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시 홍신 엘리트 북스 6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 지음, 최규남 옮김 / 홍신문화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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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루마니아의 산골 마을 판타나의 농부 요한 모리츠는 친구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돈을 벌기로 계획한다. 하지만 여자친구 스잔나를 버리고 떠날 수 없어 꿈을 포기하고 고향 마을에 주저앉고 만다. 다행히 코루가 사제, 그리고 사제의 아들이자 소설가인 트라이안이 요한에게 돈을 얼마간 지원해주었고 이 덕택에 요한은 스잔나를 아내로 맞아들일 수 있게 된다. 둘은 매일같이 열심히 일했고 두 명의 아이를 낳는다. 

스잔나의 아버지 요르그 요르단은 아내와 딸을 소유물처럼 여기는 포악한 자였는데 스잔나가 집을 나가자 아내 요란다를 때리며 화풀이 하다 그만 죽이고 만다. 그는 살인죄로 형을 받고 복역하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그의 관심은 '말들을 누가 돌봐줄 것인가'하는 문제였다. 2년 뒤 그는 석방되고 나치 돌격대 하사로 복무하기 위해 독일로 건너간다. 


독일이 유대인에 대한 탄압을 시작하고 주변국들을 침략한다. 루마니아에 사는 유대인들은 모두 헝가리와 인접한 국경에 끌려가게 되었다. 판타나 마을의 헌병대장은 스잔나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는데 요한만 없다면 스잔나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요한이 유대인이라고 거짓 보고를 상부에 올리고 다음 날 요한은 헝가리 국경의 수용소로 끌려간다. 헌병대장은 요한이 끌려간 후 스잔나에게 집적거렸지만 스잔나는 동요하지 않았다. 거짓보고가 들통나면 더 큰일이라고 생각한 헌병대장은 스잔나에게 요한이 유대인이기 때문에 집을 빼앗겠다고 위협하여 이혼서류에 사인하도록 계략을 꾸민다. 요한은 수용소에서 자신이 유대인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이혼서류가 불리하게 작용한다.

같은 마을에서 잡혀온 유대인 마르쿠 골덴베르크는 러시아를 추종하는 사회주의자였다. 그는 러시아군이 루마니아를 침공하지 못하게 만들 요새를 구축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주장하다가 유대인 동료 렌겔을 살해한다. 요한은 아브라모비치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그들과 함께 헝가리로 탈출한다.


헝가리로 건너간 요한은 자신이 곧 자유의 몸이 되리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아브라모비치의 누이 집에서 율리스카란 하녀의 호의로 얼마간 편안한 생활을 했지만 어느 날 경찰의 검문에 걸려 수용소로 끌려가고 만다. 헝가리 경찰은 요한이 루마니아의 스파이가 분명하다며 매일같이 고문한다. 그는 아브라모비치의 누이와 처남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해가 미칠까봐 요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증언한다.


헝가리가 독일의 압박에 못이겨 수만명의 노동자를 징발해야 할 처지가 되자 요한과 같은 수감자들을 독일로 보낸다. 요한은 이제 독일 군수공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처지가 되었다. 요한은 그곳에서 프랑스인 동료 조제프와 친하게 지내게 되는데 조제프는 '살베 스크라베(안녕하시오 노예)' 라는 인사를 입에 달고 살았다. 조제프는 자신들이 노예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그 인사를 누구에게나 건냈던 것이다.

반복적인 노동으로 폐에 병을 얻은 요한이 우연히 독일 친위대 대령 뮐러의 눈에 띄게 된다. 뮐러는 요한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더니 요한이 아리안족 순수 혈통인 영웅족의 일원이 틀림없다며 요한을 독일군에 복무 배치시키고 간호사 힐다와 결혼하게끔 주선한다. 포로에서 감시자로 처지가 바뀌었지만 요한은 조제프 등에게 해로운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조제프가 탈출할 계획을 털어 놓으며 함께 가자고 권한다. 요한은 그들과 함께 탈출한다.

요한의 탈출 직후 러시아군이 독일로 진격한다. 힐다의 집에 독일군 장교가 뛰어들어 힐다에게 씻을 물을 부탁한다. 몸을 정갈히 하고난 직후 장교는 권총으로 자살하고 힐다는 그 장교에 대한 흠모의 정을 느낀다. 러시아군이 힐다의 집으로 들이닥치는 순간 힐다는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아이와 함께 죽고 만다. 자살한 독일군 장교는 요르그 요르단이었다.


프랑스로 건너간 요한은 여전히 자유의 몸이 되지 못한다. 독일군이었던 전력 때문에 이번엔 전범자가 된 것이다. 유대인으로 오인받아 수용소에 갇히게 된 일부터 유대인 의사와 함께 탈출한 일, 프랑스인 조제프의 탈출을 도운 일 등을 모두 얘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미군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기계적으로 일을 처리할 뿐이고 개개인의 사정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었다. 수용소에서 코루가 사제와 그의 아들 트라이안을 만난 요한은 깊은 절망감에 빠진다. 코루가 사제는 수용소에서 병사한다. 탄원문을 보내고 단식투쟁을 하던 트라이안 역시 절망감에 자살한다.

수용소를 전전하며 9년을 보낸 요한에게 스잔나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스잔나는 요한이 떠나간 뒤 항상 그를 생각하며 지냈다는 것, 어머니가 마르쿠 골덴베르크에게 총살당한 사실, 그리고 러시아군이 그녀를 윤간하여 아이를 낳게된 사연 등을 써서 보낸다.


1938년부터 13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마친 요한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장성한 두 아들과 어린아이, 그리고 스잔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밤 스잔나는 그 옛날 판타나에서 요한과 만날 때 입었던 푸른 옷을 입고 있었다. 겨우 하룻밤을 보낸 다음 날, 그들에게 또다시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기 위해 미군에게 사정을 설명하던 요한에게 징집관의 여비서가 혹시 트라이안을 알지 못하느냐고 질문한다. 그녀는 트라이안의 아내 엘레오노라 베스트였다. 요한은 간직하고 있던 트라이안의 안경을 그녀에게 건내준다. 징집관은 요한의 가족이 훌륭한 선전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요한에게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리고 요한에게 웃으라고 반복적으로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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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규(Constant Virgil Gheorghiu)는 1916년 루마니아 태생으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였다. 루마니아 외무성의 문화 사절로 근무하던 시절 전쟁이 발발하였는데 전쟁이 끝나고 게오르규도 연합군의 포로 생활을 하게 된다. 이 때의 경험이 <25시>의 토대가 된다.

소설 속에서 트라이안은 흰 토끼 이야기를 한다. 잠수함에서 흰 토끼는 위기를 나타내는 지표 동물이다. 흰 토끼가 죽고 나면 이제 사람 차례인 것이다. 흰 토끼가 모두 죽은 이후의 시간, 즉 24시 이후의 시간이 바로 25시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요한 모리츠는 상황의 노예가 되어 13년간을 수용소를 전전한다. 그의 이름은 타인에 의해 이온, 요한, 야콥, 양켈, 야노스로 불린다. 요한은 자신이 왜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고 13년간 고통을 받아야 했는지 설명을 요구하고 답변을 듣게 되지만 요한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생명을 가진 개인 요한'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특정 카테고리에 속한 요한' 에 대한 기계적 답변이었기 때문이다. 유대인, 루마니아인, 독일군 등의 카테고리는 요한이 어디에 속하는지 나타낼 뿐, 요한이 어떤 인간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개념적 범주일 뿐이다. 

<25시>는 이미 기계화 되어버린 유럽 문명과, 대안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별다를 것 없는 소비에트 러시아 사이에서 개인이 구원받을 가능성이 과연 있는지 묻는 묵시록적인 소설이다. 흰 토끼는 이미 죽어버려 유예의 삶을 살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의 인류 역시 <25시>의 주인공 요한과 별다를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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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서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8
마이클 바조하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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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기, 소련 KGB와 미국 CIA는 상대편 진영에 이중 스파이, 소위 '몰'을 심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몰'이 되기 위해 잠입한 에이전트는 신임을 얻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때로 자국의 1급 기밀도 희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신임을 온몸에 받으며 진급을 거듭한 에이전트가 마침내 1급 정보를 다룰 수 있게 되면 그는 '몰' 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영국 기록물 보관소에서 비공개 기간이 끝난 고문서 하나가 대중에게 공개된다. 70년도 더 된 이 문서를 KGB는 일착으로 열람하려 하는데, 그 문서에는 KGB에 잠입한 CIA의 몰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단서가 씌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KGB 에이전트가 열람 신청을 한 후 사서에 의해 건네받은 문서는 전혀 엉뚱한 것이었다. 리처드라는 대학원생이 신청한 문서와 뒤바뀐 것이다.

리처드가 건네받은 문서는 대영제국 첩보부장이 조지 5세 국왕에게 보내는 보고서였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씌어 있었다. 러시아의 고리친 백작이 영국에서 남색행위를 하다가 영국 첩보부에게 들통났는데, 영국 첩보부는 이를 약점으로 잡고 고리친 백작이 영국을 위한 스파이 노릇을 하도록 강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리처드는 이 문서가 뜻하는 바를 알 수 없었고, 별다른 생각 없이 집으로 가져간다. KGB가 리처드의 집을 급습해 그를 살해한 후 문서를 찾던 중 욕실에서 나는 인기척을 CIA로 오인하여 도망친다. 뒤늦게 욕실에서 나온 사람은 리처드의 여자친구 실비였고, 이제 문서는 그녀가 소유하게 된다. 

제임스라는 남성의 도움으로 실비는 KGB의 위협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지만, 제임스 역시 우연히 도움의 손길을 건낸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CIA의 에이전트였다. 제임스와 지인이 문서를 함께 해독한 결과 그 문서는 현재 KGB에 심어진 몰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단서를 내포하고 있었다. 고리친 백작의 후손이 현재 KGB의 고위급 간부였는데, 그가 과거로부터 이어진 협박 때문에 CIA의 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CIA 내에도 KGB 측의 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제임스와 실비는 일체 연락을 끊고 잠수에 들어간다. CIA 측에서는 KGB 측 몰을 탈출시키고, KGB는 몰로 확인된 인물을 제거하기 위해 카리닌이라는 냉철한 에이전트를 판견한다.


마이클 바조하는 불가리아에서 태어나 파시스트의 박해를 피해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태인으로 6월 전쟁, 욤 키푸르 전쟁, 제4차 중동 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박진감 넘치는 스파이 소설을 써낸 작가이다. 1973년 <과거에서 온 저격자>로 데뷔한 마이클 바조하는 <죽음의 문서>를 통해 비정한 스파이 세계를 정교한 구성으로 그려냈다.


소설은 CIA의 승리로 결말이 나는데, 사건의 발단인 문서 자체가 CIA의 날조된 미끼이다. CIA는 문서를 통해 KGB 내에 고리친의 후손이 있다고 암시하고 그가 CIA의 몰일 것이라고 오해하게끔 만든다. 그런 뒤 KGB 간부 스볼로프를 납치하는데, KGB는 스볼로프가 서방으로 망명했다고 믿는다.

이때 카리닌이라는 냉철한 KGB측 에이전트가 망명한 스볼로프를 살해할 묘안을 짜낸다. 소련 장교가 환상의 전투기 '미그25'와 함께 일본측에 망명 요청하면 디브리핑을 위해 스볼로프를 활용할 것이고, 이때 그를 살해하면 KGB의 중요 기밀은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이었다. 소련은 미그25를 내주더라도 중요 기밀을 지켜야 했기에 이를 수락한다.

KGB의 진짜 몰은 스볼로프가 아니라 카리닌이었다. CIA의 농간에 KGB는 스볼로프라는 중요 간부와 미그25를 빼앗긴다. 물론 카리닌은 KGB내에서 더욱 위상을 공고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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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페이스
아미티지 트레일 외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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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그들은 말을 쏘았다 - 호레이스 스탠리 맥코이


호레이스 스탠리 맥코이는 1897년 테네시 주의 페그램에서 태어났다. 어렸을적부터 학업에는 관심이 없었고 16세에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폭격수로 복무한다. 1919년부터 1930년까지 <댈러스 저널>에서 기자로 일했고 후에는 다른 신문사의 편집장을 맡는다. 이 시기에 하드보일드 소설의 메카 <블랙 마스크>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대공황이 닥치고 생활이 궁핍해지자 맥코이는 산타 모니카 부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게 되는데 이때 <그들은 말을 쏘았다>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들은 말을 쏘았다>는 화자 '나'가 글로리아를 총으로 쏜 후 재판정에서 배심원의 판결을 듣기까지의 이야기인데 액자 속 이야기로 댄스 마라톤에 참가한 '나'와 글로리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헐리웃 부근을 얼씬거리며 그럴싸한 배역을 맡으려 하지만 좀처럼 기회는 오지 않아 상심하던 차에 비슷한 처지의 글로리아를 만난다. 그들은 끼니도 해결할 수 없는 처지였는데 마침 '댄스 마라톤' 대회가 열리자 한 조가 되어 참가한다. '댄스 마라톤'은 얼마나 쉬지 않고 춤을 추는지를 겨루는 대회였는데 일단 탈락하지 않는 한 식사와 간식을 제공 받았다. 그 대회에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참석했는데 그저 먹을 것을 해결하기 위해 참석한 사람부터 살인 혐의로 도망해온 자까지 다양했다. 글로리아는 '댄스 마라톤' 대회를 통해 먹을 것은 해결했지만 자신의 불우한 과거와 암담한 미래 때문에 극도로 우울한 상태였다. 먹을 것을 계속 제공받기 위해서는 탈락하지 않아야 했고 그런 이유로 그녀는 심사위원에게 몸을 내맡기기도 한다.

대회가 이런 저런 사건들로 파행을 겪게 되자 '나'와 글로리아는 더 이상 유예된 삶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세상에 내쳐진 그들이 바닷가에 나란히 앉고, 글로리아는 자신이 여러차례 자살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방아쇠를 당겨달라고 말한다. '나'는 어릴적 매우 사랑했던 말 넬리가 다쳤을 때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할아버지가 총을 쏘았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사실도 기억해낸다. 


o 스카페이스 - 아미티지 트레일


아미티지 트레일의 본명은 모리스 쿤스이고 맥코이와 마찬가지로 열여섯에 학교를 그만두고 열여덟살 무렵부터 잡지에 작품을 게재하기 시작한다. <스카페이스>는 밤에 변호사 친구와 함께 암흑가를 관찰한 후 낮에 집필에 매달려 완성한 작품으로 알 카포네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전해진다.

영화로 두 번 제작되었는데, 1932년에 하워드 혹스와 리처드 로손 감독, 폴 무니가 주연을 맡은 작품과 1983년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알 파치노가 주연한 작품이 있다. 영화는 주로 폭력조직에 촛점을 맞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반해 원작 소설은 주인공 토니의 아이러니한 삶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이탈리아 이민자 토니 구아리노는 빈민가에서 불법적인 일로 돈을 벌고는 있지만 좀도둑질이나 강도짓에는 흥미가 없었다. 그는 비비안 러브조이라는 여자에게 흠뻑 빠져있었는데 그녀는 앨 스핑골라라는 갱단 두목의 여자였다. 토니는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주저없이 갱단 두목을 제거하고 여자를 차지한다. 이 사건으로 토니는 오하라 갱단의 주목을 받아 조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지만 플래너건 반장과 불편한 사이가 된 직후 앨 스핑골라 조직원을 살해하고 군대로 도망치고 만다.

토니는 전투에서 얼굴 한쪽에 상처를 입지만 무사히 제대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토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문에서 토니가 사망한 것으로 보도한데다 얼굴 한쪽의 상처 때문에 누구도 토니가 살아돌아왔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토니는 구아리노라는 성을 버리고 카몬테라고 자신을 칭한 후 다시 범죄조직에 가담한다. 가족들에겐 은밀히 돈을 보내주었지만 그것이 자신이라는 것은 모르게 했다. 군대간 사이 바람이 난 비비안은 가차없이 살해하고 난 뒤였다.

곧 새로운 조직에서도 승승장구하게 된 토니는 보스가 은퇴하자 조직을 인계받아 이성적이면서도 강력한 조직으로 변모시킨다. 하지만 권력층의 미움을 사게된 토니는 경찰의 집요한 추격을 받게되어 결국 총격전에서 살해된다. 그를 살해한 구아리노 반장은 토니의 권총이 고장나지 않았다면 자신이 총알을 먹었을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말한다. 구아리노 반장은 토니의 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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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6일전 동서 미스터리 북스 97
조너슨 라티머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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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주식중개인 웨스틀랜드의 처형이 6일 앞으로 다가온다. 옆 감방의 사형수가 극심한 공포를 이기지 못해 자살을 시도하자 웨스틀랜드 역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MG라는 익명의 사나이가 보낸 편지를 만지작 거린다. 편지에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내용이 씌여 있었다. 

웨스틀랜드는 교도소장에게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며 1만달러를 건낸다. 그리고 웨스틀랜드를 도와줄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립탐정 크레인과 조수 윌리엄즈, 최고의 변호사 크레인, 공동경영자 볼스턴과 우드베리, 지배인 수프레이그, 아파트 고용인 사이먼즈, 그리고 웨스틀랜드의 약혼자 에밀리 루 마틴과 전 비서인 블렌티노까지. 그들이 할 일은 6일 내에 진범을 잡는 것이다. 


웨스틀랜드의 이혼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판결을 받았다. 

웨스틀랜드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사건이 일어난 날 밤 약혼녀 에밀리 루의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에밀리 루는 웨스틀랜드의 전 부인이 자신에게 심한 말을 했다고 전했고, 화가 난 웨스틀랜드는 전 부인을 찾아가 다투다 헤어지기 직전 화해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 날 그녀는 시체로 발견되고 웨스틀랜드가 가지고 있던 권총과 동일한 기종에서 발사된 총알이 현장에서 발견된다. 경찰은 즉시 웨스틀랜드를 체포하는데 모든 상황이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먼저 범행에 사용된 권총의 행방이 묘연했고, 아파트 문이 닫혀 있었는데 특수하게 제작된 열쇠였기 때문에 그의 전 아내와 웨스틀랜드만이 열쇠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이웃이 웨스틀랜드가 아내의 집에 있었다고 경찰에 말한 시각에 총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한 것이다. 게다가 에밀리 루는 그날 밤 전화한 일이 없다고 한다. 


제일 먼저 해결된 것은 이웃의 증언이었다. 서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이웃이 시각을 착각한 것이었다. 

MG라는 사내를 찾아가 증언을 받으면 혐의가 풀릴 것이라 생각한 일행은 그를 만나러 가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암살자들이 들이닥쳐 그에게 총을 난사하고 사라진다. 웨스틀랜드를 도우려 모인 사람들 중 누군가가 범인일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었다. 

사건에 한 발 다가섰던 수프레이그마저 뺑소니차에 치여 숨지자 크레인은 사건이 일어난 날 밤 걸려온 에밀리 루의 전화를 조사한다. 그리고 누군가 에밀리 루의 전화에 프락치선을 연결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해미트에서 챈들러로 이어지는 시기에 가교 역할을 한 조너슨 라티머는 하드보일드와 수수께끼 풀이를 적절히 배합한 비중 있는 작가이다. 발표한 작품이 많지는 않은데 <처형 6일전(Headed for a Hearse,1935)>, <모르그의 여자(The Lady in the Morgue,1936)>, <죄인과 수의(Sinners and Shrouds,1955)>, <검정은 죽음의 의상(Black is the Fashion for Dying, 1959)> 이 있다. 


<처형 6일점>의 결말은 씁쓸하다. 에밀리 루의 전화는 실제로 걸려왔었다. 그녀는 동업자 볼스턴과 이미 결혼한 사이였다. 볼스턴은 위조 채권으로 장난질을 쳐 웨스틀랜드를 속이고 있었는데 전 부인에게 이 사실을 눈치채이자 그녀를 죽이고 아울러 웨스틀랜드도 제거하기 위해 일을 꾸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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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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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청 수사 1과에서 근무하던 중 살인 사건의 재판에서 변호인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서는 바람에 관할 지역 니혼바시로 쫓겨난 가가 교이치로. 스스로를 니혼바시의 신참자라 생각하며 에도 시대의 정취가 남아 있는 이 지역을 익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고덴마초에서 40대 여성이 교살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가가는 경시청 형사들을 보조하는 역할로 수사에 참여한다. 


가가 시리즈 중 <거짓말 딱 한개만 더> 가 유력한 용의자의 거짓말을 파해쳐 진범을 밝혀내는 내용이라면, 이번 <신참자>는 왜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를 알아내는 이야기이다. 8개의 에피소드에 각각 거짓말하는 참고인들을 배치시키고 가가 형사가 그들이 거짓말하는 이유를 밝혀내어 사건의 군더더기를 제거한 후 마지막 9번째 장에서 범인을 밝혀내는 특이한 구성의 이번 작품은 2010년 4월부터 6월까지 일본 TBS TV에서 아베 히로시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드라마로도 방영되었으며 극장판 심참자 <기린의 날개>로도 제작되었다.


가가 시리즈를 계속 읽어온 독자라면 이번 작품에서 가가 형사의 이미지가 전작들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했을 것이다. 인간의 어두운 측면을 파헤치는 냉철한 관찰자 이미지를 고수해오던 가가 형사가 이번 작품에서는 주변인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고객의 병명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하는 보험관리사나 사장이 바람 피운 사실을 들키지 않게 하려는 요릿집 수련생, 시어머니와 화해하고 싶은 며느리나 절연한 딸의 행복을 바라는 시계포 주인 등 소설에는 타인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은 서툰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서툰 부분을 가가 형사가 따뜻하게 감싸안는 내용들이 나온다. 


전 말이죠. 이 일을 하면서 늘 생각하는 게 있어요. 사람을 죽이는 몹쓸 짓을 한 이상 범인을 잡는 건 당연하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철저히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그걸 밝혀내지 못하면 또 어디선가 똑같은 잘못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죠.


냉철한 이미지를 벗고 '관계'에 집중하기 시작한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의 주인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독자 입장에서는 꽤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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