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나이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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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필치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버리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 <서커스 나이트>책이다. <서거스 나이트> 줄거리는 어느 날 이상한 편지가 도착한다. to 마스자키 씨에게 라고 시작되는 편지에는 "어머니께서 돌아가기 전에 그 집 마당 담장 밑에 소중한 것을 묻었으니 가능하면 확인해서 찾아오라는 어머니의 유언으로 인해 편지를 쓰게 되었다고 서술하고 있었다. 이어지는 내용으로는 얼마 전 그 댁 담장을 지나가면서 그 부근에 지금 히비스커스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혹시 괜찮으시다면 마당에 들어가 흙을 조금 파도 될느지요? 라는 말들이 적혀있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이치다 이치로였다. 편지를 받은 후 사야카는 한 때 자신의 연인이었던 이치다 이치로를 떠올리게 된다. 현재 사야카는 일본에서 2층으로 지어진 집에서 자신의 딸인 미치루와 살고 있었으며, 1층에는 시부모님들이 살고 있었다. 사야카는 시한부였던 사토로의 부탁으로 인해 부부가 되어 미치루를 낳게 된다. 태어난 순간부터 미치루는 사토루의 생명이었고, 덕분에 선고받은 기간보다 이년이나 더 살게 된다. 어느 날  중요한 것이 묻혀 있다던 히비스커스 나무 밑을 사야카는 조금씩 파내려 갔다. 그곳에서 사람의 뼛 조각을 발견하게 되고, 이치다 이치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치다 이치로가 사야카 집을 방문하게 되면서 끊어진 인연을 다시 이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피천득 작가님의 <인연>이라는 작품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라는 구절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인연은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겁이 존재하는 것일까? <서커스 나이트>에서 등장하는 이치로와 사야카의 관계는 전자와 후자가 반반으로 섞여서 이루어낸 인연의 결과물을 상징했다.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 이후에 곁에 남은 사람들의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글로써 풀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녀의 대표작인 <키친>의 작품과 그녀의 신작 <서커스 나이트>작품도 역시나 비슷한 맥락을 이야기한다.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성숙해진 세계관의 드러내었고, 사이코메트리라는 독특한 소재도 첨가했다. 주인공인 사야카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 발리의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혹은 사토로의 부모님과 가족의 울타리를 형성한다. 작가님은 저자 후기에서 "세상에 이런 가족도 있구나." 하고 너그럽게 읽히기를 바라고 썼다고 말한다. 사실은 나에게도 비슷한 관계가 있다. 작년에 친한 친구가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였다. 친구의 부모님과 같이 살지는 않지만 교류를 하면 생활하고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에 사야카의 인물의 대하여 좀 더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호흡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하지만 그녀의 필력으로 인해 가독성 좋다. 이 작품을 통해서 작가님은 인간은 언젠가 사라지며 마침내 그 부재에 익숙해지지만 각자의 사연과 슬픔을 가진 인간을 만나 치유받고, 자연을 통해 회복이라는 단계를 통과하면서 지나간 시절의 인생과 추억을 음미할 수 있고, 따뜻한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 힘을 통해 인생의 다음 단계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라는 메세지를 주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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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의 결심 - 2018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은모든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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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 아빠의 손가락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검은 봉지를 나는 매일 마주하곤 했다. 검은 봉지에는 초록색 소주 한 병이 들려져 있었다. 두드득 두드득 소주병이 개봉된다. 소주병 안에 들어있는 액체들이 투명한 유리잔으로 찰랑찰랑 쿨럭쿨럭 소리를 내며 옮겨지는 과정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런 아빠의 모습에 나는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직장생활 11 년차 이젠 아빠의 손가락이 아닌 나의 손가락에 검은색 비닐봉지가 매달려 있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주희 그녀는 술 애호가이기에 "술주희"라는 별명을 지니게 된다. 나 역시도 술을 소처럼 먹는다고 해서 소미라이 라는 별명을 들어본 적이 있어 책 속에 등장하는 술주희가 반가웠다. 주희와 마찬가지로 술을 좋아하고 술이라면 주종을 가지리 않고, 좋아하는 편이다. 책 속에서 여러 종류의 술이 등장할 때마다 입맛을 다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2018년 한경 신춘문예 당선된 작품 <애주가의 결심> 은모든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1981년 서울 출생으로서 동덕여대 문예 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독하지만 때로는 속절없이 부드럽게 스며들기도 하는 세상의 모든 술에게 바칩니다."라고 시작되는 애주가의 결심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푸드트럭의 경영악화로 인해 무일푼이 된 주희 이 선배의 집에서 모임이 있던 날 난생 처음으로 필름이 끊기는 현상을 경험한다. 주희는 만취된 상태에서 트위터에 글을 작성하게 되고 , 글을 보게 된 사촌언니였던 우경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사촌언니 우경은 주희에게 복층구조도 되어있던 2층의 다락방을 내어주고, 두 사람의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주희는 백수다. 매일 같이 구직 사이트를 뒤진다. 친구에게 소개받은 사무실은 면접도 보기 전에 회사 사정으로 인해 퇴짜를 맞는다. 한편 사촌언니 우경은 독서모임에서 만난 미스터 썸머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미스터 썸머는 이자카야를 운영하고 있다. 주희는 우경과 미스터 썸머의 데이트에 동행하기도 한다. 술을 먹을 때마다 주희는 사촌언니 우경에게 술을 권했지만 계속해서 술을 거부한 우경 우경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우연히 주희는 이 선배의 집에서 모임을 하던 날 대화가 잘통하던 배짱이라는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들은 그렇게 같은 망원동 주민으로서 술친구를 동맹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술로 비유하자면 시원한 소주 같았다. 소주를 먹다 보면 유난히 어떤 날은 달게 느껴지고, 어떤 날을 씁씁한 맛이 입안에 감돌 때가 있다. 위태로운 청춘들에게 이 책은 재미있고, 위로가 되어주고 유쾌하지만 또 다른 이면에는 씁쓸하면서 공허해지는 느낌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중에 무일푼이고, 고시원에서 생활한 주희를 보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실업률은 계속해서 역대 최고를 갱신하고 있다. 대학의 정규과정까지 이수한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은 과연 개인적인 능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경제의 문제인가?  아무도 전조도 없이 해고 통보를 받은 "예정" 하지만 예정은 퇴직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넣고, 목요일마다 독촉의 전화를 이를 악물고 걸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예정을 보면서 예전에 나도 퇴직금 문제로 노동부에 신고했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애주가의 결심>에서는 50여 가지가 넘는 술이 등장한다. 아마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술 종류 만큼이나 각자에게 주어진 다양한 삶의 애환을 가지고 사는 고달픈 청춘들에게 술잔을 주고받으며 한 잔의 위로를 건네주고 있었다.

▶ 밑줄긋기

 

 

나라는 존재가 무한히 작게 느껴져 허둥대던 기억이 내게도 있었다. 이럴 바에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충동으로 범벅이 된 기분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 나는 허겁지겁 술을 마시고 취기에 기대 실실거리며 그 순간을 넘겼다. 하지만 엉망으로 취한 뒤에도 그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하다면, 술잔을 들 기력조차 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부정적인 연상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더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애써 잠을 청했다.

 

 

활력이 넘치는 웃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그들이 함께 웃는 시간의 유효기간에 대해 몽상했다. 몇 해 뒤에는, 혹은 고작 일이 년이 지난 뒤에는 지금 한자리에 모여서 웃고 있는 사람들의 관계가 소원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이 그들의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추억으로 남을지도 모르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한때를 스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시각에 따라 절대적으로도 볼 수 없고, 상대적으로도 볼 수 있는 어떠한 갭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배짱은 스스로 느끼기에도 어떤 날은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그 차이가 결정적인 순간에 벽처럼 눈앞을 가로막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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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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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는 동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하는 스와힐리어로 천천히를 뜻한다. 새내기 특파원의 좌충우돌 아프리카 여행기. <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저자의 책이다. 아프리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떠올려 보았다. 무더위의 대명사, 부족민, 사막 단어들이 생각났다. 저자 김수진은 대전에서 태어나 자라났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어서 기자가 되었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던 저자는 "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들이 저자를 괴롭혔고, 그즈음 회사에서 아프리카 순회 특파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한다. 반년 동안 동 남아프리카 8개국에 발도장을 찍으며 만난 새로운 세상은 저자에게 폴레폴레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미지의 세계로 여정하는 모든 분들에게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짐을 꾸릴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었다.

 

 

 

이 책은 에티오피아, 남수단 공화국, 르완다,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프리카 특파원으로 8개국을 취재하며 겪은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열다섯 시간을 비행 끝에 도착한 아디스아바바.  비포장도로를 뚫고 숙소에 도착하자 오바마를 닮은 "페나"를 만난다. 도착한 첫날 열악한 전력사정으로 정전을 경험하게 된다. 취재 수단인 휴대폰을 도둑질을 당할 뻔한다. 커피의 고향인 에티오피아에서 커피 콘퍼런스 행사에 참여하고, 커피 농장 투어 프로그램을 묵묵히 수행하기도 한다. 케이팝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취재하면서 한국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낙타시장에서 낙타를 직접 타보기도 한다. 남수단 공화국에서는 평화콘서트를 취재를 하며 가수 김장훈 씨도 만난다. 그리고 우리나라 장병인 한국의 한빛부대에서 방문한 이야기가 실려있었다. 르완다에서는 바퀴벌레와의 격투가 실려져 있었고, 제노사이드 참상이 벌어진 현장과 추모관 등을 방문하는 행사에 참석을 하게 된다. 케냐에서는 마시이족을 마주하고, 우간다에서는 일부 지역서만 볼 수 있는 마운티 고릴라를 찾아 나선다.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 여행을 결심하는 것은 어쩌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스마트하고 편리한 생활에 익숙해진 우리가 많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저 개발 국가이기 때문이다. 저가가 만난 인연 중에 "페나"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읊조리는 말들은 자의식이 분명했다. 약자를 돕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살며 행동으로 실천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페나라는 친구보다 분명히 나는 더 편리하고, 더 편한 세상 속에서 살면서도 나의 마음은 병들어 있다는 사실을 비롯해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여행자가 아닌 특파원 시점에서 취재를 하고, 작성된 글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평이한 문체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수록된 사진과 직접 촬영한 8개의 동영상 (QR)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낯선 아프리카를 친숙한 아프리카로 만들어 주었다.   


"살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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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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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일의 여성 승려가 전하는 삶의 고통을 깨달음으로 바꾸는 법 <진흙이 있기에 꽃이 핀다>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요즘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든 시기이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괴로움의 근본적인 문제는 경기가 침제 되면서 거래 업체들이 부도가 났고, 별로 많지도 않는 월급을 삭감 당하기도 했다.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싶지만 노동시장은 활기를 잃어버렸다. 얼마전 석가탄신일이었나? 직원들은 일을 시켜두고 사장님은 절에 다녀오셨다. 법정공휴일과 임시공휴일은 다르다. 물론 근무를 해도 사무직은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부처님 말씀 중에 "잡아합경"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 모든 것은 하늘에 맡겨두고 평온한 마음으로 살면 되는데 나는 어리석은 인간이어서 마음이 통제가 되지 않아 괴롭다. 괴로움 마음을 부여잡고, 시무룩하던 중에 샘터 출판사에서<진흙이 있기에 꽃이핀다.> 책이 도착했다. 저자인 아모야마 슌도 2009년 조동중의 승계 '대교사'에 비구니로 첫 취임했다. 2004년 여성으로 두 번째로 불교 전도 공로상을 수상했다. 15년 전에 타계한 그녀의 할아버지는 " 이번엔 잉태한 아이는 출가할 것이다"라고 신탁을 내렸다. 그 후 아버지의 누나이자 신슈 무료지의 주지 고모 슈자니가 그녀를 데리고 법당으로 들어간다. 그녀의 열다섯 살의 봄 수행도장에 들어섰고, 열아홉 살에 봄에 대학을 입학한다. 이제 그녀의 나이 여든 살 그녀의 인생의 지침이 되었던 말과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이 책은 이루어졌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인용 문장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 책의 구성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 그리고 2장에서는 인생에 찾아오는 불행과 행복에 대해 3장에서는 현재의 삶의 중요성을 말한다. 4장에서는 좋은 스승을 만나고 길벗과 함께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5장은 진정한 행복을 깨닫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에세이와 산문의 중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진흙은 꽃을 피워내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진흙이 없으면 꽃은 피지 않지만 그렇다고 진흙은 꽃이 아니지요."

매일을 함께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자신의 인생을 가능한 멀리 떨어져 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전체를 바라보고 나서 지금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가를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고 배려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은 진흙 속에 피는 연꽃에 비유하며 설파되어 왔다. 고통은. 진흙은 안테나를 세우라는 부처님의 자비가 보내준 선물이라고 받아들인다. 고통과 슬픔이라는 진흙이 원인이 되어 그 고통에 이끌려 안테나를 세우게 되고 좋은 스승, 좋은 가르침과의 인연과 만남으로써 진흙은 비료가 되어 아름다운 꽃이라는 결과를 피워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생에는 다양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내려가는 비탈길에는 내려가는 비탈길의 풍광이 있다." 에노모토 에이이치 시인의 시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인생의 여정에서 내려가는 비탈길에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비탈길에서 보이는 경치를 즐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형수에게 속달의 편지를 도입으로 시작하며 장소가 어디든 어떻게 살아가는 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거를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미래를 여는 것도 닫는 것도 지금 현재의 삶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기를 바라고 있었다.

 

 

가볍고 통속적인 내용이 아니어서 마음에 주는 울림이 크다. 정결하면서 반듯하게 쓰인 문체다.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삶의 철학들을 멋들어지게 그리고 품위 있게 서술하고 있다. 책에서 강조하는 키워드를 추려보면 인연, 삶은 고통을 깨달음으로 변화시키는 법 , 그리고 현재의 삶 , 마음가짐,으로 추려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나의 주변을 살펴보면 잘못된 맺어진 인연으로 고통스러운 날들과 평탄하지 못했던 삶들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생각을 했다. 나는 정말 화사하고, 예쁜 꽃으로 피어날 예정이라 그랬나 보다고,   

 

 

인간은 모두가 불완전합니다. 어떤 사람을 목표로 하여 종착점으로 향한다면 결국 그 사람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석가모니나 도겐 선사에게 돌아가라'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석가모니가 지향한 곳, 도겐 선사가 지향한 곳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법을 스승으로 하라'는 의지를 거스르게 되지 않을까요. 법을 바르게 받아들이려면 참 스승을 골라야만 합니다.

 

 

깨끗한 '또 한 사람의 나'가 명백히 깨어 있기에 나카하라 주야의 이 시가 있는 것입니다. 때가 묻었다는 것을 알며 슬퍼할 수 있다는 것은 때 묻지 않고 투명한 '또 하나의 나'가 눈을 뜨고 더 크세 성장한다는 증거입니다. 이 '또 하나의 나'가 좋은 스승, 좋은 가르침 좋은 벗에 이끌려 더욱더 크게 성장해가는 것 ... 여기에 인간 수행의 길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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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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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이 출간된 지 160년이 흘렀다. 자유주의에 관한 대표 고전으로도 꼽힌다.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내가 읽어도 좋을만큼 시사하는 바와 유익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밀이 말하는 자유란 어떤 것일까? 자유론은 밀의 가치관과 논리가 집약된 책이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유론 저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1806년 5월 20일에 출신의 철학자이다. 3살 때부터 그리스어를 배웠으며 8살부터는 라틴어를 배웠다. 밀은 철학, 윤리학, 정치학, 경제학, 논리학 등과 같은 분야에서 많은 저작들을 남겼다. 자유는 인간이 존재하기 시작할 때부터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두 사람 이상의 모이면 거기에서는 필연적으로 자유와 관련한 문제들이 논의된다. 철학이나 신학에서는 "의지의 자유", "자유의지"라는 문제로 다루어진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은 논증의 편의상 보편적인 명제를 다루지 않고, 사상의 자유 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그리고 사상의 자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자유인 언론과 출판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자유론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사상가 빌헬름 폰 불트카 쓴 <국가 활동의 한계>라는 책이 그에게 영향을 미쳤다. 논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분량은 얇지만 꼭꼭 씹어 소화해낼 때까지 당도하는 소요하는 시간은 엄청날 듯하다.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수두룩 하다.

 

 

밀이 말하는 자유란 어떤 것일까 ?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상의 자유, 개성의 자유 ,결사의 자유>

 

"그렇다면 인류 가운데서 전반적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우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의 삶이 거의 절망적인 상태에 빠져 있던 시기를 제외한다면, 인류는 언제나 그래왔는데, 이것은 인간의 한 특질 때문이다. 지성적 존재 또는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존재하는 모든 훌륭한 것들을 만들어낸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이것은 다름아닌 자신의 잘못들을 고쳐나가는 특질이다. 인간은 토론과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잘못들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단지 경험만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고, 반드시 토론이 있어야 한다. 토론은 경험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첫째 우리가 의견을 틀리다고 생각해서 침묵을 강요하는 경우에도, 그 의견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이유로 인해서 옳은 것일수 있다.

둘째 우리가 침묵을 강요하는 어떤 의견이 전체적으로 틀린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의견속에는 진리가 일부가 들어 있을수도 있다

셋째 설령 기존의 정설이 진리일 뿐만 아니라 진리 전체를 담고 있다고 할지라도, 격렬하고 진지하게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않는 경우에는, 그 정설을 받아들인 사람들 중 대부분은 그 정설이 왜 진리인지를 보여주는 합리적인 근거들을 거의 알지 못하거나 느끼지 못한 채, 그 정설은 그들 속에 하나의 선입견으로만 자리 잡게 된다

넷째 진리 전체를 담고 있는 교설의 의미 자체가 상실되거나 약화되어서 사람들의 성품과 행동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밀이 말하는 자유는 사상의 자유와 그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자유가 정신적인 복리에 필수적인 것을  네 가지 근거 위에서 위에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의견이 표현하는 방식이 적절하게 절제되어 있어서 공정한 토론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조건 아래에서만 모든 의견이 자유로운 표현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검토해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모든 결과를 스스로 감수하는 한, 자신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데 자유로워야 하는가. 즉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육체적이거나 도덕적인 방해없이 자신의 의견의 삶 속에서 실행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하는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모든 결과를 감수한다는 이 마지막 조건도 반드시 추가되어야 한다."

 

"모든 인간이 어느  한 가지 방식 또는 소수의 방식을 따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는 없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성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라면 , 자기 삶의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 삶이 그 자체로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 고유한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때문이다."

 

온 인류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고, 오직 한 사람만이 반대의견을 갖고 있다고 해서, 강제력을 동원하여 그 한 사람을 침묵시키는 것은 권력을 장악한 한 사람이 강제력을 동원해서 인류 전체를 침묵시키는 것만큼이나 정당하지 못하다. 어떤 의견이 특정한 사람에게만 의가 있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어서, 인류가 그 사람이 그 의견을 갖는 것을 막는다고 해도, 그것은 단지 사적인 침해에 그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런 사적인 침해가 단지 소수의 사람들에게 가해지느냐, 아니면 다수에게 가해지느냐에 따라 그 심각성을 달라질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는 상징적이다. 하지만 집단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자유 개인의 개별성에 있어 다름에 관한 관용과 인식이 부족하다. 집단적인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는 기질로 인해 촛불 문화를 만들었고. 붉은악마라는 문화를 만들어내었고, IMF의 금 모으기 운동에서도 단결력이 빛났다. 하지만 개개인의 신체에서 혹은 두뇌에서 반응하는 기제 같은 것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 문화는 오직 다수가 선호하는 취향과 생활방식만이 용납되고, 다수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다수가 선호하는 취향과 생활방식에 살아가도록 강요한다. 가령 예를 들면 서울에 위치한 대학을 입학하지 못하면 인생을 망가진 것처럼 혹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열리는 퀴어문화 축제를 앞에 두고, 수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날선 대립의 각들. 밀이 말하는 자유의 허용범위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까지이다. 나는 이 허용범위를 앞에 두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안락사의 문제와, 낙태법에 관하여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개성을 강조하고 있는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을 읽어나가면서 다수결에 따른 여론이나 관습이 나도 모르게 나를 지배하고 있는지는 아닌지 나의 개별성에 내가 묵살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더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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