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1 - 개정판
찰스 디킨스 지음, 윤혜준 옮김 / 창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구빈원에서 한 여자가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다. 아이는 올리버 트위스트 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구빈원은 죽지 않을 정도의 음식만을 배급했으므로 올리버 트위스트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 쥐'가 되어 죽 한 그릇 더 달라는 말을 한다. 구빈원의 이사를 비롯한 고위 관리들은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아 공황 상태에 빠지고, 회의 끝에 올리버를 독방에 가둬 두었다가 도제로 내보내 구빈원의 책임을 가벼이 하기로 결정한다. 

처음 올리버를 원한 자는 굴뚝 청소부 갬필드였는데 악당과 같은 그의 인상을 본 올리버가 창백해졌고 이를 본 행정관들이 반대하여 일이 성사되지 못했다. 두 번째로 올리버를 원한 자는 장의사 쏘어베리였다. 말단 교구관인 덤블씨가 교묘한 흥정으로 올리버를 쏘어베리에게 떠맡기고, 올리버는 장의사의 도제가 된다. 쏘어베리는 올리버가 가만히 있어도 슬픈 표정이었기에 잘만 키우면 쓸만한 장례 회장꾼이 되리라 생각하여 심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또 다른 도제이자 자선학교 학생인 노어 클레이폴과 그에게 홀딱 반해있는 하녀 샬롯, 그리고 쏘어베리 부인의 구박이 자심했다. 어느 날 노어 클레이폴이 올리버의 어머니를 욕하자 참지 못한 올리버가 반항한다. 올리버는 쏘어베리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후 장의사의 집을 뛰쳐나가 구빈원에 들러 꼬마 딕과 작별 인사를 하고 런던을 향해 정처 없이 떠난다.

갖은 고생 끝에 런던에 도착한 올리버는 교묘한 미꾸라지라는 별명의 존 도오킨스를 만난다. 그는 올리버에게 괜찮은 노인 한 명을 소개시켜주겠다며 올리버를 꾀어 유태인 페이긴에게로 데려간다. 

 

올리버는 존 도오킨스와 찰리 베이츠 등과 지내게 되는데 구빈원과 장의사를 거치면서 갖은 학대를 당한 터라 먹을 것과 동료가 있는 페이긴의 소굴에서 잠깐의 안정감을 느낀다. 하지만 페이긴은 어린 아이들을 꾀어다가 소매치기를 만들고 여자 아이들은 일정한 연령이 되면 창부를 만드는 악당이었다. 그는 올리버에게 재미있는 놀이라면서 소매치기 기술을 가르치는 한편 먹을 것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서 올리버가 자신도 밥값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존 도오킨스와 찰리 베이츠, 올리버가 길거리로 밥벌이를 하러 나간다. 그들은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는 노신사 브라운로우씨를 노려 밥벌이를 하는데, 이를 지켜보던 올리버는 그들이 하는 짓이 소매치기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 정신 없이 도망을 가고, 군중들은 올리버를 범인이라 생각하여 뒤쫓는다. 붙잡힌 올리버를 가엾게 여긴 브라운로우씨와 서점 주인의 증언으로 올리버는 풀려나고 노신사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브라운로우씨는 올리버가 자신이 아는 누군가와 매우 닮았다고 생각하다가 벽에 걸린 그림 속 인물과 꼭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유모 베드윈 부인과 브라운로우씨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올리버는 난생 처음으로 행복을 맛본다. 

그러나 올리버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는데, 브라운로우씨의 심부름으로 서점에 가다가 페이긴의 식구 낸씨와 싸익스에게 걸려 다시 악당의 소굴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올리버는 브라운로우씨가 자신을 배은망덕하다고 여길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나쁜 일은 겹치게 마련이듯 브라운로우씨의 광고를 우연히 본 덤블씨가 올리버에게 해로운 진술을 함으로서 브라운로우씨는 올리버가 근본부터 악당이라고 여기게 된다.

 

페이긴과 싸익스는 동업자 관계였는데 싸익스는 외딴 집을 털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그 집을 털기 위해서는 몸집이 작은 아이가 창문을 기어들어가 문을 열어주어야 했으므로 다시 돌아온 올리버는 안성맞춤이었다. 싸익스와 토비 크래킷은 올리버를 앞세워 강도짓을 시도하지만 집사와 하인들에게 들키고 만다. 올리버가 총에 맞고 싸익스와 토비는 줄행랑을 친다. 

싸익스가 털려고 했던 집에는 로즈라는 아가씨와 메일리 부인이 살고 있었는데 총상을 입은 올리버를 가엽게 여긴다. 또 올리버를 치료하기 위해 온 의사 로스번 역시 올리버가 악당들의 사주를 받아 어쩔 수 없이 동참했으리라 여겨 경찰들을 따돌려 준다. 올리버는 이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동정과 연민을 얻는다. 올리버는 강도짓을 하기 위해 침입했던 집안 사람들의 보호 아래 또 다시 평온한 시기를 보낸다. 브라운로우씨와의 오해는 풀 수가 없었다. 다시 찾아간 노신사의 집은 비어있었고 그가 서인도제도의 어딘가로 떠났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올리버가 잠시 평온한 시기를 보내던 그 시기에 구빈원에서는 한 노파가 죽어가고 있었다. 노파는 간호부장을 불러 자신이 올리버의 어머니로부터 금목걸이를 훔쳤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러나 올리버의 출생과 연관 된 물건에 대해 알게된 간호부장이 이를 밝혀 올리버를 이롭게 해줄 의사는 전혀 없었다. 구빈원장이 병사하자 범블씨가 그 자리로 오른다. 간호부장과 범블씨는 서로의 지위와 재산을 이용하려는 각자의 욕망을 저 좋을대로 해석하여 결혼하기에 이른다.

올리버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은 페이긴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는데 그는 몽쓰라는 수상쩍은 인물과 접촉하며 올리버의 출생에 관해 쑤근거렸고 그를 다시 잡아와 도둑질 하게 만드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는 올리버가 일단 악에 물들기만 하면 자신의 영향력이 확대되어 배신할 수 없을 뿐더러 더 좋은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낸씨는 올리버와 관련된 사정을 알게 되고 고뇌에 휩싸인다. 낸씨는 싸익스에게 험한 꼴을 당하면서도 그를 사랑했고, 페이긴을 저주하면서도 그를 배신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또 한편으로는 올리버의 출생과 관련된 문제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올리버에게 이로운 일을 함으로서 자신의 더러워진 영혼을 조금이나마 깨끗히 하고 싶어했다. 

괴로워하던 낸씨가 마침내 로즈를 만나고 난 후 로즈와 의사, 브라운로우씨 등은 낸씨를 통해 페이긴 일당의 악행을 드러내고 올리버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을 밝히고자 한다. 낸씨를 수상쩍게 생각한 페이긴이 그즈음 자신의 수하에 들어온 노어 클레이폴을 시켜 낸씨를 미행시키고 그녀가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낸씨의 배신을 전해 들은 싸익스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 낸씨를 살해하고 도망친다. 경찰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던 싸익스는 탈출하려다가 밧줄에 목이 메달려 숨지고 페이긴 일당 역시 모두 검거된다. 페이긴은 교수형에 처해진다.

 

브라운로우씨는 그동안 자신이 조사했던 바와 몽쓰의 자백을 바탕으로 올리버의 출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준다. 브라운로우씨에게는 에드윈 리포드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와 어떤 여자가 결혼해 낳은 아이가 몽쓰이다. 에드윈과 여자는 사이가 원만하지 못했고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된다. 그 후 에드윈은 다른 여성을 만나는데 그 여성이 바로 올리버의 어머니 에그니스 플레밍이다. 에드윈은 에그니스와 정식 혼인을 하지 않았고 그런 사유로 에그니스는 집을 떠나 떠돌다가 구빈원에서 쓸쓸한 삶을 마감한다. 에드윈은 자신의 처사를 뉘우치며 자신의 모든 재산을 에그니스 플래밍과 그녀가 낳게 될 아이에게 남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단서 조항을 붙이는데 태어날 아이가 여자라면 조건 없이 재산을 물려주겠지만 남자 아이라면 악에 물들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경우엔 한푼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괴상한 단서가 붙은 데에는 에그니스가 낳은 아이라면 고상한 성품을 물려받을 것이 틀림없다는 믿음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에드윈의 유서가 몽쓰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몽쓰는 올리버의 존재를 알고 그에게 한푼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한편으로는 올리버의 출생을 증명할 물건들을 없애고, 다른 한편으로는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더라도 유산을 물려주지 않을 조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로즈는 에그니스의 여동생으로 올리버의 이모였고 그런 이유로 올리버를 처음 본 순간부터 알 수 없는 친숙함과 동정을 느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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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는 사회소설로서 당시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구빈원이라는 제도화된 자선의 이면에 자리잡은 추악함을 다루고, 공정한 법집행자를 자처하며 가혹한 형벌을 남발하는 치안판사를 통해 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유아학대, 아동노동과 성매매 등 당시 소설에서는 다루지 않는 소재들 역시 거침없는 필치로 써내려간다. 그런 가운데 작품 속에서 가장 큰 용기를 보여주고 결국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낸씨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창녀라는 점 역시 큰 논쟁이 되었다.

작자 서문은 이런 이유로 소설의 변호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등장 인물들이 가장 타락한 부류라는 점과 일어나는 사건들이 충격적이고 상스럽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찰스 디킨즈는 그러한 소재들 속에서도 선을 찾아낼 수 있다는 믿음을 피력한다.

 

번역을 한 윤혜준 교수는 해설에서 '왜 소설의 예술성이 사회적 편견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하는 바, 작가 조정래가 <인간 연습>의 작가 후기에서 지적한 바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며, 공감하는 바이다. 작가는 시대와의 불화를 겪을 수밖에 없으며, 불화를 겪지 않는 예술은 잘 봐주었을 때 흥을 돋우기 위한 노랫가락이거나(그 역시 기교 측면에서의 박수는 받을만 할 것이다), 술취한 자의 중언부언에 불과할 것이다. 윤혜준의 수려한 번역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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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혀
셰리 홀먼 지음, 공경희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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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펠릭스 파브리 수사는 우연히 성녀 카타리나의 유골을 본 이후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영혼의 신부로 삼는다. 우연한 기회에 부유한 귀족 투허 경의 후원을 받은 펠릭스는 투허 경의 아들 우르수스, 헝가리의 부주교 요한, 이발사 콘라드 등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떠난다. 

배 안에서 만난 아르시노에라는 처자가 자신이 카타리나 성녀의 '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카타리나의 유골 일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본 펠릭스는 처음에는 그녀를 불신하나 그녀의 언동에서 차츰 성녀 카타리나가 현신한 것은 아닌가 의구심을 품게 된다. 아르시노에의 관능적 매력에 빠진 요한은 그녀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한편 예루살렘을 향하는 또 다른 배 안에는 아르시노에의 오빠 니콜로가 타고 있었다. 니콜로는 번역가로서 전 세계 모든 나라 말을 할 수 있었고 이름없이 사라져간 성인들의 이야기를 번역하고 있다고 했다. 니콜로는 펠릭스에게 자신의 여동생이 사기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펠릭스 수사는 아르시노에와 니콜로 중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몰라 혼란에 빠진다.

카타리나의 유골이 최초로 발견된 시나이로 향하는 여정 중 투허 경과 우르수스가 죽고 니콜로가 의도하는 것이 카타리나 성녀의 유골을 여동생의 뼈로 대체하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니콜로는 그것이 번역의 완전한 형태이고 자신이 새로운 성인을 탄생시킴으로서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펠릭스 수사 일행은 베두인 족으로부터 구출을 받는다. 그들 역시 카타리나가 빵을 내려주는 성녀라고 생각한 것이다. 

펠릭스 수사는 카타리나란 어휘가 'catha' 즉 전체와 'ruina' 즉 파괴에서 왔으며, 자신의 이름인 펠릭스는 '행복한 사람' 이라는 뜻이므로 '전체적인 파괴 속에서의 행복'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성녀 카탈리나의 전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막센티우스 황제가 전 국민에게 알렉산드리아에 모여서 우상 숭배에 참여하라고 명하자 정면으로 황제의 명을 거역하였고, 황제의 궁전에서 신앙 논쟁을 벌이게 된다. 황제가 학자 50명을 궁전으로 초청하여 카타리나를 대적하게 하지만 카타리나는 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여 그들 모두를 기독교로 개종시킨다. 화가 난 황제가 학자들을 모두 화형시킨 후 카타리나에게 왕비 다음의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하나 카타리나는 이를 거절한다. 감옥을 찾아온 왕비와 경비 대장마저 기독교로 개종하게 만들자 머리 끝까지 화가 난 황제는 카타리나를 참수한다. 그녀의 머리에서는 피 대신 우유가 뿜어져 나왔고 천사들이 그녀의 시신을 들어 시나이 산으로 옮긴다. 그녀의 시신에서는 계속 기름이 흘러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로마 카톨릭은 1969년 성녀 카탈리나와 펠릭스 수사의 영혼 결혼을 했다는 설을 무효라 발표하고 카타리나를 성인 목록에서도 삭제한다. 

 

소설 속 펠릭스는 종종 성 카타리나를 하느님과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하여 예루살렘보다 시나이 산을 순례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전설 속 카타리나의 행적도 이교도들을 <논파>함으로서 개종을 시키는데 이 대목 역시 석연치가 않다. 작가는 중세의 여명기에 실제 이루어진 펠릭스 파브리 수도사의 순례 여행을 소설화하여 동양과 서양의 만남, 중세의 해체 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별로 신통치 않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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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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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은 故意에 관한 이야기>는 자살한 친구의 죽음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뜻밖의 사실을 다루고 있다. 같은 사건이나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경중은 다를 수 있고 특히 청소년기에는 그 편차가 더욱 심할 것이다. <방과후>에서 다루었던 불안정한 청소년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어둠 속의 두 사람>에서는 불륜을 감추기 위해 어른의 세계를 엿보여주고 밀약을 맺지만 결국 욕망의 희생자가 자신의 자녀가 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루고 있다. 

<춤추는 아이>는 선의가 때로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단지 동경했기 때문에 취한 행동이 죽음으로 이어진다.

<끝없는 밤>은 형들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의 사업체를 견실하게 꾸리기 위해 오사카로 떠나는 남편과 편안하고 안락한 도쿄 생활을 더욱 중시하는 아내의 이야기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테리즈로 제작되기도 한 작품이다.

<하얀 흉기>에서는 살의를 품든 주체와 그 대상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1990년도 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굿바이, 코치>는 두 번의 자살 소동이 벌어진다. 한번의 자의에 의해, 다른 한번은 타의에 의해. 범인은 '굿바이, 코치'라는 말의 의미를 사건이 완전히 끝나고서야 알게 된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이야기 시점을 달리 함으로서 사건의 전모를 최후에 밝히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시점이 달라짐에 따라 범인의 의도와 참가자가 바뀐다.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

 

일본에서 1990년에 출간된 책으로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사소한 계기와 오해, 욕망 등이 살인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을 짤막한 단편으로 엮어 놓았다. 천안 상록 유스호스텔에서 밤중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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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텃집 처녀 (외) 범우 사르비아 총서 641
셀마 라게를뢰프 지음, 홍경호 옮김 / 범우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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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o 늪텃집 처녀

 

시골 재판소에서 양육비 청구 소송이 벌어진다. 조서에 따르면 원고는 가난한 하녀였고, 피고는 기혼 남자였다. 피고인 40대 부유한 남성이 자신은 하녀와 여하한 염사를 일으킨 바가 없고 하녀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 주장하였으므로 판사는 그에게 성서에 손을 얹고 자신의 주장이 사실임을 선서하게 하였다. 바로 그 때 하녀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겠다면서 판사로 하여금 선서를 중단시키도록 요청한다. 하녀는 피고가 성서에 손을 얹고 거짓을 선서하여 더 큰 죄를 짓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판사와 방청객들은 숙연해진다. 

하녀의 이름은 헬가였다. 마을 청년 구드문트는 헬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마차에 태웠다가 그녀가 유부남과의 양육비 소송 때문에 법원에 간다는 사실을 알고 불쾌한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법원에서 그녀가 취한 고결한 행동을 본 지금은 그녀를 흠숭하는 마음이 들었고 기꺼이 마차에 태워 주었다.

법원에서 취한 헬가의 행동은 헬가의 부모님에게도 전해진다. 헬가의 부모님은 딸을 용서한다. 구드문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헬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헬가는 구드문트의 집에 하녀로 일할 수 있게 된다. 

구드문트는 헬가에게 어렴풋한 연정을 느끼면서도 그 감정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던 중 면장의 딸 힐두르와의 결혼 이야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결혼식 날짜가 잡힌다. 힐두르는 헬가가 구드문트의 집에 머무는 것을 원치 않았고, 헬가는 다시 늪터에 있는 옛날 집으로 되돌아간다. 헬가는 자신이 떠나온 곳을 그리워하지 않기 위해 늪텃집 아궁이 재를 구드문트의 집으로 가져왔었다. 그 방법은 한 번 밖에 쓸 수 없다고 했다. 이제 헬가는 구드문트의 집이 그리워도 그 마음을 달랠 도리가 없게 되었다.

결혼식을 앞두고 구드문트는 친구들과 엉망이 되도록 술을 마신다. 다음 날 마을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시체의 머리에서 부러진 칼날이 박혀 있는 것이 발견된다. 구드문트는 전날 기억이 하나도 없었지만 자신의 칼이 부러진 채 주머니 속의 들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구드문트는 칼을 웅덩이에 버린다. 결혼식 날, 구드문트는 아버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 놓는다. 아버지와 아들은 처가로 가서 저간의 사정을 모두 이야기한다. 힐두르와 면장은 구드문트 부자를 비난하며 야박하게 대한다.

구드문트는 그제서야 자신이 진정 사랑했던 사람은 헬가라는 사실을 깨닫고 헬가에게 가서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헬가는 구드문트의 칼을 자신이 부러뜨렸기 때문에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드문트의 구애를 뿌리친다. 헬가는 힐두르를 찾아가 구드문트가 범인이 아니므로 그에게 찾아가 야박하게 대한 것을 사과하고 결혼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힐두르는 구드문트에게 헬가가 전해준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힐두르는 헬가의 용기에 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구드문트는 헬가를 발견하고 그녀의 손을 꽉 움켜쥔다.

 

o 은광

 

구스타프 3세가 날라카르리언 지방을 순행하다가 교회에 들러 쉬어가게 되었다. 왕은 백성들에게 한바탕 연설을 하며 애국심을 호소했는데 반응이 그저 그랬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때 한 사람이 자신들의 목사와 이야기를 해보라기에 왕은 성구실로 간다. 그런데 그곳에 목사는 없었고 허름한 차림새의 농부가 앉아 있었다. 사실은 그가 목사였으나 너무 가난해서 농부 차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목사는 왕이 자신을 농부로 착각하므로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목사가 아닌 척 한다. 

목사는 자신을 포함한 마을 사람 다섯이 우연히 은광을 발견했는데 더욱 부자가 되어 행복해지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불행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므로 은광의 존재를 잊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 왕이 그 은광의 부를 원한다면 기꺼이 바쳐 나라를 위하겠다는 요지의 말을 한다.

왕은 목사에게 당신들의 목사는 예배가 끝난 후 예복을 벗으면 농부의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가난한지 묻는다. 그토록 가난하다는 대답을 들은 왕은 나라를 돕는데 사람으로 돕는 것이 훨씬 힘이 된다고 말한다.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느냐는 농부의 질문에 이미 대답을 들었다며 자리를 뜬다.

 

o 거리의 악사

 

한 악사가 자신의 솜씨에 감탄하며 귀신들보다 낫다고 자만한다. 그는 바이올린에 미쳐 부모님을 떠나 열심히 연주 실력을 닦았고 이제 꽤나 유명한 악사가 된 것이다. 그날 밤 뚱뚱한 시골 처녀가 바이올린을 켜달라고 요청한다. 처녀가 느린 곡에 만족하지 못하자 악사는 빠른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손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바이올린을 켜게 되었고 멈출 수가 없었다. 그 때 늙고 불쌍한 노파가 지나갔다. 악사는 그 노파가 자신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어머니에게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간구한다. 어머니가 용서한다는 말을 하자 마력은 끝이 난다.

 

o 지주 댁 이야기

 

1830년대 말, 우프살라의 하숙집에 헤데라는 대학생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헤데에게 구스하브 알린이라는 친구가 찾아와 몇 마디 충고를 한다. 충고의 내용은 헤데의 고향 농장이 더 이상 부유한 상태가 아니므로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할 것과 그러기 위해서는 바이올린을 멀리 하라는 내용이었다. 알린은 헤데의 바이올린을 공부를 마치면 돌려준다며 가지고 가버린다. 

뒤숭숭한 마음에 시간을 보내던 헤데는 바이올린을 켜고 싶어진다. 그 때 떠돌이 맹인 악사가 마당에서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다. 헤데는 맹인 악사에게 바이올린을 한 번만 빌려달라고 간청한다. 맹인 악사는 잉그리트라는 이름의 소녀를 데리고 다녔는데 그 소녀는 헤데에게 "마탄의 사수에 나오는 왈츠를 켜세요"하고 말한다.   헤데는 소녀의 눈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이후 헤데는 공부를 때려치우고 장사를 시작한다. 때로 실패를 하기도 했지만 뮨크탄의 농장 빚을 모두 갚을 정도로 돈을 벌어들인다. 헤데는 이제 장사를 그만 해도 되었지만 자신이 누구라는 사실도 잊은 채 장사를 계속한다.

한편 잉그리트는 목사의 양녀가 된다. 스무살 무렵 잉그리트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가사 상태가 되고 가매장 되기에 이른다. 매장된 직후 가사상태에서 풀린 그녀가 소리를 지르자 염소를 무서워 하는 떠돌이 행상이 그녀를 구해 낸다. 잉그리트는 평소 믿고 지내던 노파에게 몸을 의탁하고, 노파는 자신의 동생이 뮨크탄의 농장에서 일한다며 그녀를 농장에 소개시켜 준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어느 날 농장의 젊은 주인이 되돌아온다. 그는 염소를 무서워하는 떠돌이 행상이자 잉그리트가 항상 그리워하던 대학생 헤데였다. 헤데는 정신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다. 잉그리트는 헤데의 기억이 돌아오도록 애를 쓰고 바이올린 곡을 켜면서 헤데는 조금씩 기억이 돌아온다.헤데는 자신이 염소를 무서워하며 행상을 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하며 다시 정신병에 걸려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잉그리트의 헌신적인 마음에 감동받은 헤데는 자신을 찾아내겠다는 약속을 한다.

 

셀마 라게를뢰프(1858~1940)는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다. 그녀는 뿌리 깊은 향토애를 바탕으로 북구의 전설과 상상력을 결합한 작품들을 써냈다고 한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종교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죄를 범한 남녀를 사랑했고 그들이 고귀한 행동을 통해 죄를 극복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1902년 대작 <예루살렘>을 써서 스웨덴 문학에 큰 반향을 주었고, 1908년에는 <닐스의 이상한 모험>을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한층 드높인다. 이 동화는 교육 개혁을 주제로 다루고 있어 보수주의자들의 맹렬한 공격을 받기도 한다. 

 

천안 교육원에서 읽었다. 교육원은 중앙난방식으로 스팀을 저녁 나절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틀어주는데 그곳에만 다녀오면 어김 없이 감기에 걸린다. 어제 오후부터 코가 멍멍하더니 급기야 오전에 일어나질 못했다. 회사에 못 나갔다.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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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맨서 환상문학전집 21
윌리엄 깁슨 지음, 김창규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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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메코이 폴리와 바비 퀸으로부터 기술을 배웠다. 그는 사이버스페이스 덱을 통해 매트릭스에 뛰어들어 아이스를 해체하여 기업의 비밀 등을 훔쳐내는 카우보이였고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고용주의 물건을 훔친 것이 발각되었고, 러시아제 미코톡신을 주사 당해 신경계가 망가지고 만다. 카우보이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된 케이스는 일본의 의료기술에 한 가닥 희망을 걸며 음습한 일을 했고 살인도 저지른다. 최첨단 의료 기술로도 망가진 신경계를 복구할 수 없다는 사실에 케이스는 절망했고, 최근 몇 가지 거래에서 빚을 져 살해 위협에 시달린다.

그에게 어느 날 여성 암살자가 접근한다. 그녀의 이름은 몰리였고 자신이 아미티지라는 사람에게 고용되었다고 말한다. 아미티지는 케이스의 신경계를 회복시켜주고 췌장을 새로운 것으로 갈아주는 대신 AI에 침투할 것을 요구한다. 

아미티지와 몰리, 케이스 등은 AI에 침투하기 위해 중국에서 제조된 아이스 브레이킹 프로그램 <쾅 급 마크11>을 구하고 조력자들을 모집한다. 이 과정에서 아미티지가 전쟁에서 희생 당한 군인이고, 그의 의식을 변조한 AI가 그들을 고용한 실체임을 알게 된다. 아미티지를 고용한 AI는 <윈터뮤트>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윈터뮤트는 근친 결혼을 통해 자유계를 지배하고 있는 테시어 에시풀이라는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AI로 또 다른 자신인 뉴로맨서의 아이스를 깨고 침투하려 한 것이다. 케이스는 사망 후 ROM 형태로 존재하는 일직선 딕시와 함께 뉴로맨서에 침투하는데 성공한다. 윈터뮤트는 뉴로맨서와 일체가 된 후 스스로 매트릭스가 된다. 살아남은 참가자들은 두둑한 보수를 받는다. 어느 날 케이스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죽어버린 린다를 우연히 발견한다. 몰리는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한다.

 

1984년에 발표되어 3대 SF 문학상인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 K.딕 상을 수상하고 SF 크로니클까지 수상한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는 사이버 펑크의 고전으로 불린다. 소설의 첫 부분을 몇 장 넘기지 않아 <공각기동대>와 <매트릭스>, <카우보이 비밥> 등에서 흔히 보았던 이미지들이 펼쳐진다. 그 모든 것들의 시초가 <뉴로맨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이버스페이스는 현재에도 그 용어가 그대로 이용되고 있는데 <뉴로맨서>에서 제시된 개념은 현재 사용되는 개념보다 조금 더 넓다. 외부자극을 시뮬레이션화 하는 심스팀 덱을 통해 사용자는 사이버스페이스에 뛰어들어 현실 공간과 같은 정도의 자극을 수용한다. 이 과정에서 타인을 그 매개체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공각기동대>에서 전뇌를 해킹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이 확장되어 육체가 이미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트릭스 속에서는 생존하는 <일직선 딕시>가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제시된 수많은 개념들은 영화와 애니매이션에서 직간접적으로 차용되었다. <뉴로맨서>는 당시의 최신 기술과 깁슨의 새로운 세계관이 반영되어 소설 속에 작가만의 완벽한 질서가 부여되어 있다. 문제는 독자의 질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독자는 현재 케이스가 가상 세계인 매트릭스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인지 실재 세계에 존재하는지조차 헤깔리는 경우가 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은 30년 전에 쓰여진 소설임을 감안할 때, <뉴로맨서>의 사이버 펑크는 가히 혁명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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