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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의 새
성석제 지음 / 하늘연못 / 1998년 3월
평점 :
절판
예전에 국어 수행평가로 성석제의 소설이 나온적이 있다. 그때는 그냥 휙 읽고 넘겼지만 이번에 궁전의 새를 읽으면서 느꼈는데 성석제는 우리 국어 선생님의 취향이었다. 아주, 국어 선생님과 똑 같다.
그러니까 나는 국어선생님을 떠올리며 이 소설을 읽었다는 이야기다.
국어 선생님은 항상 남는 시간에 자신이 어제 사먹은 음식이 맛있었더라는 이야기와 최근에 읽은 책이 이상했다는 이야기, 모 영화는 어쨌다는 이야기 등을 한다. 그 말투와 이 책의 서술 방식이 너무도 닮아있었다.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장황하고 듣고 있으면 흥미롭고 묘사 독특하고.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것은 주인공은 쫄쫄 굶었는데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있던 감자를 개한테 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별나라에 떨어진것 같았다." 아, 그 아득한 느낌. 아득하고 머리가 빙빙도는 느낌을 그렇게 묘사하다니 코믹한 애니메이션이라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우는 장면 묘사도 굉장했다. 울어보니까 서럽고 서러우니까 울고 우니까 박자 맞추고 그래서 펑펑펑.
성석제씨는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성석제 연표를 읽고는 조금 질려버렸다. 작가라는 종류의 사람은 왠지 다른 인종이나 별세계의 사람인것 같아. 막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