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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빛 - 검은 그림자의 전설 ㅣ 안개 3부작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평점 :
시몬은 남편 아르망 소벨이 죽으면서 남긴 엄청난 빚 때문에 두 아이 이레네, 도리안과 함께 절망의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1937년 르콩트씨가 그녀에게 장난감 제작자 라자루스 얀의 저택 관리인으로 추천하여 상황은 호전된다. 라자루스는 그녀에게 살 집과 후한 급료를 제공한다. 그녀는 라자루스가 요구한 몇 가지 금기사항만 지키면 되었다. 라자루스의 저택 크래븐무어에는 온갖 종류의 장난감과 로봇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2층에는 20년 전부터 병석에 누워있는 알렉산드라라는 부인이 있었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고 교사로도 일한 전력이 있는 시몬은 라자루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비서이자 고용인이었다. 라자루스는 차츰 시몬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어느 날 밤에는 시몬의 집을 방문하기까지 한다.
얼마 후 한나라는 어린 고용인이 한밤중에 크래븐무어 저택의 열린 창문을 닫으러 갔다가 호기심에 향수병을 열게 된다. 향수병에서 나온 검은 물체가 한나를 추격하고 그녀의 시체가 다음 날 숲에서 발견된다. 한나의 사촌 이스마엘은 기필코 자신이 한나의 죽음을 밝히리라 다짐하고 이레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레네와 이스마엘은 라자루스가 밤산책을 나간 것을 틈 타 크래븐무어 저택에 숨어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몬의 얼굴을 본 뜬 기계인형을 발견한다. 2층으로 갔다가 마찬가지의 그림자에게 쫓긴 둘은 가까스로 탈출한다.
한편 시몬은 가면을 쓴 라자루스에게 납치당해 크래븐무어에 갖힌다. 그는 시몬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린 시절, 라자루스의 어머니는 불치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정신 마저 병이 들게 되었다. 그녀는 라자루스에를 지하실에 가두곤 했다. 어느 날 다니엘 호프만이라는 미스터리에 쌓인 장난감 제작자가 라자루스를 찾아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 외의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다면 모든 불행을 없애주겠다는 것이다. 그러겠노라는 라자루스의 다짐을 받은 다니엘 호프만은 향수병을 열어 라자루스의 그림자를 가두고 자리를 떠난다. 얼마 후 누군가가 경찰서에 연락해 라자루스는 지하실에서 구출된다.
성년이 된 라자루스는 다니엘 호프만으로부터 크래븐무어를 양도받고 장난감 제작에 힘을 쏟는다. 그리고 알렉산드라에게 반해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혼한다. 알렉산드라가 받은 결혼 선물에는 향수병이 있었다. 결혼 1주년이 되면 사용하라는 메모와 함께였다. 정해진 날 향수병을 열자 그림자가 나타나 라자루스와 알렉산드라의 삶을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라자루스는 그림자가 자신과 가까이 있을 때에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고 등대섬으로 피신한다. 하지만 알렉산드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라자루스를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등대섬으로 향하고 그림자는 그녀를 바다 밑에 수장시킨다.
가면을 쓴 라자루스는 그림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라자루스가 시몬에게 친밀감을 느끼자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겼다고 판단한 그림자가 또다시 힘을 얻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한나가 죽은 것이었다. 도망쳤던 이레네와 이스마엘이 크래븐무어 저택으로 돌아오고 그림자에게 공격 받았던 라자루스 역시 정신을 차린다. 라자루스는 인형으로 만든 알렉산드라를 마지막으로 포옹하며 자살한다. 그림자 역시 사라진다.
<9월의 빛>은 <안개의 왕자>, <한밤의 궁전>으로 이루어진 3부작 소설의 첫 권에 해당한다. 소설은 이스마엘이 이레네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100통째 보내는 편지라는 내용으로 미루어 어떤 계기 때문에 헤어진 상태라는 점만 암시하고 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이레네의 답장이 이어진다. 소설은 다분히 영화적 어법으로 쓰여져 있다.
<9월의 빛>에서는 다니엘 호프만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라자루스의 마음을 빼앗은 후 알렉산드라에게 마음을 빼앗기기 전까지 다니엘 호프만이 요구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1937년에도 라자루스는 다니엘 호프만의 편지를 주기적으로 받고 있었으므로 그가 마음을 빼앗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나머지 두 개의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어쩐지 모르겠다. 다만 수백만의 마음을 빼앗는다는 이야기와 2차 세계대전의 끔찍함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런 내용이 언급되지 않나 추측할 뿐이다. 시간을 들여 확인하고 싶을 정도의 인상은 받지 못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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