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오늘의 시인 13인 앤솔러지 시집 | 교유서가 (펴냄)
싱싱한 언어, 빛나는 정점!
기억의 적층을 투과한 섬광의 순간들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 표지글에서
작가의 메세지나 생각을 독자에게 전하는데 있어 활자가 되어 나오는 글자의 수가 많다고 고뇌가 긴 것도 아니요, 반대로 글자수가 적다고 해서 창작의 고통이 작은 것은 아닐테다.
시라는 문학이 가지는 힘은 함축되다 못해 압축된 언어의 결정체가 그 진가를 알아주는 이를 만날때 더 찬란한 빛을 발한다. 시의 소재도 개인적인 경험이나 역사적인 사실과 상상력, 일상의 사물이나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른 장르의 문학과 예술처럼 다양하다.
현대시의 형태는 학창시절 배웠던 시의 운율과 구조에서 많이 자유로워진 모습을 가졌다. <몇 세기가 지나도 싱싱했다>의 마지막 수록 시인 조성국 님의 차례에는 유일하게 '시조'로 표기되어 가장 먼저 펼쳐보게 되는 호기심을 이끌었다. 시조하면 정몽주와 이방원이 주고 받았다던 '하여가'와 '단심가'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떠오르는 사람이 나 뿐은 아니겠지? 조성국 님의 시조는 정형화된 형식에서 많이 탈피한 모습이다.
시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사랑을 떠올리던 사춘기 소녀는 이제 한글을 배워 삐뚤빼뚤한 손글씨로 자신의 삶을 꾹꾹 눌러쓴 어느 할머니의 시에 눈물짓는 나이가 되었다.
작가의 독백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읽는 이 모두가 자신의 독백처럼 들리는 것은 단어와 단어 사이, 행과 행 사이에 숨은 인생의 쓴 맛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맛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글자로 표현된 것보다 여백에서 주는 사색의 언어가 더 깊은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