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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나는 책을 끝까지 한 번 읽고 나서 몇 분 동안 하염없이 실소를 했다. 김중혁 작가의 특유의 농담을 가진 유머 코드에 웃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쉽지 않은 책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표지와 제목을 보며 직감을 했었다. 읽을수록 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위와 내장에서 부풀러졌다. 부풀어진 위를 명치끝으로 탕탕 쳐내기 위해 나는 책을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한다.
평소 나는 책을 보는 행위 읽는 행위를 좋아한다. "다독"이라고 칭하기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독서량이 연간 8.7권이라는 통계를 감안했을때 나의 독서량과 비교해보면 평균 한 달에 10~20권을 읽고 접하는 나로서는 보통 사람들보다 독서를 즐기고 책을 가까이 두고 살고 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천천히 보면 독서를 좋아하는 것에 비해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이나 언어를 다루는 기법 자연스러운 문장의 흐름과 서술하는 내공이 상당히 미흡하다.
거슬러 올라가 내가 서평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많은 책을 읽고 싶었지만 많은 책들을 다 지불하고 구입하기에는 도서비용의 지출이 상당했다.
책을 읽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서평단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서평단 활동을 막상 시작하고 보니 블로그에 리뷰를 하기위해서는 문장들을 쓰는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서평단에 당첨 되어 기다리고 있던 책 중에서도 "무엇이든 쓰게 된다"라는 책을 제일 먼저 기쁘게 받아들이며 읽어 내려갔던 이유도 일맥상통한다.


총 5장을 다루고 있으며
1장 창작의 도구들
2장 창작의 시작
3장 실천 글쓰기
4장 실전 그림 그리기
5장 대화 완전 정복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김중혁 작가님은 소설가이다. 나는 글 쓰는 비법과 작가님 만의 테크닉을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예상지 못한 전개의 방식과 책 내용의 구성에 나의 머리는 풍량을 만난 것과 매우 흡사했다.
예를 들어 5장에서 " 대화 완전 정복이라는 주제에서는 언어 영억을 비롯해서 4가지 영억의 시험 문제지가 출제되어 있고, 풀이과정이 서술되어 있다.
독자로써 나는 시험 기출 문제지와 쓰게 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가? 생각을 해보았지만 파악하지 못했다. 단순하게 시험지에 문제를 푸는 행위를 자체를 묘사 의미하는 건 아니겠지? 라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설 설마요.....;;

나는 Imtro에서 나오는 모든 글들을 통째로 밑줄 긋고 싶어 졌다. 담백한 문장과 군더더기 없는 글 신문 한 장을 쉼 없이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서문부터 좋은 책이라 칭하고 싶다.
"믿음과 소망과 관찰 그중에 제일은 관찰이다"
창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도끼다>저자이신 박웅현 작가님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주의하여 봐야 하고, 자세히 봐야 한다. 남들과 똑같은 걸 보지만 결국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봐야 하고, 더 오래 봐야 하고, 더 많이 움직이며 봐야 한다.(P10)
"인간은 언어라는 체계를 이용하여 문명을 만들었고, 언어를 통해 기억하고 , 언어와 함께 공감한다. 공통의 언어를 통해서 우리는 경험의 폭을 확대하기도 한다. 책을 통해서 수많은 생각을 만날 수 있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쌓아 올리고, 가끔 모든 생각을 허물기도 한다.(P13)
인간은 "상상하는 능력"이 내재되어 있기 떄문에 인격의 본질 성질 중에 "창조성이 포함되어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김중혁이 말하고자 하는 창작속으로 들어가볼까?

1장에서는 창작의 도구와 장비를 나열하며 비장하게 소개 되어 있으며 소설을 쓸 때 듣는 음악 등 자신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나도 작가님처럼 문구류에 관심이 많아서 신상품을 자주 집으로 데려와 큰일이다. 1장에서 여러 번 읽게 된 문장이 있다. 서점을 "세계의 온갖 지성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장소라고" 표현하는 대목 "우와"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 나는 나라는 인간을 만들어준 책의 힘을 믿는다. 책을 만들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는 사람의 절실함도 잘 알고, 책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사람의 절심함도 안다. 그래서 책과 서점이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p046)

"수많은 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충고를 한데 끌어모아을 때, 그 교집합이 최고의 비법일까."열심히 쓴다." "꾸준히 쓴다."정도만 교집합에 남아 있겠지. 충고 따위 무시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글을 쓰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해설을 보지 않고 문제집을 풀 때처럼, 작가들의 충고는 모두 잊고 혼자서 밤을 꼬박 지새우며 글을 쓰다보면 저절로 작은 꺠달음이 올 때가 있다. 자기만의 공식이 하나씩 생겨나고, 작가들의 충고가 무슨 말인지 몸으로 알게 되는 떄가 온다. 그 사소한 깨달음이야말로 글쓰기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다. "(P132)
3장에서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문장은 대충 쓰는 게 좋다."
"SNS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원고료가 없기 때문이다"(농이다)
"문장이 아니라 문단이 중요하다."
조금 과장에서 말하자면, 문단은 세계관의 반영이기도 하다.
솔직하고 정직한 글이 늘 좋은 걸까요?
나만의 글은 어떻게 쓸 수 있는가?
좋은 생각은 언제 떠오르는가?
창작에 관련된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을 3장 실전 글쓰기에서 얻을 수 있다.


우연히 그림을 그리게 된 자신의 이야기로 실전 그림 그리기 4장은 시작한다. "아무렇게나 그려보자", "다 함께 그림을 그려보자 "를 다루고 있으며 선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절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우리의 임무는 세상을 정리정돈 하는 게 아니다. 더 어지럽게 더 헝클어뜨려서 더 많은 것들이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마음껏 어지르자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책이란, 대화의 시작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죽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오래된 문장을 읽고, 생각을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대화를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책이 묻고 내가 대답한다.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숨어 있다. 글쓰기는 가장 적극적으로 죽은 사람과 대화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수많은 책들을 읽은 후 자신의 생각을 책에다 적는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내 이야기를 섞는 것이다. ( P276)
"우리는 만드는 사람이고, 창작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세상의 그 어느 조직보다도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인가를 만들기고 작정한 창작의 세계로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당신을 존중한다. 하찮다고 느껴지는 걸 만들었더라도, 생각과는 달리 어이없는 작품이 나왔더라도, 맞춤법이 몇 번 들렸더라고, 그림 속 사물들의 비율이 엉망진창이더라도, 노래의 멜로디가 이상하더라고, 나는 그 결과물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P288)
추상적이지도 않고 ,왈가 왈부하지 않는다. 작가가 되기로 한 27년간 글을 쓰며 직접 그리고 익힌 창작의 비밀들을 간단명료하게 기술되어 있어 부담없이 읽기 좋았다.
마지막 장에서는 작가의 진심 어린 용기를 주는 말이 실려 있어 뭉클하기도 하였다. 단어와 단어의 흐름보다는, 문장과 문장의 조응보다는. 문단과 문단의 리듬이 더욱 중요하다는 그의 말 앞에서 꾸준한 문단나누기 연습을 통해 나에게 어울리는 문단의 길이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