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상어 - 사메지마 형사 시리즈 01 뫼비우스 서재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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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인공 사메지마는 국가공무원 상급시험에 합격한 후 큰 탈만 없다면 캐리어로서 고속 승진을 거듭할 예정이었다. 어느 날 동료가 공안부 내부 암투에 휘말려 자살하고, 그가 남긴 유서가 양쪽 파벌 모두에게 폭탄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 상부에서는 유서의 회수에 혈안이 된다. 하지만 사메지마가 자신이 맡아둔 유서를 내놓지도, 파벌에 가담하지도 않자 상부에서는 그를 신주쿠경찰서 방범과로 내치게 된다. 직급은 과장과 같은 경감이지만 파트너도 없이 홀로 수사를 하고 야쿠자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는 그를 경찰과 야쿠자 모두 꺼리며 '신주쿠 상어'라는 별명을 붙여 준다.

사설총기 제조업자인 기즈를 쫓던 어느 날, 신주쿠 인근을 순찰 돌던 외근 경찰관 두 명이 살해 된다. 사메지마는 기즈가 만든 총기가 범행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수사를 계속한다. 경찰 살해가 연쇄살인으로 이어지자 경찰을 동경하는 오타쿠의 개입으로 수사는 혼선을 빚기도 한다. 며칠간의 잠복 끝에 기즈의 작업장을 발견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 난입하지만 함정에 빠져 도리어 살해당하기 직전, 사메지마는 방범과장 모모이에게 구출 받는다. 모모이는 '시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만년 과장으로 자신의 아들이 사망한 후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실은 경찰관으로서의 신념과 의지를 내부에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기즈의 동성애자 애인인 가즈오가 그와 다툰 후 총기를 훔쳐내 친구 스나가미에게 전달했음을 알게 된다. 특별수사본부는 스나가미가 범행 직전 신주쿠에서 야쿠자에게 린치를 당했고, 자존심이 강한 스나가미는 기존에 갖고 있던 경찰에 대한 반감과 자신이 보호받지 못했다는 감정이 겹쳐 경찰 살해에 나선 것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린치 당한 날 그가 콘서트에 갔다 오는 길이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사건의 대미를 마쓰기 유리의 콘서트 장으로 선택할 것이라 생각한다. 사메지마는 스나가미의 집으로 가서 그가 듣던 워크맨을 플레이해 보고 경찰이 전혀 엉뚱한 콘서트 장으로 갔음을 알게 된다. 스나가미는 사건 당일 자신의 애인인 쇼가 보컬로 있는 '후즈 허니' 공연을 보러 갔던 것이고, 자신이 야쿠자에게 맞고 있던 스나가미를 구해준 일을 떠올린다.

 

마초 냄새 물씬 풍기는 제목을 달고 있는 <신주쿠 상어>는 오사와 아리마사의 사메지마 시리즈 중 제1권이다. 야쿠자에게도 예외 없는 수사를 벌이고 승진은 커녕 만년 경감으로 끝날 운명은 <공공의 적> 강철중을 떠올리게 한다. 또 캐리어 제도의 모순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춤추는 대수사선>이 떠오른다. 오타쿠의 수사 개입 역시 소소한 재미를 제공하는데, 여러 모로 그 후에 제작된 수사물 영화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신주쿠 상어>는 1990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과 일본추리작가협회상, 1991년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하며 오사와 아리마사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주었고 1993년 사메지마 시리즈 4번째인 <무간 인형>이 나오키상을 수상한다. 그 후 2004년에 <판도라 아일랜드>로 시바타 겐자부로 상, 2006년 <낭화>로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을 수상한다. 노블마인에서 새로이 사메지마 시리즈를 발간하기 전 국내에도 몇 권 소개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미야베 미유키, 쿄고쿠 나츠히코와 '다이쿄쿠구'라는 공동사무실과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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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 38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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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834년 자마이카에서 노예 해방이 이루어지자 기존 노예소유주들은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그 결과 농장들은 파산에 처한다. 새로운 영국인들이 자마이카로 몰려와 농장들을 헐값에 사들이고, 기존 백인들은 정체성의 위기를 겪는다. 그들은 부유한 영국인이 아니었고, 그렇다고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은 흑인도 아니었다. 그들의 자녀는 크리올이라 불리며 영국 본토 국민보다 열등하게 여겨졌고, 비록 피부색은 희더라도 혼혈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아야 했다.

주인공 앙투아네트 역시 아버지 코즈웨이가 사망하고 노예 해방이 이루어지자 '하얀 바퀴벌레'로 불리며 원주민의 분노와 새로 이주한 백인들의 멸시 어린 시선을 견뎌야 했다. 어느날 흑인 소녀 티아가 옷을 훔쳐가 남루한 옷을 입고 들어오자 앙투아네트의 어머니 아네트는 새로 이주해온 부유한 백인 메이슨과 결혼한다. 그러나 메이슨은 원주민들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여 경솔한 언행을 일삼았고, 아네트는 끊임 없이 불안에 시달린다. 어느날 원주민들의 방화로 집이 불타고 앙투아네트의 백치 동생이 사망하자 아네트는 이성을 잃고 만다. 메이슨은 그런 아네트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그녀를 감금하고 미친 여자로 치부하고 만다. 아네트는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흑인들에게 겁탈 당하다가 결국 사망한다.

양부 메이슨이 죽으면서 재산의 반을 앙투아네트에게 남겨주자 옛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로체스터라는 남자와 결혼한다. 로체스터는 장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존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부유한 여성과 결혼하고자 했고, 아버지와 형의 권유가 있자 앙투아네트와 결혼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혼혈일지도 모르는 크리올에게 돈에 팔려 결혼했다 점을 컴플렉스로 갖게 된다. 이 때 그에게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드는데 자신이 앙투아네트의 배다른 오빠라고 주장한 그는 앙투아네트의 가계가 정신병력이 있을 뿐 아니라 앙투아네트 역시 혼혈일지 모르며 성적으로도 문란하다는 암시를 한다. 로체스터는 자신의 컴플렉스에 투서 사건이 겹치자 앙투아네트의 재산을 모조리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로부터 모든 관심을 거두어 들인다.

로체스터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앙투아네트는 크리스토핀에게 주술의 일종인 오베아를 실행시켜 줄 것을 부탁하지만 효력은 하룻 밤 동안의 폭력적인 성행위로 끝나고 로체스터는 앙투아네트를 옆방에 둔 채 아멜리라는 하녀와 불륜을 저지른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불러 달라는 앙투아네트의 요청을 묵살한 채 버사라고 부른다.

크리스토핀의 간절한 애원에도 불구하고 로체스터는 앙투아네트를 영국으로 데리고 가 그곳에 감금한다. 앙투아네트는 광녀로 취급되고, 자신을 찾아온 양오빠에게 칼을 들고 달려들기까지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앙투아네트는 자신이 손필드 저택에 불을 지르는 꿈을 꾸다가 깨어난다.

 

소설은 <제인 에어>를 알고 있어야만 상당 부분을 이해할 수가 있다. 작가 진 리스는 <제인 에어>를 읽고 단지 영국의 시각에서만 쓰여 있음에 분개하여 <제인 에어>의 전편을 쓰기로 한다. 거기서 선택된 인물이 바로 버사 메이슨이다. 그녀는 <제인 에어>에서 제인과 로체스터가 결혼하는 데 걸림돌이며 손필드 저택에 방화를 저지르는 미친 크리올 여성으로 그려진다. 브론테는 방화의 이유를 버사 메이슨이 크리올이자 광녀이기 때문이라고 단순히 설명한다.

제인은 영국 식민지 드메라라에서 노예 착취를 통해 벌어들인 삼촌의 돈으로 경제적 자립을 획득하고 로체스터 역시 크리올인 버사 메이슨과 결혼함으로서 자마이카 노예의 피와 땀을 돈으로 환산한다. 진 리스가 도미니카를 방문했을 때 무시할 수 없는 수의 크리올 상속녀들이 영국 남자와 결혼한 후 '광녀'로 낙인 찍혔음을 알게 되는데 그 점에 착안하여 광녀 버사 메이슨의 이야기를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 담아내고 있다.

역자 윤정길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The Second Sex)>를 인용하면서 로체스터의 행위를 타자를 통한 주체의 확립이라 설명하고, 그녀를 광녀로 치부하여 감금시키고 침묵시킴으로서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고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을 확립하려 했다고 설명하는데 무척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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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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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서 버림받아 육아원에서 살아온 리리카는 인간에 대한 불신과 외로움 때문에 자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한다. 그런 그녀에게 나가사와 모토지로 라는 이름의 남자가 편지를 보내온다. 그는 리리카가 '인간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라고 써 보냈고, 그 말에 마음이 움직인 리리카는 답장을 보낸다.

둘은 서로 진실만을 이야기 하되 절대로 만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편지를 주고 받는다. 리리카는 모토지로에게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에게 고민을 털어 놓으면서 점차 사람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회복해 간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보육교사가 된 리리카는 아버지가 주는 따뜻한 느낌이 그리워서 원생의 아버지와 불륜에 빠지고,그 일이 들통이 나 술집에 나가게 되는 등 위태로운 생활이 시작된다. 모토지로는 그런 그녀에게 섣불리 그만두라고 하는 대신 따뜻한 애정으로 위로하면서 '힘 내지 않아도 좋다'라고 말해준다.

리리카는 우여곡절 끝에 생부를 만나게 되고 관계를 회복해 가는 한편 다시 보육교사 자리를 얻게 된다. 그리고 모토지로와 리리카는 각기 다른 사람을 만나 연애를 시작한다. 모토지로의 답장이 뜸해지고 그 이유가 모토지로가 새로 사귄 여자친구 후키가 루게릭병에 걸려 2년도 채 살지 못하며 투병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리리카는 자신이 모토지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모토지로를 찾아 하코다테를 찾아간 리리카는 모토지로를 만날 수가 없었고 그가 보내 온 편지와는 많은 것이 다르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 한다. 그리고, 모토지로의 어머니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모토지로는 리리카의 친 오빠였고 루게릭병에 걸린 것은 모토지로 자신이었다는 것. 실의에 빠져 자살하려고 한 여동생에게 어떻게든 희망을 주기 위해 편지를 보냈지만, 자신이 몹쓸 병에 걸려 곧 죽을 것을 알렸을 때에 여동생이 상처입을 것이 두려워 이야기를 꾸며냈다는 것이다. 결국 모토지로는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가 죽고, 남은 리리카에게 모토지로의 일기장이 배달된다.

 

편지를 주고 받는 모토지로와 리리카는 애틋하다. 아니, 마음을 전하는 것은 언제나 애틋하다. 뒤늦게 전달될 때는 더욱. <별의 목소리>에서의 문자 메시지나, <러브 레터>-그러고 보니 츠지 히토나리는 나카야마 미호의 남편이다- 에서 대출카드 뒷면의 연필 초상화가 그런 느낌을 주는 이유도 그 도착의 엇갈림에 있는 것은 아닐까. 

 

박주영의 <백수생활백서>에 <사랑을 주세요>의 한 구절이 인용되어 있어 흥미가 동했다. "그때 나를 구원해준 건 책이었어요. 도서관에 쌓이 수많은 책들. 그 책들은 내가 내 의지로 손에 들지 않으면 결코 문을 열어주지 않는 참된 친구였어요.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법이 없거든요. 아니, 그 반대지요. 좋은 소설이란 완벽한 거짓말로 꾸며진 또 하나의 진실이니까요." 

내용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지만 잠깐 동안 서정적인 영화를 한 편 보는 느낌은 좋았다. 물론, 책은 어느 누구도 구원해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구원은 현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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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사용 설명서
전석순 지음 / 민음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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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오늘의작가상> 수상작으로, <오늘의작가상>의 공정성과 권위가 마침내 진흙탕에 내팽개쳐졌음을 증거하는 작품이다. 철수라는 대한민국 보통의 남성을 가전제품과 비유하며 끊임없이 중언부언 늘어놓는데, 비유는 조잡하고 사회인식은 저열하다. 한 두 마디면 우스웠을지도 모를 말들을 무한정 늘어놓기 빠쁘다. 재미를 위해서 여성은 희화화되기 일쑤여서 작가 자신이 영희를 양산하고 있는 판국이다. 최소한의 소설적 미덕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다운시프트적인 결론의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얼마나 많은 미덕을 갖춘 작품인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제35회 심사위원은 아래와 같다.

 

김미현(문학평론가,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박성원(소설가, 동국대 문창과 교수)

편혜영(소설가)

정영훈(문학평론가, 경상대 국문과 교수)

강유정(문학평론가)

 

최근 <오늘의작가상>의 공정성과 권위가 심각한 의문에 직면한 상황에서 마침표를 찍는 듯한 선정에 심사위원들이 <철수 사용 설명서>를 끝까지 읽었다는 점(그 참을성에는 박수를!)을 제외하고는 어떤 부분도 공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오늘의 작가상>으로 선정했다. 집단 지성의 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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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퍼즐 학생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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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만 네 명을 회원으로 둔 에이토 대학 추리소설 연구부에 여성 회원 마리아가 입회한다. 그리고 그녀의 제안으로 소설의 화자인 아리스가와 아리스, 부장 에가미 지로는 외딴섬 가시키지마로 향한다. 퍼즐광이었던 마리아의 할아버지는 섬 어딘가에 5억엔에 달하는 다이아몬드를 숨겨두었는데, 힌트는 섬 곳곳에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한 모아이 조각상이다. 힌트는 두 가지. 하나는 할아버지가 말한 '진화하는 퍼즐'이라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3년 전에 비밀을 거의 밝혔지만 바다에 빠져 죽은 마리아의 사촌 오빠가 말한 '모아이 석상의 방향'이다.

외딴 섬에 태풍이 다가와 바람이 심하게 부는 밤, 간고와 그의 딸 스마코가 총에 맞아 살해당한다. 현장 방문과 창이 닫혀 있는 밀실에서 간고는 허벅지에 총상을, 스마코는 가슴에 총상을 입었으며 간고 위에 스마코가 죽어 넘어져 있다.

모두의 알리바이가 모호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섬 반대편에 살고 있는 화가 히라카와가 살해당하고, 현장에는 퍼즐이 어지러이 놓여 있다. 그리고 길 위에 떨어져있는 한장의 쪽지에는 모아이 조각상의 방향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3년 전 죽은 히데토가 그린 것으로, 쪽지에는 자전거 타이어 자국이 나 있다.

두번째 살인에 대한 알리바이도 모두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히데토의 동생 가즈토가 자살하고 유서가 발견된다. 유서에는 3년 전 히데토가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순간 평상시 질투와 순간의 욕심이 겹쳐 히데토를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였고, 살해 장면을 발견한 스마코와 히라카와가 자신을 협박하여 입을 다무는 조건으로 다이아몬드를 분배했다는 것, 그리고 최근에 히라카와가 다시금 돈을 요구하자 그들을 살인한 후 죄책감에 자살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에가미는 퍼즐에 박힌 총탄이 핏자국을 관통하고 있음을 보고 이번 역시 타살임을 주장한다.

 

한편 에가미는 모아이 조각상의 방향을 연결할 경우 점에서 선이 되고, 그 선들을 도형으로 만들경우 선에서 면이 되며, 면들을 조합하여 3차원 형체를 만드는 식으로 퍼즐을 풀어내는데 이는 '진화하는 퍼즐'이라는 말에 들어 맞으며 그 결과 양초바위가 보물을 숨긴 곳임을 알아낸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누가 다녀간 뒤였다.

 

에가미는 첫번째 살인이 범인이 밀실을 만든 것이 아니라 스마코의 행동으로 추리하는데, 스마코는 남편 준지에게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자신보다 아버지가 먼저 죽는 상황을 원했고, 아버지가 방에서 나가 도움을 요청하여 구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밀실을 만들고 기절한 아버지 위로 쓰러져 사망한 것이다.

다음으로 히라카와의 경우 범인이 바다를 이용해 건너가 살해한 후 라이플과 일기장이 젖는 것을 막기 위해 자전거로 왔다가 되돌려주는 과정에서 종이쪽지에 타이어 자국을 남긴 것임을 알아낸다.

 

데뷔작인 <월광 게임> 이후 발표된 두번째 작품으로 1989년에 발표되었다. 작가와 동명의 화자 아리스가와 아리스, 탐정 역할의 에가미 지로가 등장한다.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작가 본인이 다녔던 교토 도시샤 대학 근처의 '아리스가와 궁 유적'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온 것이며 본격물을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라이플과 일기장이 젖는 걸 막기 위해 자전거 왕복을 하는 부분은 꽤 기지 넘치는 설정이나, 밀실트릭의 경우 가슴에 총을 맞은 스마코가 순간 유산 상속을 생각하고 밀실을 만들었다는 부분은 약간의 억지가 있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4672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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