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업 -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이상호 감수 / 프로메테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맨발바닥으로 뛰어다니는 오지의 아이들에게 신발을 선물로 주고, 허허벌판에 아름다운 학교를 지어주고, 약이 없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품에 안고 함께 울어주는 광고를 보며 감격하여 눈물을 지었던 나에게... 이 책은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하였다.

표지 가득한 나쁜기업들의 브랜드 로고 앞에서 나는 더 이상 할말이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미닛메이드 오렌지주스를 마셨는데... 그것이 어린 노예노동자들의 눈물이었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신고 다녔던 나이키 운동화가 생리혈을 감추기 위해 짙은색 바지에 긴 윗도리를 입고 일했던 여성근로자의 피땀이었고, 일년에 한번씩 바꿨던 핸드폰이 콩고의 어린이와 여성들을 성폭력과 전쟁의 구렁텅이로 넣게 만드는 행위였다니...(에니콜 폰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

더욱이 기가 막힌 것은 사촌동생에게 주기 위해 맥도날드에서 굳이 해피밀을 시켜먹으며 받아왔던 장난감이 중국의 어린이가 철창같이 꽉 막힌 공장에서 아세톤 냄새에 중독되어가며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다. 구피 인형이나 미키마우스를 보며 다시금 웃을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병원에 가서 "바이엘 약품은 불매운동 중이니 그 회사 약은 빼주십시오"라고 말해야하나 싶다. 저자는 그것도 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생각할수록 나란 인간은 정말이지 무지하고 부족하기 그지없는 소비자다. 그 말을 제약업계와 손잡고 내게 처방한 의사에게 당당하게 할 수 있을런지... 내 소심한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나는 텔레비전의 기업광고를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거대기업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기업이미지를 위해 돈을 물붓듯이 쏟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 속엔 얼마나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조금은 눈치를 채게 되었다고나 할까..

요즘 기업광고에 적힌 문구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덕성과 최소한의 양심은 다 어디로 가고 오직 성공, 오직 결과 우선, 오직 이윤 추구, 오직 앞만 보고 가겠다는 그들의 목소리가 정말로 잔인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 때문에 뒤켠에서 숨죽이며 죽어갈 약자들을 생각하니 저절로 화가 난다.

왜 우리나라엔 클라우스 베르너나 한스 바이스 같은 르포라이터가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그들의 나쁜기업 명단에 우리나라 삼성이 들어가 있는데도, 정작 우리나라 기자들은 한명도 그들의 비리나 횡포를 한번도 제대로 딱 잡아내지 못하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또한 바라기는, 책 뒤편에 있는 "기업들의 실상"을 눈여겨 보길 권한다. 왜냐하면 그들 기업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겉보기의 사훈일 뿐이다) 것과 실제 그들의 실상이 얼마나 다른지 보기 쉽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소비자운동, 불매운동 등의 액션이 뒤따라야한다.

거대기업들의 권력은 소비자들을 통해서 획득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진정 우리의 힘이 어떤지 보여줘야 한다. 나이키 운동화를 내던지며 외친 소녀의 말대로 "우리가 만든 당신들, 우리가 무너뜨릴 수도 있어!" 라고 본때를 보여줘야한다.

이 책을 읽은 타인과 진정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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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1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w0607 2008-05-0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좀더 정독을 해야겠습니다. 온전한 독자의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우선은 작은 블로그 운동을 해볼까 하는데..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하려는 그 행동이 네 진심인지, 일과 연관된 행동인지 말입니다. 저 자신에게 부끄럽게 살고 싶지는 않기에... 그리고 파란여우님의 글을 읽고 정말 부족한 제 모습을 돌아봤습니다. 이 부족한 머리로 얼마나 기억하고 산다고...자료에 대한 수집 없이 눈으로만 그 많은 자료들을 읽고 넘어갔나 하고 말입니다.
남의 생각이 아닌 나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길 바라며,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되, 많이 듣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많은 가르침 주세요~~ ^^

누에 2008-05-07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작은 블로그 운동이 궁금합니다~

pw0607 2008-05-08 12:14   좋아요 0 | URL
누에님 반갑습니다. ^^ 그러게요... 저도 제가 어떤 일을 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우선, 많이 배워야겠지요~~
 
빈둥대기와 꼼지락거리기 - 인생의 사소한 갈등들을 가볍게 웃어넘기는 방법
가이 브라우닝 지음, 김예리나 옮김 / 부표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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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이 내겐 그랬다.

게으름병이 있는 내게, 그리고 무료한 일상에 지쳐 있는 내게 큰 웃음을 줄 것이라고 믿었는데...

정말이지 좀 실망스러웠다.

제목도 우리 나라 실정에 맞도록  바꾸고 나름대로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편집한 부분은 높이 살 만하지만...

내용 자체로 보자면 우리 나라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좀 있었다.

그래서 영국의 독자들은 배를 잡고 웃었을 내용이 나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또한 소제목이 좀 자극적이었다.

막상 본문 내용은 자극적이지 않았지만 소제목이 너무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지하철에서 앉아서 읽기가 민망했다.

하여간, 참 아쉬운 책이다.

남들은 다 웃긴 데, 나만 읽기가 즐겁지 않았으면 어쩌나 걱정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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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0607 2008-04-2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알겠습니다. 팔 아프신 것 같은데....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

2008-04-24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5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크리스천 유머
박영만 지음 / 프리윌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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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책을 읽은 것 같다.

이야기 속 인물들의 모습이나 상황이 내가 한번쯤은 겪어봤을 내용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 속 인물들을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만나다니 새롭다.

이 책은 성경 내용을 아는 사람은 아는 만큼, 그리고 성경 지식이 없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 이야기 상황을 즐기면서 읽으면 참 즐거울 것 같다.

그런데 웃으면서 한편으론 너무 마음이 찔렸다.

하나님 보시기에 정말 이렇게 우스운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편의 말씀이나 주기도문을 우리나라 각 사투리로 옮겨 놓은 것도 나름대로 기발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괜시리 이런 생각을 해봤다.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씌어진 것이니 저자는 하나님이시지만, 필자는 여러 사람이니...

그들이 성경을 쓰는 데 있어서도 약간의 사투리가 가미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

또한 이 책은 각 유머마다 아랫부분에 관련 성경말씀이 적혀 있어서 더 좋았다.

그 말씀으로 인하여 더욱 빛을 발하는 유머가 몇몇 있었는데, 작가의 의도가 정말 딱 맞아떨어진 것 같다.

웃을 일 없는 요즘 같은 때에 다른 사람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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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100마디 말!
천후이신 지음, 이효자 감수 / 꾸벅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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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말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면서도 내 뜻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게 세치 혀이다.

자녀에게 좋은 말만 하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불끈 솟아오르는 화에 못이겨서, 혹은 아이의 잘못된 버릇을 고쳐주고 싶은 마음에서 내뱉은 말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나는 아직 미혼이기 때문에 물론 자녀가 없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하지 말아야 할 말" 중에서 몇 가지는 어릴적 나도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필자의 말처럼, 과거에 그 말에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싶다.

먼저 목차를 보고, 내가 100가지 중에서 몇 가지의 말을 들었었는지, 혹은 내 자녀에게 몇 가지의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하고 있는지 체크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 점수를 매긴 다음,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꼭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목차 체크만 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대체 아이에게 이런 말도 못하면 어떻게 교육시키라는 거야? 이런 책이 나오니까 요즘 아이들이 버릇이 없는 거라니까, 부모도 못 알아보고..." 이런 말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읽다 보면, 아이에게 상처를 주어 반감을 일으킬 만한 좋지 않은 말 대신에,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은지 전문가의 조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부모다운 부모가 된다는 게 얼마나 만만치 않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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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시에서 길을 만나다
로저 하우스덴 지음, 정경옥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얼리 리뷰어로 선정되어 미리 원고를 읽고 글을 올립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삼십이립(三十而立), 즉 서른에 그 기초가 이루어진다고 하셨건만...

내 나이 서른을 바라보는 지금의 모습을 돌아볼 때, 과연 내년엔 기초를 이룰 수 있을까 돌아보게 된다.

이 즈음에 <서른, 시에서 길을 만나다>를 읽게 되다니, 참으로 재미있는 상황이다.

 

시와 자기 계발서의 독특한 형식이 먼저 새롭다.

심미적인 면에 치중하여 시를 읽던 나에게 실용적인 면을 내보이며 다가오는 열 편의 시를 접하려니,

한편으론 불편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떤 따끔한 충고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 준 것 같다.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는 길이던 모르는 길이던 간에 그 길을 걷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당장 내가 어떻게 내 삶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하여 도움을 받았으니, 이젠 내가 그 길을 걸어보는 일만 남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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