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엘프 트릴로지 2 - 망명 드리즈트 시리즈
R. A. 살바토레 지음, 유지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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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다크를 떠난 드리즈트는 포자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거나 상대편을 공격하는 마이코니드들의 서식처 부근에서 생존해 나가고 있었다. 홀로 살아가는 동안 드리즈트는 사냥꾼(Hunter)의 본능에 점차 잠식 당해 생존을 위한 냉혹한 마음을 지닌 드로우로 변하고 있었다. 스스로도 그러한 변화를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던 드리즈트는 놈 종족인 스버프네블리들의 모습 속에서 드로우들과는 다른 면모를 본다. 심사숙고 끝에 드리즈트는 스버프네블리의 도시 블링덴스톤으로 간다. 스버프네블리들은 드로우의 출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블링덴스톤의 원로들은 드리즈트의 처분을 자신들의 임금에게 묻고 임금은 그를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그 때 한 명의 스버프네블리가 드리즈트를 구명하기 위해 나선다. 그의 이름은 벨워 디센걸프로 드리즈트가 기지를 발휘해 목숨을 살려준 적이 있었다. 그 때의 사건으로 그는 양 손목이 잘려 아다만타이트로 한 쪽에는 곡괭이를, 한 쪽에는 망치를 이식하고 있었다.

한편 디몬 나셰즈비논과 후넷 가문은 십 년에 걸친 지리한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들은 전면전을 벌일 처지가 아니었으므로 용병을 고용해 상대편을 암살하는데 만족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부랑자 집단이자 용병 단체인 브리건 디드와 그들의 수괴 잘랙슬만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전쟁은 뜻밖에도 후넷 가문의 무리한 전면공격으로 끝이 난다. 공격에 실패한 후넷 가문은 멸망에 처해질 것이다. 그 때 첫 번째 가문인 비너 가문에서 야릇한 중재를 주선한다. 후넷 가문의 주인 시나페이를 멜리스가 딸로 받아들이고 멜리스 가문은 원로원에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멜리스는 그 야릇한 제안 이면에 숨겨진 비너 주인의 의도를 알아채고 응낙한다.

멜리스는 곧바로 롤스의 총애를 다시 얻기 위한 작업을 준비한다. 그것은 진-칼라, 롤스의 힘을 빌려 죽은 자를 살려내는 의식이었다. 멜리스는 시나페이를 딸로 받아들인 후 그녀의 경계심이 무너진 틈을 타 살해한다. 그녀의 심장이 죽은 자크나페인에게 이식되자 그가 부활한다. 자크나페인은 멜리스의 의지에 따라 드리즈트를 추적해 살해하기 위한 길을 나선다.

자크나페인의 출현으로 변화된 상황이 스버프네블리들을 위협한다. 블링덴스톤의 왕 슈니크틱은 드리즈트로 인해 온 도시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없다며 추방을 결정한다. 드리즈트는 어쩔 수 없이 블링덴스톤을 떠나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친해진 벨워가 드리즈트와 함께였다. 

드리즈트와 벨워는 인간 마법사의 잔인한 마법 때문에 후크 호러로 변해버린 페크 종족을 만난다. 페크는 본래 돌을 다루는 데 능한 종족으로 돌과 대화를 나누거나 변형시키는 능력이 있다. 동료 한 명이 추가된 드리즈트들은 인간 마법사를 찾아 본래의 모습을 되돌리려 시도했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자크나페인은 계속 이들을 추격해오고 있었다.

일행이 정신력 마법을 사용하는 일리시드들에게 사로잡혀 노예가 되어버린다. 자크나페인이 일리시드 소굴까지 이들을 추격해오고 풀려난 드리즈트와 자크나페인이 대결을 벌인다. 멜리스는 성장한 드리즈트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자크나페인의 검술 역시 극한까지 끌어올려야 함을 깨닫는다. 하지만 검술은 기억과 관련될 수 밖에 없었다. 자크나페인의 기억과 검술이 결합되면서 그는 멜리스의 지배를 잠시 벗어나 드리즈트를 알아본다. 드리즈트의 성장에 기뻐함도 잠시, 그는 스스로 산성 호수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만다.

롤스가 자신을 잊어버릴리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드리즈트는 멘조베란잔도, 블링덴스톤도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제 드리즈트는 지상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이번에는 혼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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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엘프 트릴로지 1 - 고향
R. A. 살바토레 지음, 유지연 옮김 / 서울문화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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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세계(Forgotten Realms)의 지하에 있는 비밀의 땅 언더다크(Underdark), 이 곳에 가장 악명 높은 종족들이 살고 잇으니 바로 듀어가르, 쿠오-토아, 드로우가 그것이다. 멘조베란잔은 드로우, 즉 다크엘프들의 도시이다. 

멘조베란잔에서는 서열이 가장 중요하다. 가문들은 철저히 모계제로 운영되고 힘에 따라 서열을 부여받으며 상위 여덟 개의 가문은 원로원에 들어가 중요한 일들을 결정한다. 드로우들은 오로지 권력만을 추구하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그들이 섬기는 거미신 롤스는 이를 권장한다.

열 번째 가문인 디몬 나셰즈비논의 주인은 멜리스 두어덴이다. 그녀의 둘째 아들 디닌이 마법학교 소서레의 마스터 얼굴 없는 자를 찾아 알톤 데버의 암살을 지시한다. 데버 가문은 네 번째 가문으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으나 롤스의 신임을 잃어 보호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고 멜리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만약 공격이 성공하여 모든 일족을 몰살시킨다면 원로원과 드로우들은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수법과 성공을 경탄한다. 반면 단 한 명이라도 살아남아 자신들을 공격한 가문을 지목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공격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고 멸족을 피할 수가 없다.

디몬 나셰즈비논을 공격하는 와중에 멜리스는 세 번째 아들을 낳게 된다. 드로우들에게 있어 아들은 하찮은 존재이고 세 번째 아들은 반드시 롤스에게 제물로 바쳐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데버 가문과의 전쟁 와중에 두 번째 아들인 디닌이 장자인 넬페인을 살해하자 새로 태어난 아이는 살아남게 된다. 다른 드로우들과 달리 보랏빛 눈을 갖고 태어난 아이는 드리즈트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멜리스에게는 세 명의 딸이 있다. 브리자, 마야, 비에르나가 그들이다. 브리자가 가장 포악했고 비에르나가 게중 나은 편이었다. 멜리스는 드리즈트의 양육을 비에르나에게 맡긴다. 비에르나는 드리즈트의 집념과 재능에 놀라지만 천한 남자라는 신분에 걸맞는 대접을 잊지는 않는다.

10년간의 세월이 지난 후 드리즈트는 무사장 자크페나인의 손에 맡겨진다. 귀족 드로우는 일련의 수업을 거친 후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마법사를 위한 학교인 소서레, 성직자(Cleric)를 위한 학교인 아라크-티닐리스, 그리고 전사를 위한 학교 믈리-매그데어가 그것이다. 드로우 최고 무사인 자크페나인으로부터 검술을 배운 드리즈트는 믈리-매그데어에 입학하게 된다. 자크페나인은 드리즈트가 학교에 입학한 후 드로우의 잔악한 습성에 물들어 본래의 심성을 잃어버릴까봐 걱정한다. 드리즈트는 학교에 입학한 후 동족들의 잔악한 면 때문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지만 휩쓸리지는 않는다. 

졸업 후 정찰대 임무를 수행하던 드리즈트에게 땅 위의 엘프를 습격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엘프들을 드로우들은 무차별적으로 학살한다. 드리즈트는 어머니에게 매달리는 소녀를 죽이지 못하고 피만 묻혀 동료들을 속인다. 놈 종족인 스버프네블리를 잔혹하게 학살하는 과정에서도 드리즈트는 그들 중 한명이라도 살리려고 동료 드로우들을 속인다. 드리즈트는 동료들의 잔혹성과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삶이 그들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해 괴로워한다. 하지만 자크나페인은 드리즈트 역시 다른 드로우들처럼 변해버린 것으로 오해한다.

한편 드리즈트가 태어난 날 죽기로 되어 있던 알톤 데버는 여섯 번째 가문인 후넷 가문의 메이소 덕분에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는 자기 대신 죽은 얼굴 없는 자로 위장 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른 후 후넷 가문의 주인 시나페이가 알톤 데버의 신분을 눈치 챈다. 시나페이는 알톤 데버를 죽이는 대신 후넷 가문으로 받아들여 디몬 나셰즈비논과 전쟁을 일으킬 것을 획책한다.

자신들보다 상위 가문이 디논 나셰즈비돈과 전쟁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멜리스의 귀에도 들어간다. 그녀는 롤스에게 적이 누구인지 묻지만 롤스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는다며 분노한다. 멜리스는 가족 중 누군가가 적이 누구인지 어떤 계기를 통해 알게 되었으면서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드리즈트는 자신이 메이소에게 공격받았던 정황을 이야기한다. 후넷 가문과의 전쟁을 앞둔 멜리스는 다시 한번 롤스에게 기도를 올리다가 가족 중 누군가가 거미신의 분노를 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즈음 상대편에 대한 오해로 결투를 벌이던 드리즈트와 자크나페인은 서로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둘 사이의 대화가 멜리스에게 감지되고 만다. 멜리스는 드리즈트가 소녀를 살려둔 사실을 알게 된다. 자크나페인이 드리즈트를 대신해 자신을 제물로 희생시킨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드리즈트는 메이소와 알톤 데버의 습격을 받는다. 메이소가 소환한 표범 구엔하이버와의 우정 덕분에 드리즈트는 메이소와 알톤 데버 모두를 물리친다. 집으로 돌아온 드리즈트는 자크나페인이 제물로 바쳐진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가족들 앞에서 신성모독적인 저주의 말을 내뱉은 후 드리즈트는 빛을 발하는 구슬을 던지고 저택을 탈출한다. 드리즈트는 구엔하이버와 함께 멘조베란잔을 뒤로 한 채 언더다크의 암흑 속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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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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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노시마에는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건축가가 약 20년 전 청옥부(靑屋敷)라는 건물과 십각관(十角館)이라는 별관을 짓고 세상을 피해 은거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나카무라 세이지와 그의 아내, 그 집에서 일하는 부부가 시체로 발견되는 희대의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특이한 점은 세이지의 아내 카즈에의 손목이 잘린 후 사라진 것이다. 경찰은 사건 전후로 행방이 묘연한 정원사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어떤 확증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이타의 O시에 있는 K대학의 미스터리 연구회 맴버 일곱 명이 그 츠노시마(角島)로 떠난다. 모임 맴버 중 반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회원의 친척이 그 섬을 사들였는데 희대의 살인사건이 일어난 섬이라는 점이 미스터리 연구회 회원들의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일곱 명의 연구회 맴버들은 각각 엘러리, 카, 반, 포, 르루, 아가사, 올치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유명한 추리소설가의 이름을 딴 이 별칭은 미스터리 연구회의 전통으로 그 이름은 후배에게 계속 대물림 되었다. 

 

한편 섬으로 떠나지 않은 또 다른 연구회 회원 가와미나미 다카아키와 모리스 쿄이치에게 편지가 배달된다. 발신자는 얼마 전 죽은 나카무라 세이지, 내용은 '네놈들이 죽인 치오리는 나의 딸이었다' 단 한 줄이었다. 나카무라 치오리 역시 미스터리 연구회의 맴버였다. 그런데 그녀는 작년 신년회 술자리에 참가했다가 회원들이 강권한 술이 원인이 되어 급사했다. 그러니 엄연히 말해 살해당했다는 표현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치오리가 나카무라 세이지의 딸이었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었고, 게다가 이미 사망한 세이지로부터 편지가 왔다는 것은 더욱 놀랄 일이었다. 가와미나미는 편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카무라 세이지의 동생 코지로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시마다라는 흥미로운 사내를 만난다. 가와미나미, 모리스, 시마다는 편지를 분석하며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한다. 그 과정에서 세이지의 시체가 사실은 정원사였을지도 모를 '얼굴 없는 사체' 트릭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 즈음 섬에서도 한 가지 사건이 일어난다. 스프레이로 [제 1피해자][제 2피해자][제 3피해자][제 4피해자][최후의 피해자][탐정][살인범]이라고 적인 플라스틱 명판이 발견된 것이다. 악질적인 장난으로 치부하려던 그들의 바램과는 달리 올치가 교살된다. 동요된 맴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카가 독살된다. 범인은 버젓이 그들의 방에 플라스틱 명판을 부착하기까지 한다. 자신들 중에 범인이 있다는 생각은 서로를 못 믿게 만들었고 급기야 아가사가 히스테리를 일으킨다. 그리고 아가사는 다음 날 립스틱에 범인이 발라 놓은 청산가리로 인해 사망한다. 그리고 르루 역시 청옥부 건물 부근에서 후두부를 돌에 맞아 사망한 채 발견된다. 이제 남은 것은 엘러리, 포, 반이다. 그리고 셋이서 르루의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발자국에 관해 토론하던 중 포가 담배에 주사된 청산가리 때문에 사망한다. 

엘러리와 반은 발자국을 검토한 결과 범인은 외부인이고 '얼굴 없는 사체' 설에 근거해 세이지를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고 생각한 컵이 사실은 십일각형이었다는 데에 착안하여 엘러리가 그것은 십각관의 어딘가로 이어지는 열쇠라는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지하실로 들어간 그들은 부패가 거의 진행된 시체 한 구를 발견한다. 그는 사라진 정원사인 것이 분명해보였다. 

그렇다면 '얼굴 없는 사체' 설은 부정된다. 세이지는 사망한 것이 맞는 것이다. 범인은 반인가, 엘러리인가.

 

십각관에서 희대의 대량 살인이 일어났다는 신문기사가 난다. 신문에서는 여섯 명의 사체가 불에 탄 십각관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한 명은 어디로 갔는가? 

 

1987년에 발표된 <십각관의 살인>은 교토대학교 미스터리 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아야츠지 유키토가 학창 시절 신본격을 표방하며 발표한 수작이다. 일본 미스터리계는 본격물이 점차 사회파 작품들에 점유율을 내어주는 시기를 거친다. 사회파 작품들은 미스터리이면서도 일본 사회의 모순을 지적한다는 점에서는 그 의의가 있었지만 수수께끼 풀이의 이지적이고 명쾌한 미스터리를 지향하는 본격 마니아들에게는 불만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불만을 작가는 소설 속 인물 엘러리를 통해 다음과 같이 토로한다. "나에게 있어 추리소설이란...지적인 놀이의 하나일 뿐이야...독자 대 명탐정, 독자 대 작가의 자극적인 논리 게임...'사회파'식의 리얼리즘은 이제 고리타분해...뇌물과 정계의 내막과 현대사회의 왜곡이 낳은 비극 따위는 이제 보기도 싫어...불가능 범죄의 실현, 깜짝 놀랄 트릭...이런 가공의 이야기가 좋아"

전공투가 패배로 막을 내린 후의 고도성장과 버블을 만끽하던 세대에게 사회파의 이야기는 고리타분한 과거 이야기로 비춰졌을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은 차치하고 어찌되었든 아야츠지 유키토는 신본격을 표방하며 일관된 내용의 작품을 발표해오고 있으며 나름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십각관의 살인>의 범인은 반이다. 독자는 추리소설가의 이름을 딴 등장인물들 때문에 모리스를 곧 모리스 르블랑이라는 별칭을 가진 회원으로 오인하는데, 사실 그런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이 책은 미스터리에 대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추고 읽었을 때 트릭에 걸려들게 된다. 왜냐하면 모리스 르블랑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독자는 그런 착각 역시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죽은 치오리와 사랑을 키우던 반은 회원들이 강권한 술이 원인이 되어 그녀가 사망하자 회원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범행계획을 적은 쪽지를 초록색 병에 넣어 바다에 던진다. 그는 자신의 선악을 바다에 묻고자 한다. 

완전범죄가 실현되고 해변으로 간 반의 눈에 그가 던진 초록색 병이 발견된다. 그는 초록색 병을 아이를 시켜 시마다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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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빛 - 검은 그림자의 전설 안개 3부작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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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은 남편 아르망 소벨이 죽으면서 남긴 엄청난 빚 때문에 두 아이 이레네, 도리안과 함께 절망의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1937년 르콩트씨가 그녀에게 장난감 제작자 라자루스 얀의 저택 관리인으로 추천하여 상황은 호전된다. 라자루스는 그녀에게 살 집과 후한 급료를 제공한다. 그녀는 라자루스가 요구한 몇 가지 금기사항만 지키면 되었다. 라자루스의 저택 크래븐무어에는 온갖 종류의 장난감과 로봇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2층에는 20년 전부터 병석에 누워있는 알렉산드라라는 부인이 있었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고 교사로도 일한 전력이 있는 시몬은 라자루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비서이자 고용인이었다. 라자루스는 차츰 시몬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어느 날 밤에는 시몬의 집을 방문하기까지 한다. 

얼마 후 한나라는 어린 고용인이 한밤중에 크래븐무어 저택의 열린 창문을 닫으러 갔다가 호기심에 향수병을 열게 된다. 향수병에서 나온 검은 물체가 한나를 추격하고 그녀의 시체가 다음 날 숲에서 발견된다. 한나의 사촌 이스마엘은 기필코 자신이 한나의 죽음을 밝히리라 다짐하고 이레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레네와 이스마엘은 라자루스가 밤산책을 나간 것을 틈 타 크래븐무어 저택에 숨어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몬의 얼굴을 본 뜬 기계인형을 발견한다. 2층으로 갔다가 마찬가지의 그림자에게 쫓긴 둘은 가까스로 탈출한다.

한편 시몬은 가면을 쓴 라자루스에게 납치당해 크래븐무어에 갖힌다. 그는 시몬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시절, 라자루스의 어머니는 불치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정신 마저 병이 들게 되었다. 그녀는 라자루스에를 지하실에 가두곤 했다. 어느 날 다니엘 호프만이라는 미스터리에 쌓인 장난감 제작자가 라자루스를 찾아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 외의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다면 모든 불행을 없애주겠다는 것이다. 그러겠노라는 라자루스의 다짐을 받은 다니엘 호프만은 향수병을 열어 라자루스의 그림자를 가두고 자리를 떠난다. 얼마 후 누군가가 경찰서에 연락해 라자루스는 지하실에서 구출된다. 

성년이 된 라자루스는 다니엘 호프만으로부터 크래븐무어를 양도받고 장난감 제작에 힘을 쏟는다. 그리고 알렉산드라에게 반해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혼한다. 알렉산드라가 받은 결혼 선물에는 향수병이 있었다. 결혼 1주년이 되면 사용하라는 메모와 함께였다. 정해진 날 향수병을 열자 그림자가 나타나 라자루스와 알렉산드라의 삶을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라자루스는 그림자가 자신과 가까이 있을 때에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고 등대섬으로 피신한다. 하지만 알렉산드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라자루스를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등대섬으로 향하고 그림자는 그녀를 바다 밑에 수장시킨다.

 

가면을 쓴 라자루스는 그림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라자루스가 시몬에게 친밀감을 느끼자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겼다고 판단한 그림자가 또다시 힘을 얻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한나가 죽은 것이었다. 도망쳤던 이레네와 이스마엘이 크래븐무어 저택으로 돌아오고 그림자에게 공격 받았던 라자루스 역시 정신을 차린다. 라자루스는 인형으로 만든 알렉산드라를 마지막으로 포옹하며 자살한다. 그림자 역시 사라진다.

 

<9월의 빛>은 <안개의 왕자>, <한밤의 궁전>으로 이루어진 3부작 소설의 첫 권에 해당한다. 소설은 이스마엘이 이레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100통째 보내는 편지라는 내용으로 미루어 어떤 계기 때문에 헤어진 상태라는 점만 암시하고 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이레네의 답장이 이어진다. 소설은 다분히 영화적 어법으로 쓰여져 있다. 

<9월의 빛>에서는 다니엘 호프만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라자루스의 마음을 빼앗은 후 알렉산드라에게 마음을 빼앗기기 전까지 다니엘 호프만이 요구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1937년에도 라자루스는 다니엘 호프만의 편지를 주기적으로 받고 있었으므로 그가 마음을 빼앗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나머지 두 개의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어쩐지 모르겠다. 다만 수백만의 마음을 빼앗는다는 이야기와 2차 세계대전의 끔찍함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런 내용이 언급되지 않나 추측할 뿐이다. 시간을 들여 확인하고 싶을 정도의 인상은 받지 못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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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기다리다 - 제134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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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바다에서 기다리다

 

'나'는 고탄다에 갔다가 마키하라 후토시, 통칭 후토(太)짱을 만난다. 

 

후토짱은 입사 동기로 처음엔 조금 통통한 정도의 체격이었으나 이름 값을 하려는 것처럼 뚱뚱해지더니 나중에는 거대해진다. 도쿄 출신의 '나'와 후토짱은 후쿠오카로 발령이 결정되자 발령지에 불만을 품고 우울해 했으나 막상 가보니 도시가 의외로 밝고 깨끗해 머쓱한 기분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한다. 버블 경제의 막바지 무렵이라 둘은 야근을 밥먹듯 하며 일에 매진한다. 

얼마 후 단호한 면이 엿보이는 베테랑 사원 이구치씨와 느슨한 분위기의 후토짱이 결혼을 한다. 이구치씨는 '루카'를 낳고 회사를 그만둔다.

버블 경제는 붕괴 되었지만 여전히 일은 많았다. 예전에는 납기에 맞추느라 바빴다면 이제는 경쟁사와 고객을 놓고 경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와 후토짱도 각기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예전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게 된다. 도쿄에서 후토짱과 만나 술잔을 기울이던 '나'에게 후토짱이 '누가 먼저 죽게 되든 상대편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망가뜨려 주자'고 제안한다. 

어느 날 후토짱이 집에서 나오다가 자살하는 사람과 부딪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나'는 약속대로 후토짱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망가뜨린다. 

후토짱의 장례식에 갔다가 이구치씨가 건내준 대학노트를 보게 된다. 거기에는 조잡하지만 후토짱 다운 시들이 적혀 있었다. 애써 망가뜨려준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는 그 시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노트에 죄다 남겨 놓았으니 쓸데 없는 짓을 한 셈이다.

 

고탄다에서 만난 후토짱은 그러니 유령이다. 후토짱은 예약을 하고 간 치과에서 자기 이름이 불리지 않는 상태 같다고 말한다. '나'는 후토짱에게 후쿠오카에 처음 갔을 때가 기억나는지 묻고, 후토짱은 기억한다고 답한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덧붙일 말은 없다고 생각한다.

 

o 노동감사절

 

나가다니가와씨는 이웃으로 '내'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여러가지로 신경을 써준 분이다. '나'의 엄마와 나가다니가와씨 모두 과부였고 그런 사정으로 둘은 상당히 친했는데, 백수로 시집도 못가는 '나'를 염려해 나가다니가와씨가 맞선을 주선해 준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주선자의 입장을 생각해 나간 맞선 자리에 나온 남자는 '폭탄' 이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그는 '일을 취미로 갖고 있는' 남자였고 지저분한 식사 매너에 더욱 나쁜 것은 백수에 시집을 못간 나를 '마케이누(싸워서 진 개 : 결혼하지 않은 30대 미혼 여성)'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참지 못하고 자리를 뜨는 '나'를 엄마는 차마 말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엄마에게 집적댄 부장을 맥주병으로 내리쳐 회사에서 퇴직하게 된 '나'의 성깔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 때 같은 회사에 다녔으나 이제는 퇴직하여 여행사에 다니는 미즈다니를 시부야로 불러 술을 마신다. '나'는 버블 경제 당시 학력 역차별로 입사해 이렇다할 비전도 없이 여성다운 일을 강요당하다가 퇴직한 자신을 되돌아본다. 이제는 그저 다루기 어려운 아줌마로 애써 배운 영어 따위 써먹지도 못하는 것 등을 떠올린다.

그때 미즈다니가 누에 이야기를 한다. 누에는 어렸을 때 새하얗고 통통한데다가 가느다란 명주를 토해낼 때엔 너무너무 사랑스럽지만 어느 날 나방이 되면 자기가 나온 새하얀 고치에 오줌을 싸고 흉하고 보기싫은 털까지 있어 완전히 엉망이다, 이제 우리들이 그런 누에나방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요지의 말을 한다.

미즈다니와 헤어져 집 앞 술집에 들른다. 술집 주인은 장사가 잘 안되는 것을 걱정하는 나에게 '할 수 있는 데까지 할 뿐, 안되면 그 때 가서' 라고 말한다. 화장실에 들른 나는 생리가 시작된 것을 알게 되고  여자라는 사실이 싫어진다. 집으로 가면서 나는 '안되면 그 때 가서' 라고 생각한다.

 

표제작 <바다에서 기다리다>는 2006년 134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그러나 여러가지로 허술한 작품이다. '나'와 후토짱 사이에 딱히 연대의식이 싹틀 만한 사건도 없이 그저 동기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대학 다닐때에 '동기사랑 나라사랑' 하는 정체 불명의 구호가 있었다. 나는 그 말이 정말 싫었다. 동기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은 둘째 치고 그것이 곧 나라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도 우스웠다. 그런데도 '동기사랑 나라사랑' 운운의 말은 NL 계열의 전략적 지원을 받기라도 한 듯 그 후로도 몇 년간 회자되었다.

<노동감사절>은 131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인데 이쪽이 더 마음에 든다. 백수이자 시집을 못 간, 소설 속에서 '싸워서 진 개' 의 위치에 있는 노처녀의 섬세하고도 유머러스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김애란의 <성탄특선>이 떠올랐다.

 

http://blog.naver.com/rainsky94/80176694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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