록 유산에도 올라간 우리 <한글>, 그 옛날 언문이라 불리며 사대부 선비들에게 구박을 받았지만 세계 어디에도 <한글>만큼 우수한 문자가 없다. 또 <한글>로 쓸 수 있는 글자는 11,172자로 우리가 말로 할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다 적을 수 있다고 하니 어려운 한자를 넣어 글을 쓰야만 유식하다는 편견은 이제 버리자.

 저자의 우리말에 대한 작은 사랑이 많은 이들로 하여금 우리말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당장 고칠 수는 없겠지만 알게된 우리말에 대해서는 두 번의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기도 하다.

  

*혹,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외에 기타등등..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를...차차 나아지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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