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 처음과 끝의 계절이 모두 지나도
동그라미(김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평점 :

"모든 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보내지 못하겠지만 오늘도 편지를 씁니다."
이 책은 70만 팔로워의 공감을 이끈 동그라미 작가의 작품이다. 사랑하던 연인과의 이별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동그라미 작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심적의 변화, 상처, 아픔, 후회 등 연인과 결별 직후의 날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짧은 문장의 생각의 편린의 글들이 주를 이루며 그 글들은 적당한 밀도 범위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잔잔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이별의 과정이 슬픈 거나 힘든 이유는 아마도 사랑했던 사람이, 혹은 나의 풍경 속에서 살던 사람이 나를 아프게도 나를 슬프게도 만든다는 사실 때문이다. 내가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은 나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도 충분히 길었지만, 차곡히 쌓아올렸던 우리의 세계가 차츰 조금씩 균열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붕괴되고 나서도 한동안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무뎌진 줄 알았지만 스치듯 지난 사랑 앞에서 허우적거리던 나, 회복된 줄 알았지만 둥둥 마음속에서 떠다니던 조각들이 불쑥 나를 찌르거나 나를 콕콕 쑤셔오기도 했다.
우리는 이별하는 과정 속에서 롤러코스터처럼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경험하게 되는데 그것들로 인해 마음에 생채기나 마음의 딱지가 생기곤 한다. 이별 후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를 해보자면 상처가 곪아서 깊어진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더욱 단단해져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전환점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후자인 경우 비어진 옆자리를 실감하고, 이별의 슬픔을 유한대로 잠기면서 자신의 마음을 무작정 억누르지 않고, 이별 역시도 사랑의 부록 패키지의 하나를 받아들이며 충분한 애도의 시간과 스스로 감내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작가님은 이별 직후 느껴지는 감정들을 솔직하면서도 담백하게 표현한다.
시간이 흐르는 것과 떠난 이가 멀어지는 일이 비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떠난 이를 위해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며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에 대하여 독자들의 감정선을 훔치기에 참으로 적당한 책이었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한 장씩 넘겨보면서 서로 좋지 못한 행동과 감정으로 이별을 고해야 했던 순간들의 추억과 기억이 소환되기도 했다. 몽글몽글한 따스한 다독임과 함께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고 아팠지만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