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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평점 :

위로가 필요한 날 말랑말랑한 에세이 책도 좋지만, 읽기에 부담 없는 만화 형식의 책은 어떨까? 30년 넘게 꾸준히 연재해온 에피소드 중에 가장 특별한 이야기만 선정하여 엮은 작품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가 출시되었다. 이 책은 보노보노 숲속 친구들이 모두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모았기 때문에 <보노보노>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입문용으로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보노 보노 원작자 이가라시 미키오가 전한다. 우리나라에는 보노보노와 친숙한 작가 김신회가 있다. 그녀 또한 보노보노와 보노보노 친구들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들을 익혔다고 책에서 말했다. 이처럼 보노보노는 단순하게 재미만 담고 있는 만화가 아닌, 일상 속 성찰의 메시지를 만화에 녹여내 조금 더 쉽게 간결하게 전달한다. 보노보노에서 나오는 숲속 친구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접할 수 있을법한 인물들이다. 주인공인 보노보노를 비롯하여 보노보노의 절친 포로리. 난폭하지만 숲속의 개구쟁이 너부리. 사막에 사는 홰내기. 포로리 누나 아로리. 그 밖에도 린, 울버, 오쏘리, 포로리 아빠, 보노보노 아빠가 등장한다.
보노보노는 우울해 있던 포로리를 숲에서 발견한다. 포로리를 향해 "우울하다는 건 어떤 거야?"라고 보노보노가 물었다. 포로리는 삼촌을 싫어하므로 삼촌네 집을 가야 하는 사실로 인해 울적해하고 있었다. 보노보노는 포로리에게" 대신가줄께" 라고 말했고, 너부리는 그런 건 "마음의 문제야" 포로리에게 안 가도 된다, 이렇게 생각해라고, 조언해주지만 포로리는 안 가면 아빠한테 혼난다고 의기소침해진다. 결국 너부리는 포로리에게 승을 내고 마는데, "너부리 마져 날 포기했어" 울적해진 포로리에게 보노보노는 삼촌은 어떤 분이야? 물었다. 포로리는 삼촌이 자신을 때리며, "네 녀석은 남자답지 못하구나"라는 말과 함께,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며 말한다. 보노보노는 곁에서 "뭐 뭐 고맙다는 말도 안해?"." 그런 삼촌네 집에 가는 건 싫겠다."라며 맞장구를 쳐준다. 너부리는 과연 삼촌 집에 무사히 다녀왔을까?
보노보노는 포로리에게 포로리는 어떤 꿈을 꾸냐고 묻는다. 그리고 이내 꿈이란 건 정말 이상하다고 말한다. 듣고 있던 포로리는 꿈이 아니라 잠이 이상한 것 같다고 말하며 너부리에게도 물어보자며 제안한다. 너부리는 꿈이 이상한 건 현실이랑 구별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이들은 지나가던 야옹이 형에게도 물어보는데, 야옹이 형은 두 가지로 대답한다. 하나는 "이상한 게 재미있으니까. 그렇지. 재미가 있어야 다들 꼬박꼬박 잘 거 아니야"라는 대답을 한다.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보노보노는 아빠의 물건을 잃어버린다. 포로리는 이상한 걸 들고 있는 걸 토끼를 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토끼가 들고 있는 것은 아빠의 물건이 아니었다. 너부리는 없어진 걸 몰랐던 척을 하라고 말하지만 이내 보노보노는 "몰랐던 척을 하면 어떻게 돼?"라고 묻는다. 이때 다시 나타난 포로리는 보노보노를 향해 "솔직히 말하는 거야. 그래봐야 최악의 경우 혼나거나 맞는 것뿐이라고, 자신도 언젠가 아빠가 아끼던 물건을 망가뜨린 적이 있었는데,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 동안에는 지옥이었지만 솔직히 말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지옥이 끝났다고," 말한다. 보노보노는 결심을 하기 시작하는데.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고, 완독 후에는 이 책을 읽어서 참 좋았어라는 생각이 스쳤다. 보노보노는 자신이 말한 이야기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보노보는 시시한 이야기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부리는 어른이 논다고 하면 멋있지 않잖아. 그래서 취미라고 둘러대는 거야라고 말한다. 어른이 되면서 나에게서 사라진 건 솔직함이다. 세속적인 가치가 득세하는 사회에서는 적당한 것, 평균적인 것을 원했다. 사회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을 하면 할수록 돌아오는 건 네가 예민하다는 답변이었다. 솔직할 수 없는 어른들을 위로하는 작품이다. 숲속 친구들이 오고 가며 나누는 질문과 대화들이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내용을 발견하고, 자연스레 사색을 잠기게 되는 매력적인 요소를 가진 보노보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