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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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는 사람 없어, 여기 다치고, 저기 파이고, 죽을 때가지 죄다 흉터야. 같은 데 다쳤다고 한 곡절에 한마음이냐, 그건 또 아니지만서도 같은 자리 아파본 사람들 끼리는 아 하면 아 하지 어 하진 않아."(P171)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외로움이 있다. 외로움이란 건 여러 사람과 무리 지어 있다고 해서 근본적인 외로움이 사그라들지 않듯이 단지 타인으로부터 물질적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메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일생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내면에 담겨있을 만한 사연과 각자의 외로움 아픈 상처들을 모조리 껴안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모아 무리를 형성한다면 어쩌면 기적과 감동이 찾아오지 않을까?


저자 하유지는 1983년 서울 출생으로 한국 경제 신춘문예에 장편 소설 <집 떠나 집>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 서른 셋>작품은 줄거리는 이 책의 주인공 영오는 참고사 편집자이다. 엄마가  폐암으로 돌아가시고, 나서는 영오는 집을 나왔다.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추석 이틀 전 오후에 돌아가셨다. 무남독녀였던 그녀는 혼자 장례를 치른다. 영오는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죽기까지 사 년 동안 아버지를 예닐곱 번쯤 만나러 갔다. 영오 아버지는 생긴지 반백년은 됐다는 중학교에서 경비 일을 했다. 아버지의 유품으로는 보증금 천만 원과 세 사람의 이름( 홍강주, 문옥봉, 명보라)과 연락처가 적혀 있는 수첩이었다. 처음에 영오는 빚쟁이들인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첩 속에 적혀있는 아버지가 경비원으로 일했던 학교의 교사인 홍강주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두 명을 찾아 나서는데 그 과정을 그린 이야기.


치킨 가계를 열어 큰 성공을 한 신여사는 12월 31일 오후에 딸인 미지와 남편을 집에서 쫓아내어 예전에 살던 집 개나리 아파트로 쫓아낸다. 미지의 아빠는 12월 31일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였고, 딸인 미지는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겠다며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지는 국어 문제집에서 재미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책 뒤쪽에 적힌 번호를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이 오쌤, 오영오였다. 그 뒤로도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기도 하며, 마음에 드는 문제를 칭찬하기도 하며 전화를 거는 횟수가 늘어난다. 미지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고양이"버찌" 발견하게 되는데, 그 고양이 주인은 옆집 703호 두출의 할아버지였다. 미지는 할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면서 용돈벌이를 시작하는데,,


 

죄지은 사람이 자기 죄를 깨달을 때처럼 경건하고도 슬픈 마음이 되었다. 사람은 언제 슬픈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따뜻한 살과 살을 맞대며 이또한 식으리라 인정할 때.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상처를 입고 똑같은 진물을 흘리며 똑같은 슬픔을 몇 번이고 반복하리라 예감할 때. 그때 나와 너의 연약함, 우리의 숙명 앞에 경건해진다. (P183) 

주인공 영오는 길고 외로우리라고 짐작되는 삶을 옷장 속에 간직한 여자였다. 외로움이나 환멸은 털 달린 모자처럼 옷장에 떼어놓은 채 산책이라도 나가고 싶은 여자였다. 서른셋 해 동안 5분도 진정으로 아버지를 이해해본 적 없던 영오가 아버지를 알던 사람 강주에게 담배와 폐암. 엄마와 형 병원 죽음 등 공통점을 발견하고, 자신의 숨겨진 아픈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 아버지 수첩에 적혀있던 홍강주. 문옥봉, 명보라. 옥봉은 자신을 대신하여 잘린 삶의 단면에 덕배를 이들에게 맺어놓는다. 이들은 몇 달 전만 해도 서로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이름만 아는 사이였지만 이제 다 같이 모여 여행을 간다. 영오는 생각한다. 아버지는 왜 이들을 수첩에 적어놓았을까 하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영오이면서 미지이기도 하다고, 이제 괜찮다고 곧 괜찮아질 거라고, 당신은 결국 우리니까 우리를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고,


"하루 살면 하루치만큼 부끄러움이 쌓이는 것 같아"(P214) 

나에게는 나와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널려있다. 하지만 이 책의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아픔을 나누지 못한 채 서로가 가진 상처의 크기와 밀도를 과시하기 바쁘다. 아마도 과거의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는 힘은 비슷한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의 관계가 긍정적일 때 상호보완이 이루어질 때 상쇄되는 것인가 보다. 어떤 큰 깨달음을 주는 책은 아니었지만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면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정목 스님이 말했다. "타인으로 인한 고통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기의 관점과 태도의 변화라고,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사람의 본성이라고 하지만 어리석은 '나'는 자꾸 해석을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이상하게 하는 버릇이 있다. 사람을 안다는 건 참 어렵고, 이해한다는 건 더 어렵다는 사실. 그럼에도 희망과 기적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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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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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날 말랑말랑한 에세이 책도 좋지만, 읽기에 부담 없는 만화 형식의 책은 어떨까? 30년 넘게 꾸준히 연재해온 에피소드 중에 가장 특별한 이야기만 선정하여 엮은 작품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가 출시되었다. 이 책은 보노보노 숲속 친구들이 모두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모았기 때문에 <보노보노>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입문용으로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보노 보노 원작자 이가라시 미키오가 전한다. 우리나라에는 보노보노와 친숙한 작가 김신회가 있다. 그녀 또한 보노보노와 보노보노 친구들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들을 익혔다고 책에서 말했다. 이처럼 보노보노는 단순하게 재미만 담고 있는 만화가 아닌, 일상 속 성찰의 메시지를 만화에 녹여내 조금 더 쉽게 간결하게 전달한다. 보노보노에서 나오는 숲속 친구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접할 수 있을법한 인물들이다. 주인공인 보노보노를 비롯하여 보노보노의 절친 포로리. 난폭하지만 숲속의 개구쟁이 너부리. 사막에 사는 홰내기. 포로리 누나 아로리. 그 밖에도 린, 울버, 오쏘리, 포로리 아빠, 보노보노 아빠가 등장한다.


보노보노는 우울해 있던 포로리를 숲에서 발견한다. 포로리를 향해 "우울하다는 건 어떤 거야?"라고 보노보노가 물었다. 포로리는 삼촌을 싫어하므로 삼촌네 집을 가야 하는 사실로 인해 울적해하고 있었다. 보노보노는 포로리에게" 대신가줄께" 라고 말했고, 너부리는 그런 건 "마음의 문제야" 포로리에게 안 가도 된다, 이렇게 생각해라고, 조언해주지만 포로리는 안 가면 아빠한테 혼난다고 의기소침해진다. 결국 너부리는 포로리에게 승을 내고 마는데, "너부리 마져 날 포기했어" 울적해진 포로리에게 보노보노는 삼촌은 어떤 분이야? 물었다. 포로리는 삼촌이 자신을 때리며, "네 녀석은 남자답지 못하구나"라는 말과 함께,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며 말한다. 보노보노는 곁에서 "뭐 뭐 고맙다는 말도 안해?"." 그런 삼촌네 집에 가는 건 싫겠다."라며 맞장구를 쳐준다. 너부리는 과연 삼촌 집에 무사히 다녀왔을까?


보노보노는 포로리에게 포로리는 어떤 꿈을 꾸냐고 묻는다. 그리고 이내 꿈이란 건 정말 이상하다고 말한다. 듣고 있던 포로리는 꿈이 아니라 잠이 이상한 것 같다고 말하며 너부리에게도 물어보자며 제안한다. 너부리는 꿈이 이상한 건 현실이랑 구별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이들은 지나가던 야옹이 형에게도 물어보는데, 야옹이 형은 두 가지로 대답한다. 하나는 "이상한 게 재미있으니까. 그렇지. 재미가 있어야 다들 꼬박꼬박 잘 거 아니야"라는 대답을 한다.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보노보노는 아빠의 물건을 잃어버린다. 포로리는 이상한 걸 들고 있는 걸 토끼를 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토끼가 들고 있는 것은 아빠의 물건이 아니었다. 너부리는 없어진 걸 몰랐던 척을 하라고 말하지만 이내 보노보노는 "몰랐던 척을 하면 어떻게 돼?"라고 묻는다. 이때 다시 나타난 포로리는 보노보노를 향해 "솔직히 말하는 거야. 그래봐야 최악의 경우 혼나거나 맞는 것뿐이라고, 자신도 언젠가 아빠가 아끼던 물건을 망가뜨린 적이 있었는데,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 동안에는 지옥이었지만 솔직히 말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지옥이 끝났다고," 말한다.  보노보노는 결심을 하기 시작하는데.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고, 완독 후에는 이 책을 읽어서 참 좋았어라는 생각이 스쳤다. 보노보노는 자신이 말한 이야기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보노보는 시시한 이야기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부리는 어른이 논다고 하면 멋있지 않잖아. 그래서 취미라고 둘러대는 거야라고 말한다. 어른이 되면서 나에게서 사라진 건 솔직함이다. 세속적인 가치가 득세하는 사회에서는 적당한 것, 평균적인 것을 원했다. 사회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을 하면 할수록 돌아오는 건 네가 예민하다는 답변이었다. 솔직할 수 없는 어른들을 위로하는 작품이다. 숲속 친구들이 오고 가며 나누는 질문과 대화들이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내용을 발견하고, 자연스레 사색을 잠기게 되는 매력적인 요소를 가진 보노보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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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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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 <포노 사피엔스> 이 단어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처음 등장한 말이다. 스마트폰에 의해 삶이 변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에 비유해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 빠르게 확산되고 진격해오고 있는 지금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 기술했다. 작가 최재붕은 성균관대 서비스 융합 디자인 학과 기계공학부 교수이며 국내 최고의 4차 산업혁명 권위자이다. IT 기술 발전을 이끄는 엔지니어로 활동하던 중. '인류의 진화'라는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이 인류에게 가져온 변화가 매우 급격하고 충격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모든 현상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창조된 스마트폰은 결과적으로 인류를 급격하게 변화시켰습니다. 그 변화의 물결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디까지 변화시켰는지, 또 앞으로 얼마나 더 거센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그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알려줄 포노 사피엔스의 세계로 떠나보겠습니다. (P29)


현재 포노 사피엔스라는 혁명은 시작되었고, 혁명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할까요?라는 질문에 저자가 선택한 답은 '사람'이었다. 저자가 "사람"을 선택한 이유는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권력이 소비자에게로 이동했다는 것. 이로 인해 산업 생태계의 지각 변동이 발생했고, 모든 기업의 흥망성쇠도 소비자의 선택이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으로 꼽았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 기원을 담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창조한 동시에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를 함께 탄생시킨 배경을 다루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대의 혁신으로 좋아진 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덧붙여 포노 사피엔스는 자발적 선택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2장에서는 이들의 변화가 만들어낸 시장의 변화를 구글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 서비를 통해 분야별로 정리한다. 인류의 삶의 바꾼 4대 기업으로는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을 다루며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세계적인 기업 코카콜라, 맥도날드. 이들이 브랜드 파워에서 밀려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상식, 경험에 의한 지식들이 새로운 표준 문명,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도 유효한가? 하는 질문들을 끊임없이 묻고 재정의해야 한다고, 시대가 변해가는 과정에 맞춰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상식도 변해야 하며 그것이 이 시대 우리의 숙제다.라고 말한다. 3장에서는 포노 사피엔스 문명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정리한다. 디지털 소비 문명에 맞춰 사업을 기획하려면 디지털 플랫폼,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는 명백한 제조 중심의 국가이다. 스피드 팩토리는 소량이든 대량이든 소비자가 선택하면 생산하고 아니면 생산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소비 방식에 맞춰 제조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대한민국이 가장 잘 해낼 수 있으며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는 창조적인 아이디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4장에서는 "조직 내에서 디지털 문명에 맞춘 시선을 갖는 건 더욱 중요합니다.(P328)"와 같이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을 말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기술이 발전하고, 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인공지능들이 사람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급격한 기술의 발달로 나의 모든 정보가 통제되면서 더더욱 사람의 가치가 하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 달리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서 달라진 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이 답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나도 모르게 설득당하고 말았다. 포노 사피엔스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히도록 쓰여진 책이었다. 또한 4차 혁명의 사회의 변화 이후 상황들 지표들을 예측하고 분석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서 좋았고, 다가오는 새로운 문명에 유리한 입장에 서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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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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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봄 곽정은 에세이 집이 출간되었다. 나는 브라운관으로 그녀를 보았다. 소신 있는 발언과 당돌하면서도 멋지게 관록을 뽐낼 줄 아는 여성이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모습들. 걸크러쉬였다. 그녀의 화술에 녹아내려 <연애의 참견>이나 < 마녀사냥> 애청자가 되기도 했다.

한국 사회에는 개인의 행복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너무 많은 사회적 당위가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여성은 더 이른 나이에 더 강력한 압박을 경험한다. 서른 살의 남자는 이제 시작하는 나이로 여겨지지만. 서른 살의 여자는 그렇지 않다.(P35)

하지만 10년이 지나 내가 내 인생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진실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내가 거부한 것은 가족이라는 가치가 아니라 낡은 가부장제라는 시스템 자체였다는 것. 한국 사회에서 여자가 하는 결혼은 그 시스템으로 자유롭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 (P278)

 

2009년 그녀는 온전히 나로 존재하기 위해 시스템이 주는 안정을 포기하고 그녀는 홀로서기를 했다. 그로부터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현재 2019년 봄 그녀는 정서적으로도 사회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 작품은 지난 10년을 회고하며 혼자여서 괜찮은 인생을 살기 위해 애쓴 날의 기록물이다. 나는 솔직하면서도 대범한 곽정은 작가를 보면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이 가지고 싶은 모습들을 많이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다음과 같은 속담들이 있다. "여자가 셋이 모이면 그릇이 깨진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여성보다 남성이 더 우월하다는 성 고점 관념들이 바탕에 깔려있으며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남자가 더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사람들은 그녀를 향해 누군가는 '가정을 깬 여자'라고 칭했고, '이혼한 주제에'라는 말들을 서슴없이 표현했고. 그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조차도 이혼은 그녀를 쉽게 재단할 수 있는 소재가 되었다.

엄마 아빠가 남겨준 외로움이라는 감정적 유산을 어찌할 바 몰라 인생의 대부분을 방황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외로움이라는 유산이 내게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숱한 방황도 했고 원치 않는 상처도 입었지만. 그렇기에 나는 외로움의 문제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고, 사람들에게 상처와 외로움에 대해 진심 어린 조언을 하는 일을 하게 되었으니까. 고통의 기억이 나를 더 성숙하게 했다는 데는, 내 안에 아직 살아 있는 그 어린아이조차 반박하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 그 아이가 완벽하게 떠나갈 때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P107)

1장<그렇게 어른이 된다>에서는 사소하기에 지나쳤던 것들에 대하여 다시 깨닫는 것에 대하여 말한다. 2장<나에게 나를 맡긴다.>은 그녀의 이면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이혼 이외에 그녀의 또 다른 아픔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그녀는 너무 많이 방치된 채로 성장하게 된다. 밥은 굶지 않았지만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밥상머리에 늘 불안에 떨었으며, 학교는 다녔지만 부모님은 12년간 한 번도 학교에 온 적이 없었다. 밥은 얻어먹었지만 정서적으로 기아 상태에 있었다는 걸. 서른을 훌쩍 넘긴 후 자신의 인생에서 경험한 문제들이 그때의 아픔을 해결하지 못해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극복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 혼자 방치된 경험들이 많고, 30대를 접어들면서 불안했으며 항상 누군가에 사랑받기 위해 애쓴 경험들이 남아 그녀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되었다. 3장 <사랑의 색다른 완성>에서는 브라운관을 통해 연애 카운슬링을 해오듯이 사랑에 조언하고 있으며 4장 <혼자일 권리>에서는 축소되지 않는 확장된 삶을 살기 위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5장<세 가지 삶>에서는 즐거운 삶, 몰입하는 삶, 의미하는 삶, 삶의 의미에 대하여 말한다.

내 마음을 내가 알아봐 주기로, 그 안의 감정들을 받아들여 주기로 결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러야만 했지만 나는 이제 충분히 느낀다. 내 안의 무언가가 확실히 변했다는 것을 나를 찾아오는 슬픔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어 달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아끼는 친구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 주듯이, 스스로를 다독여 줄 수 있는 내가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야 나는 나로 사는 법을 좀 알게 된 것 같아,(P122)

 

그녀는 피하지 않고 주어진 '성장통' 과정을 통과함으로써 더욱더 성장한 그녀의 모습에 나는 손뼉을 치고 싶었다. 사람이 지닌 외로움 차기 어린 감정들 선뜻 그 감정을 대면할 수 없어서 봄이 부는 바람 앞에서 우리는 그저 흔들리고만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곽정은 작가님의 숨은 따뜻한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해서 좋았으며 '나'와 '나'사이의 관계 회복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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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는 노땡큐 -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이윤용 지음 / 수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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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지인들은 너 정도면 착하지. 내 주변에서 네가 제일 착해.라는 말을 연거푸 수도 없이 들으며 30년생을 살아왔다. 싸움에서 이겨본 적 거의 없다. 나의 논리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그보다 심각한 건 싸울 때조차도 나를 공격해오는 상황 앞에서도 나는 생각이 많다는 점이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싫은 소리. 혹은 타인이 상처받을만한 이야기들은 당사를 앞에 두고 잘 내뱉지 않는다. 누군가 나에게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혀 있다고 말해준 적도 있었지만 그냥 내 안에 형성된 하나의 성향이었다. 그 성향은 색안경을 낀 사람들의 무심한 말이다, 주변의 날선 시선들을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기도 했다. ​

 

 

해외에서 살아본 적 없는 서울 토박이로, 용기 없어 사고 못 치는 순둥이로, 라디오가 좋아 열에 매달리는 일벌레로 살다가, 세상의 쓴맛과 인간관계의 독한 맛을 경험하고 이제는 흐트러진 날라리로 살고 싶은 싱글 여성"


나와 성향의 비슷한 결을 지닌 작가님이다, <생겨요 어느날> 작품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는 훨씬 많으나 미혼 여성이라는 점과 맞물려 결혼에 대한 인식 이야기보따리를 통한 가치관들. 개인적으로  <저는 괜찮습니다만> 작품을 읽으면서 "20대는 서툴렀고 30대는 불안했지만 어느새 삶이 조금씩 다정해지기 시작했다."라는 문장을 좋아하기도 했다. 2019년 2월 다산북스에서 주최하는 서평단을 통해 <이제 너는 노땡큐> 작품을 만났다, 그녀의 작품 세계의 코드는 웃음과 짠함이다. 그래서 그녀의 책을 읽다 보면 피식 웃게 되거나 찔끔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이번 작품도 역시 방송작가라는 직업의 이로운 점들이 작품 속에 가미되어 담백하면서도 맛깔스럽게 풀어나간다.


생각해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편의대로 얼굴색을 바꾸고, 순서의 원칙을 바꾸고, 내 감정을 늪으로 바꾸는 사람!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신나게 하하 호호 웃다가도 뭐하나 자기 맘대로 안 됐다 싶으면 버럭 화를 내고 돌아서는 사람! 그리고 다음엔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상냥한 얼굴로 나를 맞이하겠지. 그러면서 그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칭한다."대신 난 뒤끝이 없잖아." 근데 어쩌지 난 뒤끝이 있거든.(P15-16)


슬픔을 길게 가지지 않고 끊는 단단함. 또다시 슬퍼지더라도 잠시 동안 잊는 단순함 이런 감정의 단절은 얼마나 현명한가! 그리하여 나도 감정 단절을 위해 '절감(切感)의 의자를 만들었다. 그곳에 앉으면, 슬프건 억울하건 짜증나건 모든 일을 생각 말아야 하는 아만의 규칙 의자. 자, 이제 의자에 앉아 숨을 크게 들이마셔보자. 흡! 그리고 끊어버리는 거다. 세상이 내게 준 슬픔 따위. 나는 '잠시'행복할 권리가 있으므로. (P36-37)


이번 작품의 부제는 "마음 휴지통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억울해도 잘 따지지 못하는 성격의 저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상처 준 사람들을 향한 감정을 아무도 모르게 삭제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자신의 뜻대로 상대를 움직이려는 사람을 삭제했으며, 걱정으로 포장된 타인의 무례함을 삭제하기도 한다. 또한 나와 다르다고 험담하고 다니는 친구의 번호를 삭제한다. 나보다 내 돈의 안부를 궁금해했던 친구를 삭제했으며 문자로 내 위치를 염탐하는 남자를 삭제하기도 한다.   

나는 내가 본 많은 사람들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내가 그들을 잘못 읽어 오독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기에 (P113)

저자는 반대로 헌담의 길을 제시하는 구글 지도 같은 언니의 카톡을 저장했으며, 타인의 방식을 삭제하고 내 방식을 저장한다. 또한 유연한 능구렁이가 되는 법을 저장하고, 큰 교훈이 된 후배의 질책을 저장한다. 함부로 내 인생에 끼어들어 나를 흔드는 사람들에게 속 시원하게 "이제 너는 노땡큐"라고 외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생활 반경을 넓혀가기 시작하면서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간의 종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특히 사사건건 남일에 개입을 하려는 사람들과 자기의 존재와 위치를 상대방을 펌 함으로써 과시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에 상이 맺히기도 했다. 참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지나갔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와 울분들이 위안이 되는 느낌을 받았으며 나 역시도 무례한 사람들을 향해 이제 너는 노땡큐라고 외칠 수 있고. 삭제해버리는 단단한 내공과 맷집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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