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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 : 관계 편 -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는 감동 부모 수업 ㅣ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
인젠리 지음, 김락준 옮김 / 다산에듀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육아’란 ‘어린아이를 기른다’고 단순하게 정의할 수 있다. 한 정의에 의하면 ‘어린아이의 신체적 발육과 지적 교육, 정서의 건전한 발달을 위하여 노력하는 일을 말한다’고 한다(두산백과). 한자의 풀이도, 영어의 표현(childcare)도 생각해보면 육아란 동서양을 딱히 구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어린아이를 ‘기른다’를 넘어 ‘건전한 발달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니, 출산도, 육아도 쉽게 결심할 수 없는 요즘 세대의 흐름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정보가 우리를 뒤덮는 시대이다 보니 육아에 관한 정보 역시 셀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많은 보호자들은 ‘육아의 혼란’이라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무리 정답이 없다지만, 아이의 신체를 비롯한 정신을 건강하게 ‘보호’하고 싶은 보호자의 욕심을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정답을 찾기 위한 욕심 역시 끝이 없고, 공부와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 욕심은 결코 우리나라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여기 중국의 교육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육아 전문서가 있다. ‘육아 전문서’를 ‘뒤집기, 이유식과 같은 외부적인 행동이나 절대적인 행동을 적어둔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인젤리가 쓴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은 그런 전문서적과는 다르다. 보호자가 반드시 알 필요가 있는 ‘아이에 관한, 아이의 의한, 그리고 아이를 위한’ 관계와 학습에 관한 이야기다. 목차에 적혀 있는 다양한 보호자의 고민은 결코 독특하거나 특별하지 않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보호자라면 겪을 수 있는 사소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은 출산을 고민 중인 내게 더 커다랗게 와닿았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라는 카피라이트가 있다. 육아에 관한 교육이 없다 보니, 모든 보호자가 당황할 수밖에 없고, 그 모든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말이다. 아이를 기른다고 생각할 수 있는 ‘육아’가 알고 보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육아라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가 바르게 자라고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은 모든 이의 바람이다. 이런 당연한 바람이 생긴 것은, 그게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임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유약한 ‘부모’를 위한 사소한 질문을 답해주는 공간,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이 그 공간이 되어 준다.

책에서 엄청난 특별한 노하우를 바라는 독자가 있다면, 그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인젠리 작가가 넌지시 던지는 이야기는 결코 특별한 ‘노하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서술하는 육아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로 책을 쓴단 말이야?’나, ‘나도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말은 ‘육아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지만, 사소한 자신의 행동을 간과하는 것’임을 알려준다고 볼 수 있다. 모두가 ‘이상적인 행동’을 알고 있음에도 아이와의 관계, 그리고 학습에 관해서는 객관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언론 매체에 나오는 ‘과하게’ 감정적인 부모나, 아이를 성인과 동일하게 평가하는 부모... 텍스트로 접해도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내용이지만, 내가 그러지 않는다는 확언을 당신은 할 수 있는가? 성인들의 성격이 모두가 다르듯, 아이들의 성향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보호자는 자신의 성향에 맞춰 육아한다. 아이를 위한 관계를 형성하기 보다, 본인의 삶이 수월한 것을 추구하는 것.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육아’에 관한 정의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인젠리 작가는 결코 그 답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육아에 대한 다양한 보호자의 세세한 고민의 답을 다시금 질문으로 던진다. 더불어 보호자의 성향, 그리고 육아에 관한 신념을 되묻는다. 완벽한 타인의 입장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 질문이지만, ‘나’라고 그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느냐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좋은 엄마가 완벽한 엄마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역으로 내가 은연중 ‘완벽한’ 보호자를 꿈꾸지 않았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완벽한 보호자에 관한 정의는 개개인이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 개개인의 정도를 반영하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그 정도를 맞추는 것. 그것이 육아의 기본이자, 건강한 관계와 학습을 위한 기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