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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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꿈이 실현되려는 찰나 고요한 삶 속이 한낱 사소한 비둘기로 인해 일상의 질서가 산산 조각 나버리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품 비둘기다. 작품의 나의 오십을 넘긴 조나단의 노엘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의 삶은 20년째 고요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내적인 균형을 깨뜨리거나 외적인 일상들이 마구 뒤섞이는 일들이 생기는 것을 협오한다. 그 이유는 혹독하고도 참혹한 유년기, 청소년, 성인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모든 불상사를 겪은 뒤 그가 깨달은 것 하나는 사람들은 믿을 수 없고 멀리해야만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파리에 도착한 그는 세브르가에 있는 어느 은행의 경비원으로 취직되는 동생이 플랑슈가에 있는 집 7층에 코딱지만 한 방을 구한다. 그에게 코딱지만 한 방은 불상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온전하게 자기 혼자만의 소유 공간이었다. 30년 넘게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던 조나단은 그 방을 아예 자기 소유로 만들기 위해 4만 7천 프랑의 지불하고 나머지 8천 프랑만 남겨둔 어느 날 복도에 있는 공동변소를 사용하기 위해 문을 열기 전 아무도 없는지 확인차 문에 귀를 바짝 갖다 댄다. 그는 같이 세 들어 사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문밖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문을 가볍게 여는 순간 비둘기가 고개를 비스듬히 옆으로 누인 채 왼쪽 눈으로 조나단을 쳐다보고 있었다. 죽을 만큼 놀란 조나단은 후다닥 문을 닫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의 머리에 우선 떠오르는 생각은 심장 마비나 뇌졸중 혹은 최소한 혈액 순환 장애 정도의 증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추측과 한 무리의 까마귀 떼들이 그에게 소리치며 너는 이제 늙었고 끝났어. 기껏 비둘기에 놀라 자빠지다니 새들이 말하는 소리를 비롯하여 뒤죽박죽된 공포의 사념들이 무더기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는 귀중품을 챙겨 완전히 무장한 모습을 갖추어 방으로부터 탈출한다. 직장에 출근한 그는 몸쓸 사념에 몰두한 나머지 차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는 저렴한 호텔에 투숙하며 비둘기로 인해 결국 누더기가 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내일 자살해야지라고 마음먹는다. 그날 밤 악천후가 닥쳤고, 천둥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요란한 꽝 소리를 들은 그는 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은지 나 혼자서는 절대로 살 수가 없단 말이야라고 외치며 자신의 살았던 방으로 돌아가며 이 작품은 마무리된다.

비둘기 때문에 자살까지 결심하는 스토리 전개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과대망상이 조나단의 삶의 의지를 잠식시키며 인생을 쉬이 포기하려는 듯 보였으나 운명과 맞서 싸우며 삶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인다. 공포, 절망, 불안 등 마주치기 싫은 감정을 마주했을 때 인간은 왜 과대해석 혹은 의미를 부여하려 드는 것일까? 사실 나도 그런 인간의 분류다. 텐션의 폭이 조금 큰 사람이랄까? 어찌 됐든 작가는 절망과 공포 두려운 감정을 자유롭게 연주하며 플롯을 이어나간다. 조나단을 자신을 생애를 자유롭게 보내고 있는 거지를 보며 경이로움을 느낀다. 현대인들은 조나단 인물처럼 비슷하게 산다. 스스로 감옥을 만들고 옭아맨다. 그런지 근래에 자주 드는 생각은 나는 나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것이다. 자기방어를 위해 취했던 위선적 태도를 통렬하게 실감하는 장면을 보며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것일까? 하는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작품의 결말을 보며 세상에는 인간이 생각하는 만큼 별일 아닌 일도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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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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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깊이에의 강요>작품에는 세 편의 단편소설과 짧은 에세이가 실려 있다. 첫 번째 단편소설< 깊이에의 강요>작품을 살펴보자. 소묘를 뛰어나게 잘 그리는 슈투트카르트 출신의 젊은 여인이 초대 전시회에서 "당신 작품은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아직 깊이가 부족합니다,"라는 논평은 평론가부터 받게 되고 기사화된다. 젊은 여인은 그림에 손을 대지 않고, 번뇌에 빠지게 된다. 운동 부족으로 몸을 비대해졌고, 알코올과 약물 복용으로 빠르게 늙어가며 순식간에 영락하기 시작한다. 상속받은 돈이 떨어지자 텔레비전 방송탑으로 올라가 139미터 아래로 뛰어내려 즉사한다. 젊은 여인의 죽음 이후 평론가는 180도 뒤집은 글을 작성한다. 대체로 예술가들의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은 평론가들이나 권위 있는 사람들의 해석에 기인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화가 과연 옳은 것인지 우리는 고민해 보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평론가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된 젊은 여류 화가의 웃지 못할 이야기다. 타인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하는 한국인의 모습도 그려진다.

두 번째 단편 소설은 <승부>작품이다. 동네에 있는 늙은 체스의 고수의 장에게 젊은 남자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가 승리를 쟁취하기를 바란다. 젊은이는 체스를 과감하게, 모함적으로, 독창적으로 체스를 두지만 패배한다. 승리를 취한 고수의 장은 승리 후 괴로움에 휩싸이며 체스를 그만둔다. 체스의 규율이나 방법을 알고 작품을 접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현재의 나를 지키기 위한 전전 긍긍하는 고수의 장과 정열적으로 도전하는 젊은 남자의 두 인물을 내세우며 독자들을 향해 묻는다. 현재 독자님들의 삶은 안주하는 삶에 가까운가? 아니면 개척하는 삶에 가까운 삶인가?

세 번째 단편 소설은 <장인 뮈사르의 유언> 작품이다. 훌륭한 보석상으로 성공한 그는 노후에 편안한 여생을 보내기 위해 근교에 대지를 구입 후 커다란 저택과 작은 정원을 만든다. 정원에는 수수한 장미를 심었는데, 장미가 전혀 자라나지 않았다. 그는 장미 줄기를 걷어내어 흙을 파기 시작하자 돌로 된 조개를 발견한다. 칼로 조개를 긁고 절구에 넣고 빻자 회백색의 가루가 나왔다. 그것은 조개와 동일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는 몇 주에 걸쳐 원전을 나가 땅을 파보았고 돌조개가 나왔다. 이후 행성 전체가 조개와 조개 종류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입증하며 조개와 조개 성분이 부단히 증가하는 이유로 끎임 없는 물의 순환으로 꼽았다. 그는 우주의 조개화보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굳어가고 육체와 영혼이 메말라가는 우리의 육신이 조개 성분으로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인간이 화석화되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할 때 화석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화석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경우 개인의 문제에서 더 나아가 사회를 후퇴시키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화석화를 방어할 수 있는 내적 힘을 기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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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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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작품은 서술자가 좀머 씨라는 인물을 통해 안식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서술자의 성장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단순하게 서술자의 성장소설로 비추어질 수도 있고, 서술자가 좀머 씨의 관찰자로서 관찰하고 있는 일기로도 비추어질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의 집과 불과 2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좀머 씨>라고 부르던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좀머 씨는 배낭과 지팡이를 가지고 이른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진눈깨비가 내리거나, 폭풍이 휘몰아치더라도 줄기차게 걸어 다녔다. 그의 기이한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은 패쇠 공포증, 경련이 항상 일어나는 사람이라는 등 무수한 억측과 소문을 만들어 내었다.

몇 년이 지나 대중교통의 운행 편수가 증가되고, 필요한 물건들을 마을 안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음에도 사방을 쏘다니는 일은 계속되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아버지와 경마장을 찾은 화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다. 빗줄기는 차츰 우박으로 변했고, 검은색 우비를 입고 걷고 있는 좀머 아저씨를 발견한다. 화자의 아버지는 창문을 내려 태워주겠다고 설득하지만 좀머 아저씨는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 말을 내뱉으며 앞으로 계속 걷는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피아노 선생님께 혼이 난 화자는 나뭇가지 위에서 천천히 줄기에 몸을 기댄 채 자신의 장례식장이 어떤 모습일지 상념에 빠지고. 상상은 황홀함을 가져다준다. 땅에서 30미터나 떨어진 나뭇가지 위해서 죽을 결심을 하지만 신음소리를 내며 누워있는 좀머 아저씨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몸을 추스르며 일어나 배낭 속을 뒤져 빵을 허겁지겁 먹고는 사라진다. 좀머 아저씨의 지팡이 소리에 자살을 시도하려던 생각은 사라진다. 좀머 씨의 부인이 죽었다는 소문이 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발을 신지 않은 채 호수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좀머 씨를 발견하게 된 화자는 좀머 아저씨 정지!라고 소리도 지르지 않았으며 아저씨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아저씨가 물속을 가라앉을 때까지 응시한다. 좀머 아저씨가 없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지만 화자는 철저하게 침묵을 지키며 이 소설은 마무리된다.

섬세한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속박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었던 줌머 씨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사회성 바탕으로 진화된 동물이기 때문에 고립이나 단절을 사회적 실패되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굴레를 언제쯤 파괴 시킬 수 있을까? 자전거, 노처녀 피아노 선생의 핍박, 짝사랑하던 여자와의 어긋난 약속의 일화는 잠시 잊고 살던 유년시절을 소환시켜준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삽화는 한층 재미를 더하고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걱정거리가 있다,"의 구절과 화자의 끝부분 독백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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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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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는 1985년에 출간되어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천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 작가에게 작가적 명성과 부를 한꺼번에 안겨 준 쥐스킨트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18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예민한 후각을 타고난 살인마 그르누이 이야기다.

그르누이의 어머니는 그르누이를 생선 좌판 뒤에 낳아 생선 도마 밑에 버렸다. 벌써 다섯 번째였다. 생선 도마 밑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나자 사람들에 의해 그루누이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체포되고 그레브 광장에서 참수된다. 사생아였던 그르누이를 돌보던 보모는 아기가 너무 게걸스럽게 먹는다는 이유로 사나흘에 한 번씩 바뀌었고, 유모 잔 뷔시는 아기의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악마가 씌었다며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아기를 테리에 신부에게 건넨다. 테리에 신부 역시 비슷한 연유로 가이아르 부인에게 그르누이를 보낸다. 예민한 후각을 타고난 그르누이는 후신경을 통해 사물들을 파악하고 냄새를 수집하며,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다루었다. 그르누이의 특별한 능력을 발견한 가이아르 부인은 그가 재앙과 죽음을 몰고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수도원에서 매년 보내오던 양육비가 끊어지자 말자 무두장이에게 팔아넘긴다. 왕위 계승 일이 가리는 불꽃놀이가 있던 날 미세한 향기가 바람에 실려 그르누이 코끝을 스쳐지났고, 향기의 강력한 힘에 이끌려 근원지를 찾아나선다. 그 향은 소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향기였고 이 향기를 소유하지 못하면 자신의 인생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진다고 생각한 그는 향기를 갖기 위해 살인를 저지른다.

 

 

 

"신은 우리에게 좋은 시절도, 또 어려운 시절도 주신다. 그렇지만 신은 우리가 어려운 시절이라 하여 비탄에 젖어 탄식만 할 것이 아니라 남자답게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기를 기대 하시는 게 아닐까. 신은 다시 한번 그런 징표를 보내왔다."

 

 

파리에는 열 세 명의 향수 제조인이 있었고, 향수 제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발디니는 염소가죽을 배달하러온 그루누이를 만나게 된다. 그르누이는 발다니가 만들고 싶어하는 <사랑과 영혼>향수를 제조법 없이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발디니의 향수가게에 취직하게 된다. 발디니는 그르누이의 도움으로 자신의 원대한 야망들을 실현시켰다. 그녀는 세 가지 조건을 달며 그르누이에게 도제 증명서를 내어준다. 그르누이는 파리를 떠나 산속 외지 동굴로 들어가 생활하기 시작한다. 어느날 자신에게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는 7년간의 동굴 생활을 청산하고 몽펠리에 도착한다. 그는 뤼넬의 작업실에서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는 인간의 냄새를 만들고 싶어했고, 상당한 유명인사가 된다. 향기 기술을 잘 배울 수 있는 그라스에 도착했고, 그라스에서는 계속해서 원인 모를 연속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스무다섯 번째 범죄가 끝난후 그르누이는 체포되는데, 그의 처형이 이루어지는 날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탄탄한 스토리구성 화려한 문장의 범주로 인해 단숨에 읽힌다. 화자는 냄새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그리하여 목적을 위해 광적인 집착을 보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통상적으로 향수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아름답고, 우아하고, 향기롭고, 달콤한 이미지가 생성된다.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향수가 가진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사회적 약자였던 그르누이가 연쇄 살인마가 되어버리는 설정, 향수가 인간을 지배하는 설정들은 작품을 더욱더 흥미롭게 이끈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받지 못하거나 외부 환경적인 요인으로 성장중에 발생되는 결핍으로 인해 특출한 능력과 재주가 있지만 그것을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이끌어 낼 수 없는 그르누이의 모습은 어쩐지 짠하다. 쥐스킨트 작중 인물은 자신과 비슷한 고독하고 소외된 인간들이 주를 이루는데 그르누이 역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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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일기 카프카 전집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유선 외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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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작성한 일기를 훔쳐보는 일은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프란츠 카프카의 일기를 훔쳐보는 일은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로 한다. 원주까지 포함하여 1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이야기와 모호하고 글과 음울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독자들의 정신의 넋을 놓게 만든다. 솔출판사에 발간한 <카프카의 일기>작품은 연도별로 구분되어 있지만 일기에 적힌 날짜는 순차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다. 카프카가 일기장에 날짜를 제대로 기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안에 이탤릭 체로 병기되어 있다. 유대어, 히브리어, 체코어 등 카프카의 모국어 muttersparch인 독일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한 경우 카프카의 의도를 살리고자 원어 그대로 또는 원어 발음으로 표기하고 주석해서 해설하여 언어의 느낌을 살리고 있다.


카프카는 일기를 작성하면서 자신을 확인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일기의 장점으로 사람의 지속적으로 겪게 되는 변화를 명료하면서도 편안한 방식으로 의식하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바쁘거나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는 카프카는 일기를 꾸준히 작성한다. 카프카는 프라하에서 태어났지만 독일어를 사용했다. 독일어를 사용하지만 독일인도 아니었고, 유대인이지만 무신론자였다. 그는 어느 곳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이방인으로 고독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의 대표작인 <변신>작품의 화자인 고르그레와 처한 상황이 등치 된다. 문단에서는 카프카에게 인간 운명의 부조리 와 존재의 불안을 극한으로 표현한 실존주의 문학 선구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 그의 일기를 통해 자세히 들여다보자.


카프카는 여러 날에 거쳐 한무리들로 인해 자신이 자라오면서 받아온 교육이 자신을 해롭게 만들고 망쳐놓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여기에서 한무리란 부모를 비롯한 친척들 선생님들이다. 그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하는 대신 한무리들이 자신이 되어버린 인간과는 다른 인간으로 만들려고 했었다는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며 독선적이고 가부장적이었다. 반대의 성향을 지닌 카프카는 아버지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하면서도 아버지로부터 받은 질책으로 인해 아버지를 향한 증오심을 키워나갔다.

카프카는 독일 문학을 배우고 싶어 하지만 아버지의 강압에 의해 법학을 전공하게 되고, 일반 보험 회사에 잠시 근무하다 1908년 보헤미아 왕국 노동자 상해 보험 회사로 자리를 옮긴 후로는 단축된 근무시간 덕분에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생활과 글 쓰는 일을 양분하며 지내게 된다. 보통은 오전에만 근무하고 아버지의 강요에 이기지 못한 어느 날 오후에 잠깐 공장에서 일을 하다 욕을 얻어먹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카프카는 이후 한 시간 동안 소파에 누워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른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커다란 욕구, 사실은 오늘 오후부터 계속 가지고 있던 커다란 욕구란, 내가 느끼는 이 두려운 상태 전체를 내 안에서 끌어내어 글로 쓰는 것, 그리고 또한 그것이 어떻게 심연에서 나와서 다시 저 종이의 심연 속으로 들어가는지 등에 대해서 글로 쓰는 것, 그래서 내가 글로 쓴 것을 나 스스로 다시 완전하게 내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그렇게 쓰는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을 계속해서 읽다 보면 이방인 같은 자신의 위치가 더욱더 그에게 불안과 초조함을 만들어 주는 것처럼 보인다. 카프카는 자신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불완전성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그에게 나타나는 주된 증상 중 하나는 불면증이었는데 많은 연도에 걸쳐 일기장에는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한 호소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유령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과대망상이다. 예를 들어 그는 머리를 자를 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사환이 심한 병을 인식할까봐 초조해하기도 하며, 자신이 아픈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언급한다. 카프카는 창작활동을 하며, 일기도 쓰고 친구들과 편지도 자주 주고받는다. 이처럼 카프카에게 있어 글쓰기란 유일한 탈출구처럼 빚 춰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글이 잘 안 써질 경우에 평소 앓고 있던 불면증이 더 심해지고 팽팽한 긴장감을 수반하기도 했다. 대체로 자신이 작성한 글에 만족하지 못하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열망에 끊임없이 사로잡혀 있다. 그는 마치 도자기의 장인처럼 자신의 적어 놓은 글들을 태워버리기도 한다. 카프카는 숨을 거두며 친구였던 막스에게 자신의 모든 원고를 불에 태워달라 유언하지만 막스는 그의 유언을 들어주지 않는다. 카프카의 일기장에는 평소 이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었다. 막스는 평소 카프카가 논문에 실릴 논문들의 순서를 결정하기 위해 자신을 찾아와 함께 의논하는 일을 유난히 좋아했다.


불행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는 건 독서다. 일기를 보면 카프카가 살아생전에 얼마나 많은 책들을 섭렵했는지 혹은 책을 부대끼고 살았는지 알 수 있다. 그는 <타우리스의 이피게니아>작품을 읽으며 순수한 소년의 입에서 나오는 건조한 독일어에 놀란다. W,프레트의 <고독이라는 거리>작품은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자신의 내면까지 뚫고 들어오는 셰퍼의 <키를 슈타우퍼의 생에 어느 열정의 연대기 >작품으로부터 엄청난 인상을 받는다. 카프카는 전시회와 공연을 자주 관람하며 줄거리를 기록하거나 감상평을 남긴다. 피이만의 연극 <세더나 호트>작품은 찬사가 이어졌지만 <두브로 니츠카 3부작>작품과 샤르칸 스키 공연 < 콜니들례>는 그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카프카는 펠리체 바우어(1887~1960)란 여성과 약혼과 파혼을 반복하다가 결국 완전히 헤어지고 다른 여성을 만나 약혼을 하고 헤어짐을 반복하지만 결국 결혼은 하지 못하고 폐결핵으로 인해 41세 나이로 요절하게 된다.


내면이 불안했고 강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던 카프카를 보면서 시대가 갖고 있는 불안과 그 안에서 체험하게 될 실존자들의 모습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예술가의 고독을 엿볼 수 있었다. 카프카의 통찰 섞인 문장들을 읽고 있으면 저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은 다각도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어서 굉장히 매력적이고 그로 인해 다시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다음번 독서할 때에는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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