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박물관 - 플라톤의 알람시계부터 나노 기술까지 고대인의 물건에 담긴 기발한 세계사
제임스 M. 러셀 지음, 안희정 옮김 / 북트리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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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알림 시계부터 나노 기술까지 고대인의 물건에 담긴 기발한 세계사가 담긴 저자 제임스 M 러쉘 <방구석 박물관> 작품이다. 침대와 방구석 박물관 단 두 가지 준비물만으로 고대인과 가까워지고 세계사와 친밀해지는 방법을 알려준다. 현대인은 스스로가 제법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현대인은 선조보다 결코 현명하지 않으며 고대인의 대다수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쓰로 있는 도구와 기계들이 고대 발명품에서 유래되었다. 이 작품은 세계 전역의 고대 기기 발명품 등. 88가지를 추려 6개의 전시실로 분류하여 물건의 역사를 말한다.



제1전시실에서는 생활용품을 다룬다. 우산이 최초의 기록이 발견된 곳은 이라크며 시기는 기원전 2400년이다. 기원전 1000년 무렵에는 우산이 양산의 기능을 했기 때문에 금새 찢어지고 방수도 되지 않았다. 북위 왕조 시기 (386~534)년이 되어서야 두꺼운 닥종이에 기름을 먹여 물이 스며들지 않는 지금의 우산이 된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침대에서 잠들었을까? 최초의 증거가 발견된 곳은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스카라 브레라는 마을이다. 오크니섬은 나무가 드문 곳이라 마을 사람들은 가장 흔한 자원인 돌을 쌓아올려 침대를 만들었고, 매트리스 재료는 마른 이끼를 사용했다. 중세 시대 들어서야 사람들은 천이나 카펫에 깃털, 동물 털이나 사람 머리카락을 채운 일종의 매트릭스를 올렸다.  



제2전시실에서는 증기기관, 등대와 같이 기계 및 기술과 관련된 유물들을 다룬다. 등대는 그리스인에 의해 발명되었다고 추정한다. 그리스인은 참으로 똑똑했는데. 기원전 300년부터 서기 150년까지 고대 그리스에서 엄청나게 많은 도구들이 제작된다. 그중 상당수가 1000년 이상 서구와 무슬림 세계에서 사용된다. 제3전시실에서는 나노 기술, 마야블루, 리쿠리고스 술잔의 미스터리를 다룬다. 아직 우리가 완벽하게 복원하지 못하는 고대 기술들이 많은데 몇몇 유물은 나노 기술을 바탕에 두고 있다. 유물들을 제작했던 옛사람들이 나노 기술과 관련된 과학 지식을 알았을리 없고, 오늘날 우리는 고배율 현미경을 통해 이유물들의 분자구조를 알아낼 수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여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제5전시실에서는 외과수술. 성형수술과 같이 의학을 다루며 제6전시실에서는 자력. 염료, 원자와 같이 과학기술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인간이든. 사물이든,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유한 역사들을 지니고 있다. 역사를 알게 되면, 사물이나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사물에 대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심플한 백과사전 형식처럼 서술되어 있어서 좋았고, 책표지 디자인 역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어 교양미를 물씬 풍겼다. 책을 읽는 동안 고대인들의 지혜에 감탄했으며, 이 작품을 통해 고대인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변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P 322-323

우리는 유토피아 버전이 실화이기를, 디스토피아 버전은 결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희망을 품어야겠지요. 하지만 그 사이에 우리는 지금 사용하는 기술들을 세세히 돌아보고 이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 하나에 담긴 기술만 해도 다양합니다. 볼펜과 종이 공책, 인쇄기, 이 모든 것들이 한때는 공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고대이든 현재이든 이 모든 것을 발명했던 누군가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관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미래는 창조적인 인간에 의해 변화될 것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그것이 좋은, 나쁘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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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다산책방 테마소설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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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이 사람에게 때때로 절망일지라도 대체로 위로와 용기를 주는 노랫소리라고 믿는다. 이 소설 속에서 몇몇 사람은 노랫소리를 들었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당신의 삶속에서"

 

 

페미니즘 :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의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 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

미투 운동이 일어났고 시대상을 반영하듯 페미니즘 소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출판인이 뽑은 책 <현남 오빠에게>를 꼽을 수 있다. 다산 책방에서 <현남 오빠에게> 후속 작품으로 <새벽의 방문자>들 작품을 출간하였다. 이번 작품은 장류진, 하유지, 정지향, 박민정, 김현, 김현진 젊은 작가 6인이 참여하였으며 장류진의 작품 '새벽의 방문자'들을 표제작으로 선정했다. 페미니즘 운동이 계속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성으로써의 삶이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고발한다.

표제작 장류진 작가의 <새벽의 방문자들> 은 게시물 규정에 어긋나는 댓글 모니터링 일을 하며 오피스텔에 홀로 살고 있는 여자의 집에 새벽에 초인종이 울린다. 방문객은 초인종을 누르다 바깥쪽 문고리에 걸린 우유 배달 바구니의 뚜껑을 열고 그 안을 살피기 시작한다. 이후 비밀번호 키를 마구 늘러대기 시작하더니 동그랗게 뚫려있는 렌즈를 빤히 쳐다보다 자리를 뜬다. 여자는 방문객의 정체가 오피스텔에 성매매를 하러 온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자는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비디오 폰에 달린 모니터로 남자들을 관찰하고,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그들을 캡쳐한다. 캡처한 사진을 프린터 한 다음 나란히 붙여놓고. 간략한 인상과 점수를 평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낯익은 사람을 마주한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김현진 작가의 <누구세요>다. 지윤은 5년이나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그와 하는 섹스는 연인 관계를 유지라는 행위일 뿐이다. 회사에서 성추행을 당하게 된 지윤은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는 다독임은커녕 "고작 그따위 일에 밥벌이를 때려치워? 네가 지금 정신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화를 내며 사표 제출을 철회할 것을 지윤에게 요구한다. 지윤은 실직과 실연을 동시에 하게 된다. 집주인은 월세가 밀리자 짐 뺄 것을 요구하고, 취기가 한 것 오른 지윤은 도둑질을 하기 위해 옆집에 잠입한다. 침대 위에 누워있던 옆집 남자를 범하면서 느껴보지 못한 만족감을 맛본다. 그 밖에도 선생들의 추행을 고발하기 위해 복도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유미 이야기를 담은 김현 작가의 <유미의 기분>, 무례한 어린 남자 상사를 한방 먹이고 자발적으로 고장을 그만두는 하유지 작가의 <룰루와 랄라>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박민정 작가의 <예의 바른 악당>작품은 나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새벽의 방문자들은 페미니즘 관해 우리 기저에 깔려있는 문제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고, 가독성마저 좋다. 뒷면에 실인 장은영 문학 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페미니즘이 제기하는 현상들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거기에는 인간의 윤리와 존엄 같은 근본적 문제들이 놓여 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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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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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튜더의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인 <애니가 돌아왔다>가 출시되었다. 데뷔작이었던 <초쿄맨>작품이 원고 공개 2주 만에 26개국과 판권이 계약되며 에이전시 사살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되었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대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총 40개국에 계약되며 ​성공을 이룬다. 이번 작품 역시 스티븐 킹,리차일드 강려구천,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40개국을 매혹시킨 환상의 스토리텔러 2019년 스릴러 최대 화제작이라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안톤체호프는 "글을 다 적은 후에 그 종이를 반으로 접어 그 접은 종이의 앞부분을 찢어서 버리라고 말했다. CJ튜터 <애니가 돌아왔다> 작품 은 친절한 배경 설명 없이 소설이 서술되는 방식이라 초반부에는 이게 뭘까? 하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힐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청소년이었던 조의 어린 시절과 안힐아카데미 교사로 취직한 조가 안힐로 돌아오면서 일어난 일들이 교차방식으로 이어나간다.


작품의 줄거리는 아들을 처참하게 살해하고 자신의 목숨을 끊은 어머니의 시신이 발견된다. 아이의 시신 위쪽 벽에는 "내 아들이 아니야"라는 빨간글씨가 적혀져 있었다. 이 사건은 과거의 사건과 매우 흡사했다. 모두가 그 집을 불길해했지만 조 손은 그곳에 세들어산다. 조가 안힐로 돌아오기 두 달 전 조에게 '애니'라는 제목으로 "나는 네 동생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 그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라는 내용이 적힌 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애니는 조의 여덟 살 동생이었다. 친구가 많지 않았던 조는 유년시절에는 애니와 가깝게 지냈지만 조가 10대 후반이 되면서 친구들이 생겨나자 자연스레 애니와의 관계는 소원해진다. 어느 날 조와 스티븐, 닉, 크리스, 마리는 마을에 있는 폐쇄된 폐광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운다. 그곳에서 갱구를 들어가는 입구를 발견한다. 이들은 손전등과 쇳지렛대를 챙겨 점점 깊숙이 들어가 보지만 그곳에는 유골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뼛조각을 후벼파자 딱정벌레들이 떼지어 이들을 덮친다. 놀란 이들은 재빨리 탈출을 시도하고 조는 자신을 뒤따라온 애니를 발견한다. 탈출을 시도하는 도중 애니는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게 된다. 실종된 지 48시간 만에 살아돌아온 애니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왔다. 폐광에 같이 들어갔던 크리스는 얼마 뒤 학교 허공에서 추락하고 그곳에서 나오는 스티븐 허스트를 본다. ​조는 재직했던 학교장 가짜 추천서를 들고, 안힐 아카데미에 교사로 부임한다. 그곳에서 스티븐 허스트 아들 제러미 허스트가 동급생을 괴롭히고 있는 모습을 본다. 마리는 암 판정을 받은 후 종양이 계속 퍼져가고 있었고, 교통사고가 난 이후 조는 카드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모든 기관에서 대출을 거절당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폐광에 들어갔다 나온 아이들의 이야기들을 조명하며 인간의 약한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나를 붙잡고 있는 관계, 규정하고 있는 사람들, 아이덴티티에 묶어 놓은 고리만 끊는다면, 자아는 얼마든지 해체하고 다시 만들 수 있는 구조물에 불과한 것일까? 질문한다. 인간을 진정 나이 들게 하는 것은 세월의 흐름이 아니라, 아까는 사람들과 사물들의 소멸이라는 것을 말한다. 후반부에는 생각하지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다만 전작 쵸쿄맨과 같은 비슷한 형식으로 소설이 전개되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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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 상처에 지친 내 마음을 지키는 힘
오카다 사오리 지음, 김지윤 옮김 / 앤에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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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상 시간은 새벽 5시 30분이다. 화학을 직업으로 삼아 유해 물질들을 취급하는 나는 주로 공단지역에서만 직장을 얻을 수 있다. 공단지역은 대부분 지역의 외곽지역에 밀집되어있다. 출근시간만 1시간 30분, 출퇴근을 합친다면 6번의 환승과 약 3시간이 소요된다. 퇴근 후에는 잡다한 집안일이 나를 기다린다. 남는 시간을 분할해서. 블로그를 하고, 책을 읽고, 자격증 공부를 한다. 아침에는 간단히 요기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우유를 대처할 때가 종종 있는데 편의점에서 서서 먹는 시간조차 아끼려 항상 버스를 기다리며 길거리에서 해결했다. 얼마 전 문득 "누가 쫓아오거나 채찍질하는 사람도 없는데, 왜 그렇게 종종거리며 살고 있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아빠와 언쟁이 자주자주 오고 간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책을 몽실 서평단을 통해 선물로 받게 되었다.

 

오카다 사오리 저자의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작품이다. 미국에 오프라 윈프리가 있다면, 일본에는 오카다 사오리가 있다. 오카다 사오리는 1973년 생으로 어린 시절부터 파란만장한 인생 (유년기에 부모님 이혼, 초등학교 3학년 때 자해, 자살미수, 폭주족 생활, 가출 열다섯 살부터 술집에서 일함, 약물, 폭력단 가입. 강간 가정폭력, 이혼, 우울증. 생활보호 등)을 보냈다. 그녀는 수치심 혹은 자신의 치부가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성장과정을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한다. 힘겨워하는 10대 청소년들을 위해 sns 상담을 시작하게 되고, 2015년에는 NPO법인을 설립해서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갖추었다.

 

책 표지 디자인도 예쁘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수 있고, 고통을 직면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인생이 버겁게만 느껴지고,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다. 이때 대부분은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며 스스로 가치를 깎으며 고독감에 시달린다. 저자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채찍질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방법인가? 삶에 도움이 되는가? 반문한다. 그녀는 자신에 닥친 불운 앞에서도 인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용서하고, 자신이 자신의 편이 되어 주기로 한 마음가짐을 꼽았다.

불행에 대처하는 마음과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작은 나'의 존재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 '작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것, 나 자신과 베스트 프렌드가 되는 법, 상대방의 문제에 당신의 가치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평가하는 네 가지의 가치 척도, 5가지의 젊은이 유형별 구분을 소개하면서 스스로가 자신이 지닌 유형을 파악하고, 작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방법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을 정독한 후 내가 가지고 있는 자아의 문제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는 쉽게 상처를 잘 받는 성향을 가졌지만 상처를 잘 다스리고 치유하는 부분에서는 아주 미흡한 사람이었다. 그 결과 마음의 블랙홀은 점점 깊어지고 넓어져만 갔고, 우울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날들이 잦아지곤 했다. 이 작품이 나의 마음의 허기를 완벽하게 메워줄 순 없지만 나의 상처를 직면하고, 상처받았던 나를 위해 내가 당장 취해야 할 행동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방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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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저 사랑이라서
천성호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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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동안 북 리뷰어로 이름을 알린 작가 천성호가 세 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불교 용어 중에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다. 굳이 애를 쓰지 않아도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고. 만나지 못할 인연은 만나지 못한다는 뜻을 지녔다. 나에게 당도해야만 했던 인연들을 두고, 알랭드 보통처럼 운명이라 설명할 수밖에 없었던 나지만, 결국 나의 마음속에 사는 풍경 안에 머물지 못하고, 떠난 이의 모습을 보며 그 정도의 운명의 확률은 아주 흔한 것이라 말했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추억을 건네받으며 마음의 상흔을 새긴다.   

작가 천성호 역시 사랑으로 가는 이름 모를 계절의 길목 앞에 서서 사랑을 말한다. "초록빛 바람" , "한낮에 뜬 달", "어스름 노을", "저녁 눈사람", 작품 안에서 각각의 계절에 어울리는 사랑의 형태를 토리(TORI)처럼 풀어놓는다. 사람에 대한 사랑, 사물에 대한 사랑, 일상에 대한 사랑 등등. 사랑의 종류와 사랑의 형태는 무수하므로,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게 정의할 수 있다. 저자는 "사랑은 결국 각자의 몫으로 각자의 길을 걸어간다"(P21), "사랑은 인생이라는 음식에 감칠맛을 더라는 소금 일 것이다."(P96) 와 같이 사랑을 여러 갈래로 해석한다. 또한 사랑과 관련된 진한 문장들을 뽑아내어 작품에 수록하고, 저자의 글을 더해 풍성한 글로 녹여내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이에도 각자의 공간이 필요하며,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꼭 즐거운 일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의 기술을 소개하기보다는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다각적으로 고찰하며 사랑의 본질에 한 발자국 다가간다. 개인적으로 저자님과 인스타 팔로우를 하고 있다. 작가님이 지닌 분위기와 이미지. 감성들이 책에 잘 묻어 나왔고, 책 표지 디자인 역시 깔끔하다. 저자의 문체도 명료했다. 감성 사진 위에 스민 다정한 문장들이 가득한 (사랑은 그저 사랑이라서 ) 작품이었다.  

 

(P083)

사람은 특정한 점과 점 위에서 많이 만나지만, 때로는 당신과 나처럼 점과 점 사이를 이어놓은 선 위에서 맞닥뜨리기도 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그은 선들은 지금도 누군가가 그어놓은 선에 얽히고설켜 뻗어가고 있으니까요.


(P117)

물론 당신은 왜 내가 하늘이고 너가 바다냐면, 반대여야 한다 할지도 모르겠다. 행여 당신이 그걸 원한다면 어쩔 수 없이 역할을 바꿔야겠지만, 되도록이면 당신이 하늘이 해주었으면 한다. 당신은 나보다 더 높고 훌륭한 사람임이 분명하니 말이다. 최근 들어 당신의 하루가 무탈한지 얼굴에 꽃이 가득하다. 당신의 미소가 만개하니 덩달아 내 기분도 꽃을 피운다. 당신의 기후가 앞으로도 이렇게 줄곧 맑음이면 좋겠다.


(P137) 어쩌면 세 살배기 아이의 대화처럼 유치하고, 쏟아지는 가을날의 단풍잎처럼 실없이 매일 쌓이는 것이 사랑의 대화겠지만, 그래도 쌓인 단풍 위로 떨어지는 또 다음 단풍을 올려다 볼 수 있어 행복한 것 또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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