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 류 지음, 한성례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2월
구판절판


요시야마의 팔꿈치가 다시 한 번 빡빡머리 남자의 명치에 명중하자, 남자는 노란 것을 토했다. 그것이 일자로 묶인 입 틈새에서 목을 따라 흘러내려 미키마우스가 새겨진 티셔츠를 더럽힌다. [남자는 눈을 꼭 감고 고통을 참고 있다.] 구토물이 계속 쏟아져 나와 굵은 허리 벨트를 적시고 바지 속으로도 흘러 들어간다.
...
[남자는 실신해서 철퍼덕 바닥에 널브러진다.]-139쪽

류, 이렇게 토하고 있으면 말이야, 몸속은 엉망이 되고 휘청거려서 서 있기조차 힘들어. 게다가 눈도 잘 안보여. 그런데도 이럴 때일수록 여자를 안고 싶어진단 말야. 설명 여자가 앞에 있다 해도 페니스가 잘 서지도 않고, 다리 가랑이를 벌리는 것조차 귀찮아서 꼼짝도 하기 싫을텐데, 묘하게도 여자를 안고 싶은 거야. 이럴때는 성기나 머리가 아닌, 몸의 어딘가 깊은 곳에서 근질근질 불쑥거리는 거야. 너는 어때? 내 말 이해하지?-56쪽

류, 당신은 참 이상한 사람이야. 불쌍한 사람이기도 하고,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여러가지 것들을 보고 싶어서 그러는거 아냐? [말로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정말로 마음 속으로 즐기고 있다면, 그러는 동안에는 무엇인가를 찾는다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을텐데. 그렇지 않아?]-100쪽

어릴때는 무엇이든 보려고 하잖아? 어린 애들은 낯선 사람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어른이 되어서 [다른 사람의 눈 같은 걸 계속 보고 있어 봐. 순식간에 미쳐 버릴거야.] 한번 해 보라고.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계속 바라보고 있어봐. 금방 마음이 이상해져서 미쳐버릴테니까. [류, 알았지? 어린애 같은 시각으로 사람과 사물을 보아선 안돼.]-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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