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십분 이해하는 사이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펴냄)
마이너한 존재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지극한 위로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십분 이해하는 사이 표지글 중에서
김은숙 작가님의 드라마 "더 글로리"가 폭발적인 인기다.
주조연 할 것 없는 모든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대본의 힘도 크겠지만 학교폭력이라는 주제가 남다르게 다가1오는 이유도 클 것이다.
'맞은 놈은 발 뻗고 자고 때린 놈은 오그리고 잔다'는 말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는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다르지 않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했던 어느 집 귀한 아이가 옥상에 오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쪼그려앉아 울던 뉴스 속 cctv의 장면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떠나는 마지막 그 길이 얼마나 외롭고 슬펐을까?
자살과 범죄, 선택한 죽음과 피하고 싶은 타의에 의한 죽음. 어찌되었든 제3자의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언제나 타인의 얘기이기만 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십분 이해하는 사이>에서 이름도 모르는 두 아이가 농담섞어 나누는 대화는 시덥잖은 소리처럼 들리지만 벌어진 상황을 안다면 농담으로만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주인을 잃은 신발 구멍과 진실을 알면서도 모른척 되풀이하는 마지막. 열일곱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에서 처럼 비극에 대처하는 방법이 비현실적인 것들의 도움없이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삼촌 세종 씨가 조카 한솔을 위해서 했던 행동들은 영웅에 다름없다.
내가 없는 세상과 나를 모르는 세상.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고 또 다른 수많은 '나'는 세상을 살아간다. 생각지도 못했다가 마주하게 된 반전에 다시 읽은 <십분 이해하는 사이>는 처음은 재미를 두번째는 숙연함을 주었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나에 대한 이해,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