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새가 온 날 - 치히로 아트북 1,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읽는 그림책
이와사키 치히로 글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철들고는 처음본 그림책이었다.(게다가 나는 어린시절도 그림책은 많이 읽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나한테는 구성자체가 충격적이었다. 책을 펼치고 한장인가 두장인가 넘겼을 때, 나타난 초록색의 새 그림은 멋졌다. 그리고 한장 더 넘겼을 때, 나는 처음본다. 라고 말할수 있는 그림책에 깜짝놀랐다. 텅빈 공간에 왼쪽 위도 오른쪽 아래도 아닌 정 가운데에 '엄마는 바쁘고 곰돌이는 말을 안해.' 라고 찍혀있는게 아닌가.
책에 빈공간이 있을수 있다는걸 나는 얼마나 모르고 살았는지. 조금씩 있는 말들도 얼마나 멋졌는지 모른다. 저 위의 말이 얼마나 감각적인가? 나를 소름끼치게 하는 동화책의 '습니다'체도 아니고 보통소설책들의 머리아픈 말투도 아니고 그 다음으로 이어진 말들도 멋졌다.
상투적이지도 않고, 간결하게 적혀있는 말들이 가슴에 박혔다. 그림들은 스케치없이 색의 층이 갈려있지 않고 그려져 있었다. 화자가 우울할때는 우울하게, 즐거울때는 즐겁게. 가장 뛰어난 그림은 작은새를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하는데 신기하게 색들이 원래 한덩어리였던 것처럼 보였다. 정말로 아름다운 수채화들이었다.
책을 보면서 좀 엉뚱한 생각을 한게 있다면 이 책은 그림책이니까 어린이들이 봐야 할텐데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비싼 느낌이다. 홍콩과 일본에서 특수제작했다는 책을 어떻게 어린애들이 낙서를 하고 찢게 놓아둘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