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홍성영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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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유럽 입자물리학 연구소)에서 물리학자이자 사제인 레오나르도 베트라 박사가 처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의 눈은 도려내져 있고 가슴에는 일루미나티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연구소의 소장 막시밀리안 콜러는 경찰에 전화하는 대신 하버드대학의 종교도상학 교수이자 기호학의 권위자인 로버트 랭던에게 도움을 청한다.

로버트 랭던은 베트라 박사의 시체에 찍혀 있는 일루미나티 낙인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일루미나티는 교황청에 대항하여 과학을 통한 진리를 추구하던 비밀 결사 조직으로 갈릴레오를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와 예술가, 지성인들이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루미나티는 프리메이슨과 각국 정부에도 깊숙이 침투하여 활동한 것으로 의심되었지만 현재에는 그 실체가 사라진 것으로 간주되었는데, 이제 시체에 찍힌 낙인과 함께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베트라 박사의 수양딸인 비토리아는 아버지가 최근 LHC 입자가속기를 이용, 두 개의 극세립자선을 반대방향에서 가속화 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냈는데 이것은 빅뱅이론을 증명하는 것으로 신의 천지 창조 과정을 설명하는 것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그 산물로 생성된 물질이 바로 반물질로 핵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낼 수도 있고 마찬가지로 더 큰 폭발력도 가질 수 있다고 하였다. 베트라 박사와 비토리아는 연구 성과의 증명을 위해 최근 눈에 보일 정도의 반물질을 만들어 냈고 충전 트랩에 이를 보관하였는데, 베트라 박사의 사망과 함께 반물질 트랩 역시 사라졌다.

한편 바티칸을 감시하는 무선카메라 한 대가 실종되어 행방이 묘연했는데 무선카메라가 내보내는 영상에는 반물질 트랩과 트랩을 안정화 시키는 베터리의 남은 시간이 표시되어 있었다. 스위스 근위병 사령관 올리베티는 랭던과 비토리아의 경고에 눈도 깜짝하지 않았고, 반물질의 위험성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바티칸에서는 서거한 교황을 대신할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진행중이었기 때문이다. 교황의 일시적 공백 시기에 로마 교황청을 대신하는 사람은 궁무처장이다. 랭던과 비토리아는 궁무처장 카를로 벤트레스카에게 반물질의 위험을 알리는데, 그때 일루미나티의 사자를 자처하는 암살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그는 자신이 교황 후보인 네 명의 추기경을 남치하였는데 그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하나씩 살해할 것이고, 마지막에는 반물질을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한다. 그는 아무런 협상안도 제시하지 않았고, 위협은 사실로 드러난다.

랭던은 자신이 바티칸에 열람을 신청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던 갈릴레이의 책에 해답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일루미나티는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회원을 받아야 했으나 공공연하게 행동할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지를 만들었는데 그 실마리가 갈릴레이의 책 <도형 Diagramma>이었던 것이다. 랭던은 갈릴레이의 책과 관련하여 503이라는 숫자 수수께끼에 직면했었는데 우연히 수수께끼를 풀게 되었다. 503은 바로 DIII, <대화 Dialogo>, <담화 Discorsi>, <도형 Diagramma>중 세번째를 가르키는 말이었던 것이다. 랭던과 비토리아는 갈릴레이의 책에 영어로 적힌 주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문구를 발견하고 일루미나티 근거지로 안내할 실마리라고 생각한다.

 

악마의 구멍을 가진 산치오의 흙의 무덤에서

로마를 가로지른 신비의 원소들이 펼쳐졌노라

신성한 시험, 빛의 길이 놓여 있으니,

천사들이 너의 숭고한 원정길을 안내케 하라.

  

랭던과 비토리아는 유명한 조각가이자 건축가 베르니니가 일루미나티 근거지로 안내할 여러가지 조각들을 남겨두었음을 깨닫고 살인자를 잡기 위해 장소들을 찾으려 하나 번번히 한 발 늦게 되고 추기경들은 한 명 한 명 살해 당한다. 첫번째 추기경은 입 속에 흙이 잔뜩 든 시체로 발견되었고 그의 가슴에는 EARTH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두번째 추기경은 폐에 구멍이 나 있고 AIR라는 낙인이, 세번째 추기경은 불에 타 죽었고 FIRE라는 낙인이, 그리고 마지막 추기경은 익사하였고 WATER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더욱 혼란한 사실은 교황이 독살당한 것으로 판명이 된 것이다. 암살자는 비토리아를 납치하여 은거지로 사라졌고, 스위스 근위병 사령관 올리베티는 살해당한다. 부사령관 로체는 한 통의 전화를 받은 후 11시 정각에 착한 사마리아인이 나타나 이 혼란을 종식시킬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랭던은 그가 바로 암살자를 조정하는 야누스, 곧 일루미나티의 수장으로 궁무처장을 살해할 것으로 생각했다.

마침내 11시가 되고 헬기를 타고 나타난 것은 놀랍게도 CERN의 소장 콜러였다. 그는 자신의 휠체어에 권총을 숨겨 궁무처장을 만나러 들어갔고, 잠시 후 궁무처장의 비명이 들려 온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궁무처장의 몸에는 4가지 원소 EARTH, AIR, FIRE, WATER가 대칭으로 낙인되어 있고 그 모습이 바로 일루미나티의 다이아몬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궁무처장을 살해하려던 부사령관 로체는 현장에서 사살당하고, 콜러 역시 총에 맞아 죽는다. 사건은 모두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궁무처장은 극심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신이 들린 듯 군중들 앞에 나타났다가 쇼크 상태에 빠진 듯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외친다. 그는 성 피에트로가 묻힌 네크로폴리스 지하로 미친 듯이 달려 가고 그곳에서 반물질 용기를 찾아낸다. 궁무처장은 자신이 직접 헬기를 조정하여 반물질 용기를 처리하려 하고 랭던 역시 헬기에 동승한다. 채석장에 투하하려던 랭던의 계획과 달리 궁무처장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판단하여 헬기를 하늘 최대한 하늘 높이 끌어올린다. 그리고 잠시 후, 놀라운 상황이 벌어진다. 궁무처장이 낙하산을 메고 헬기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랭던은 방수천 하나를 의지하여 지상으로 뛰어내리고 극적으로 살아난다. 그리고 콜러가 죽기 전 건내준 캠코더를 돌려보고 모든 것이 궁무처장의 연극이었음을 알게 된다. 궁무처장은 살해당한 교황이 과학에 종교를 팔아넘기려 하였고 아들이 있었다며 순결의 의무를 배신했다고 외친다. 하지만 교황은 인공수정을 통해 아들을 낳은 것이었고, 그 아들은 바로 궁무처장이었다. 궁무처장은 분신하여 죽고, 추기경들은 모든 사태를 현명히 이끌었던 모르타티 추기경을 교황으로 추대한다.

 

소설에서 궁무처장은 말한다. "과학 실험실에서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날이, 사람들에게 더 이상 믿음이 필요 없어지게 되는 날입니다!" 아이러니한 궁무처장의 이 말이 종교의 본질에 대해서 깊은 시사점을 준다. 과학을 통해 신을 증명한다면 신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궁무처장은 신이 증명되는 시점에 믿음이 없어진다고 말한다.

아퀴나스는 "인간의 지성은 신앙의 보상이다. 그러므로 믿기 위하여 이해하려 하지 말고 이해하기 위하여 믿으라"라고 말하였고, 테르툴리아누스는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Credo quia absurdum)"라고 말하였다. 만일 모든 것이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 그것은 이해하면 그만이다. 거기에는 믿음의 영역이 개입할 소지가 없는 것이다. 인간의 지성과 합리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영역, 그 영역이 믿음의 영역이다.

지성과 합리의 신봉자와 믿음을 가진 신앙인의 경계가 그런 이유로 명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성과 합리가 좌절될 때, 현재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알 수 있을 것이란 자세 역시도 어찌보면 믿음이 아니겠는가. 마르크스는 헤겔의 철학이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알 수 없는 다른 무언가로 대체해 놓은 거꾸로된 변증법이라 비판하였고, 이에 대해 부정하는 바는 아니지만,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 종교에 이끌리는 성향 역시 이해가 된다.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는 흥미거리도 많고, 랭던의 헬기 탈출 부분을 제외하면 억지스러운 면도 별로 없다. 하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와 견주어, 뭔가 가볍고 속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음모론을 대하는 태도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에코는 까소봉 패거리가 성당기사단의 이야기를 꾸며 내고 이를 실제로 믿는 자들을 보여주며 음모론 자체를 희화화하는데 반해 <천사와 악마>는 음모론자들을 비판하는 척 하면서도 여러가지 비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뒤섞어 놓고 그 경계를 허무는 것은 거부한다. 왜냐하면 <천사와 악마> 역시 음모론에 기대어 소설이 성공하길 내심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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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시월의 밤
로저 젤라즈니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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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밤에 세계를 현상 유지하려는 폐쇄자와 변경하려는 개방자 사이의 게임이 벌어진다. 감시견 스너프와 그의 주인 잭은 폐쇄자로 여러차례 이 게임에 참가해왔다. 시월 한 달 동안 게임의 참여자들은 규칙에 따라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모으는데 일정한 시기가 되기 전까지는 게임의 참가자가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편에 복무하는지 알 수가 없다.

스너프는 계산자로서 게임의 참가자들을 판단하고 이를 근거로 게임이 벌어질 위치를 계산하고자 한다. 게임의 참가자들은 서로를 견재하고 자신의 진영을 감추는데, 어느 날 경찰의 시신이 잭의 집 부근에서 발견된다. 스너프는 마녀 질의 동반자인 고양이 그레이모크와 함께 시신을 숨기고, 범인은 목사임을 알게 된다. 목사는 참가자들을 차례로 살해하고 도구를 모아 힘을 비축하고 자신의 양녀마저 제물로 삼고자 한다.

게임이 종반으로 치달을 무렵 위대한 과학자가 게임의 참가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죽은 것으로 판단되었던 백작이 사실은 살아있었음이 드러나면서 게임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는다. 잭은 질을 폐쇄자 편으로 넘어오도록 설득하지만 실패하고 마침내 마지막 날이 온다.

늑대인간 래리와 위대한 탐정의 도움으로 개방자의 시도는 실패하고 게임은 폐쇄자의 승리로 귀결된다.

 

포스트타워 6층에 있는 서울체신청 도서관에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가 꽂혀있다. 나는 오랫동안 그곳에 꽂혀있는 책들이 어떤 기준으로 구입되었는지 의아해했다. 쓸만한 책들은 1년이 지나지 않아 모두 사라졌는데,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오랫동안 살아 남았고 분청이 되면서 그곳을 떠났기 때문에 아직도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나는 남의 책을 잘 읽지 않는 버릇 때문에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기억만 해두고 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파주의 시공사를 방문했는데 <고독한 시월의 밤>이 보였고 사두었다가 천안 교육원에 교육을 와서 읽게 되었다.

네뷸러 상을 세 번, 휴고 상을 여섯 번 수상한 놀라운 작가 로저 젤라즈니의 마지막 작품인 <고독한 시월의 밤>은 소품의 느낌을 준다. SF 분야의 소설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네뷸러 상과 휴고 상은 종종 한 작품이 공동수상을 하기도 하고, 이 경우에 '더블 크라운'이라고 부른다. <파괴된 사나이>, <스타쉽 트루퍼스> 등 우리 귀에도 익숙한 작품이 휴고상을 수상하였고, 네뷸러상이 제정되자 <듄>이 네뷸러상과 휴고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역시 휴고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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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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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프란스를 도제 수업에 보내기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한 후 아버지가 불행한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되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리트는 화가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 살이를 간다.

그 집에서 원래 일하던 하녀 타네커는 베르메르의 장모이자 큰 마님으로 불리는 마리아 틴스에게 복종을 취하였고, 마리아 틴스는 현명한 노마님이었다. 그녀는 사위인 베르메르와 후원자인 반 라위번을 적절히 조율하여 사위가 그림을 그려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했다. 베르메르의 아내 카타리나는 많은 아이를 낳았고 거의 언제나 임신중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화실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과 남편이 자신을 그리지 않는 사실에 대해 불만이었고, 새로 온 그리트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푸줏간의 피터는 고기를 사러 온 그리트에게 한눈에 반해 관심을 나타내지만 그리트는 그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한다. 피터가 그리트의 부모에게 친절히 대하고 팔기 위한 고기를 가져다 주는 등 물질적인 도움을 매몰차게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그리트의 관심은 베르메르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반 라위번이 그리트에게 노골적인 관심을 표명하며 그녀와 자신을 함께 그려달라고 요구한다. 그 요구는 곧 그리트의 육체를 요구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베르메르는 그 요구를 거절한 대신 그리트만을 그려주겠다고 한다. 그리트는 모자를 쓴 하녀로도, 모자를 벗은 채 온전한 머리카락을 드러내 모습으로도 그려지기를 거부한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천으로 감은채 모델이 된다.

베르메르는 완성된 그리트의 그림이 반 라위번은 만족시키겠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아해한다. 그리트는 그 이유가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언제나 시선을 잡아끄는 빛이, 이번 그림에는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빛을 위해서는 카타리나의 진주 귀고리를 걸어야 하고, 그랬을 경우 모두가 불행해지리라 느낀다.

카타리나의 진주 귀고리를 거는 날 베르메르는 그리트의 얼굴을 만진다. 그리트는 피터에게 몸을 허락하고 카타리나는 어떤 예감에서 완성된 그림을 보기 위해 처음으로 화실에 들어선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리트가 일하는 푸줏간에 타네커가 찾아 와 베르메르 집으로 오라는 전갈을 전한다. 그리트는 손님들의 이야기로 베르메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손을 벤다. 예전 집으로 돌아간 그리트는 자신을 부른 것이 큰 마님이 아닌 카타리나이며, 그녀는 남편의 유언을 집행하기 위해 그리트를 불렀다고 말한다. 베르메르의 유언은 진주귀고리를 그리트에게 주는 것이었다. 그리트는 귀고리를 받는다. 귀고리를 보관할 수도, 하고 다닐 수도 없음을 깨달은 그리트는 귀고리를 20길더에 판다. 베르메르 집안이 피터의 푸줏간에 진 빚은 15길더였다. 그리트는 5더를 숨겨둘 것이고,그 돈은 영영 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구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 일명 <터번을 두른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17세기 네델란드의 화가 베르메르는 몇 가지 행적을 제외하고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고 남긴 작품 역시 완성품 35점 외에는 없다고 한다.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이런 점을 오히려 작품을 쓰는 데 행운이라 생각하고 <진주 귀고리 소녀>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그리트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데 진주귀고리를 거는 시기에 피터에게 몸을 허락하는 심리와 베르메르에 대한 정념을 그린 장면, 진주귀고리로 표상되는 다른 세계를 포기하는 그리트를 그리는 대목이 빼어나다.

2003년 피터 웨버 감독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The Girl With Pearl Earring> 로 영화화 하였고 스칼렛 요한슨이 그리트 역을 맡았다.

 

책에는 베르메르의 작품이 중간 중간 실려 있어 소설을 읽는 재미와는 또 다른 만족감을 선사한다. 수록된 작품은 다음과 같다.

 

<델프트 풍경(1660~1661)>, <골목길(1657~1658)>, <신앙의 알레고리(1671~1674)>, <진주 목걸이를 한 여인(1664)>, <우유 따르는 여인(1658~1660)>, <천문학자(1668)>, <저울질하는 여인(금을 다는 여인)(1662~1664)>, <물주전자를 든 여인(1664~1665)>, <포도주 잔을 든 여인(1659~1660)>, <류트를 연주하는 여인(1664)>, <편지를 쓰고 있는 여인(1665~1670)>,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있는 그리스도(1654~1655)>, <음악 레슨(1662~1665)>, <신사와 포도주를 마시는 여인(1658~1660)>, <세 사람의 연주회(1665~1666)>, <레이스를 뜨는 여인(1669~1670)>,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여인(1657)>, <빨간 모자를 쓴 소녀(1666~1667)>, <뚜쟁이(1656)>, <진주 귀고리 소녀(터번을 두른 소녀)(1665~1666)>, <소녀의 초상(1666~1667)>, <화가의 아틀리에(예술로서의 회화)(1662~1665, 혹은 1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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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트릭
엔도 다케후미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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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범을 수용하는 이치하라 교도소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의 얼굴과 손가락은 황산으로 훼손되어 있고, 현장에서 발견된 모조지에는 '이시즈카, 죽어 마땅하다 - 미야자키' 라 쓰여 있다. 교도소 측이 48시간 이내에 도주한 미야자키를 잡지 못할 경우 수사권은 경찰에 넘어가도록 되어 있다. 교도관 노다 등은 미야자키의 본가로 가 잠복하지만 정해진 48시간이 지나도록 미야자키를 잡지 못하고 결국 경찰이 개입하게 된다.

조사 결과 살해당한 쪽은 이시즈카가 아니라 사체가 훼손된 미야자키라는 것, 살해 방법은 브롬화 판크로니움이라는 마취제의 일종을 정맥에 주사한 것이었다. 또한 도주한 이시즈카는 재판 과정 중 바꿔치기 된 제3의 인물이며 살인 현장은 밀실이었다.

살해 당한 미야자키는 제3섹터인 아즈미 토마토 팜의 실질적인 경영자로, 장인이 사장이면서 시장이었다. 그는 음주운전으로 료코라는 여성을 치어 죽인 후 항소를 포기하고 죄값을 받겠다면서 복역중이었다.

경찰은 이시즈키와 바꿔치기 된 인물을 추적하던 중 이시즈카에게 법원등기를 배달한 집배원이 죽은 료코의 남편임을 알게 되고 그를 주요 용의자로 추적한다.

 

밀실 트릭, 뒤바뀐 피해자, 바꿔치기 된 가해자, 권력형 비리와 음모 등 흥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또한 작가가 손해보험회사에 근무한 이력을 바탕으로 교통사고의 처리와 배상 문제 등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 초반의 이치하라 교도소의 일상을 그리는 장면은 독자가 실제 교도소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주인공 또는 화자라 부를 만한 인물이 없는 탓에 시점 변화가 잦고 이로 인해 난삽한 느낌이 들어 몰입을 방해한다. 또한 반전은 충격적이나, 그 반전 때문에 작가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살해 동기와 수법에 대한 명쾌함 역시 훼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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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없는 세상 - 제6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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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하자. 싫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명호 씨의 디스 담배를 훔쳐 피우면서 명호씨도 숙경씨의 담배를 피우니 괜찮다며 자위하는 주인공 준호는 수능 시험을 치른 고3이다. 명호씨는 외삼촌이고 숙경씨는 엄마, 그리고 아버지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 명호씨는 서울대 법대를 나왔지만 10년째 일정한 직업 없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거나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며 소일하고 있고, 숙경씨는 동네 미장원 아줌마에서 시내 번화가로 가게를 옮기면서부터 헤어 디자이너가 되었다.

친구 영석과 경식이 미아리에 가서 동정을 떼고 와 어른 행세를 하자 준호 역시 여자친구 서영과 한번 하는 일에 골몰한다. 시도 때도 없이 한번 하자는 준호의 요구에 서영이 번번히 거절하다가 마침내 응낙한 날은 정작 사전 지식과 경험 부족으로 실패하고 만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자 집안에 서울대 출신만 있는 영석은 재수를 하러 가고 경식은 중장비 학원에 등록한다. 서영은 특차로 일류대에 붙었고 준호는 무엇을 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다. 숙경씨는 건강하게 자라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하고, 명호씨는 준호에게 야설로 썼던 글을 소설로 고쳐 써보라고 권한다. 준호는 야설을 고쳐 써보고, 그 일이 뜻밖에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 공부해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서영과 원서를 내러가기 전, 진지한 대화를 하려던 준호의 입에서는 엉뚱한 대사가 튀어나온다. 한번 하자.

 

아침 나절에 읽기 시작했는데 속도감 있게 읽혔다.

1989년에 제작된 에릭 로샹 감독의 영화 <동정(同情) 없는 세상>을, 어른이 되기 위한 통과 의례로서의 '동정(童貞) 떼기'로 재치있게 치환하여 그린 성장기 소설이다. 소설은 한껏 밝은 이미지로 가득하다. 서울대학교 법대를 나왔지만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용히 지켜보며 할 도리를 구하는 현자 스타일의 명호씨, 아들이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대학생 아들이 아니어도 좋다는 숙경씨, 그리고 편모 슬하에서 컸지만 자신이 어떻게 자라야 할지 숙고하고 올바른 결정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 준호 등. 

얼마 전 김려령 원작의 <완득이>를 영화로 보았는데, 굳이 한 쪽에 점수를 주라면 <완득이> 쪽에 점수를 주고 싶다. <동정 없는 세상>에서의 밝은 에너지는 작가의 가치관과 바람이 빚어낸 밝은 가정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 어떤 질곡이나 모순은 없다. 작품이 가볍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닐까. 반면, <완득이>에서는 부조리하고 아픈 현실을 딛고 일어서려는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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